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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 힘의 오늘과 내일 (1)

◆자연운명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2. 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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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 힘의 오늘과 내일 (1)   

2011.2.25   호호당의 김태규님

 

 

 

미국을 한자로는 美國(미국)이라 한다. 아메리칸을 ‘메리칸’으로 인식한 중국인들이 ‘메이리지앤’, 즉 美利堅(미리견)이라 했고 나중에 줄여서 美國(미국)이라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과거 쌀밥에 걸신 들렸던 일본사람들은 亞米利加(아미리가)라 해서 쌀 米(미)를 넣었다가 지금은 米國(미국)이라 하고 있다.

 

아름다운 나라, 식량(쌀)이 가득한 나라, 모두 좋은 뜻이다. 미국의 정식 명칭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줄여서 U.S., 우리말로는 合衆國(합중국)이다.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150 년 전만 해도 사실 땅만 넓었지 그저 그런 나라였다.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온갖 사기꾼들과 도둑놈들이 득실거리던 나라였다. 주 정부들은 저마다 유럽 은행들로부터 차관을 받아서는 툭 하면 나 갚을 돈이 없는데 하며 뻔뻔하게 디폴트나 선언하던 아주 믿지 못할 나라였다.

 

유럽의 제 나라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실패한 사람들, 농사지을 땅을 찾는 사람들, 정치범과 이상하고 수상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아들던 일종의 도피처였다.

 

그런 까닭으로 유럽 사람들은 미국으로 이주해 간 사람들을 대단히 賤視(천시)했고 상종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여겼다.

 

‘비밀의 화원’이란 재미난 소설이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중학교 시절에 아주 인상깊게 읽었다.) 영국 출신의 프랜시스 버넷이란 작가가 쓴 이 소설을 보면 미국에 대한 당시 영국인들의 평판이 잘 나타나 있다.

 

꼬마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인도에서 살았지만 부모가 전염병으로 모두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이는 영국 요크셔 지방의 귀족인 고모부 집에서 자라게 된다. 고모부 부처는 조카가 미국 여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꼬마 여자아이마저 태생이 천하다는 생각이이서 처음에는 그냥 일정한 나이까지 부양할 생각이지 아무 관심도 없었다.

 

몸도 허약한 꼬마 아이가 그곳에서 우울하게 지내던 중 우연히 가려진 채 누구도 돌보지 않는 폐허의 정원을 발견하게 되고 나중에는 그 정원을 아주 멋진 정원으로 살려 놓는다.

 

영국인들에게 정원은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니 황폐해졌던 정원을 되살린다는 것은 삶을 복원한다는 의미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미국 여자의 핏줄을 받았다는 이유로 천시하던 고모부도 아이를 사랑하게 되니 아이는 드디어 귀엽고 건강한 그리고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줄거리이다.

 

중학교 1학년 시절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참 의아해했다.아니 미국인라고 멸시하다니 이게 무슨 말이지? 1960 년대 시절 미국은 모든 한국인들에게 있어 ‘드림 랜드’였기에 그랬다. 그 의문은 참 지금 생각해도 똘똘했던(?) 나에게 오랫동안 화두가 되었다.

 

훗날 나이가 들고 미국의 역사를 두루 알고 나서야 왜 영국의 고모부 부처가 미국 출신이라면 천대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비밀의 화원은 영어로 ‘The Secret Garden’이다. 즉 ‘시크릿 가든’이다.

 

이것이 일본의 어느 얍삽한 작가가 제목으로 붙여서 드라마를 만들더니, 이왕 해먹은 거 한 번 더 우려먹자고 급기야 超(초) 얍삽하게 우리도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만드니 역쉬- 대박이 났다. 현빈과 하지원의 시크릿 가든 말이다. (언젠가 중국에서도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장사는 역시 흥행은 역시 조금 민망해도 알려진 이름, 이미 ‘먹힌’ 이름을 붙여야만 된다는 시장의 진실을 확인해준다. ‘네이밍’의 진부하고도 역겹지만 불변의 진리이다. (이거 싫으면 대중을 상대로 돈 벌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말기를. 난 물론 싫어서 안 한다.)

 

오리지널 ‘시크릿 가든’은 1909 년에 출판되었으니, 당시만 해도 유럽인들의 미국에 대한 통념이 어떠했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미국은 이처럼 ‘찌질’이였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치는 오묘한 것이 ‘찌질’한 사람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모여드는 곳에는 뭔가 발전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여들고 거기에 더하여 돈마저 흘러들면 거기엔 반드시 뭐가 되는 법이다.

 

미합중국으로 그렇게 부도가 빈번했어도 부단히 돈이 흘러들었다는 것, 사람들이 흘러들었다는 것은 결국 커다란 興昌(흥창)과 번영의 서막이었던 것이다.

 

돈을 움직이게 하는 動因(동인)은 두 가지, 기대수익이 크면 그리고 떼먹힐 것 같지 않으면 움직인다. 미국은 위험한 투자처였지만 역동적인 곳이었다. 유럽 특히 영국 금융시장에 고여 있던 묵은 돈들이 처음에는 조금 나중에는 갈수록 대거 미국으로 흘러들었다. 오늘날 중국으로 돈이 흘러들 듯이 그때에는 미국으로 흘러갔다.

 

유럽으로부터 흘러드는 돈을 중계해서 致富(치부)를 한 사람이 저 유명한 금융가 모건(Morgan)이었다. 모건은 나중에 유럽이 제1차 대전으로 돈이 궁하게 되자 이번에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돈을 중계하면서 또 다시 떼돈을 벌었다.

 

모건이란 사람과 그 집안이 뭐 특별히 천재여서가 아니라, 그냥 대서양을 오가는 돈의 흐름에서 그냥 길목을 지켰던 것이고 그것으로 미국 최고의 재벌이 되었던 것이다. 왕복 중계 수수료를 챙긴 것이다.

 

미국이 가장 놀라운 번영을 보여준 시기는 1900 년대 초반에서 50 년 정도의 세월이었다. 엄밀하게 본다면 음양오행의 기법을 써야 한다. 이에 입각한 미국의 국운 상으로 보면 1903 년에서 시작해서 45 년간, 1948 년까지였다.

 

1929 년에 생긴 미국의 경제 대공황은 긴 흐름에서 보면 약동하는 미국의 힘이 순간 지나치게 뻗어가다가 생긴 일종의 몸살이었다. 가끔 다른 글에서 내가 잘 들먹이는 비유법, 즉 한여름 大暑(대서)에 더위를 먹은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 2008 년에 발생한 금융 패닉은 대서에 더위를 먹은 것이 아니라, 초겨울에 들어서면서 걸린 심한 감기몸살이라 하겠다. 체력이 많이 허해진 것이다.

 

미국은 1920 년대 중반부터 자동차와 전화, 그리고 비행기라는 인류 사상 전례 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유럽 열강들을 능가하는 강국으로 부상해갔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유럽이 모조리 엎어지자 소련과 함께 양극체제를 형성했고 그로서 냉전체제에 들어갔다.

 

미국은 소련과의 30 여년에 걸친 ‘차가운 전쟁’에서 마침내 승리했다. 경쟁자 소련을 무너뜨린 미국은 오늘날 전 세계를 다스리고 있다. 동시에 이번 금융패닉으로 미국은 결국 체력을 크게 손실하고 말았다.

 

미국의 장래를 현 시점에서 좋게 본다면 그것으로도 책을 쓸 수 있을 것이고, 어둡게 본다면 그 또한 한 권의 책을 쓸 수도 있다. 오늘의 시점이 바로 그러하다.

 

이번 글은 몇 번에 걸쳐 쓰게 된다. 미국의 힘이 어떠한 지 그 힘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자 한다.

 

여전히 미국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나라, 우리를 포함한 모든 지구인들에 있어 일종의 주어진 환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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