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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水(우수)를 맞이하여★★★ 국가재정상태가 날로 악화

◆자연운명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2. 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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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水(우수)를 맞이하여   

2011.2.14  호호당의 김태규님

 

 

 

비 雨(우)에 물 水(수)라, 적잖이 情感(정감)이 가는 낱말이다. 立春(입춘)부터 봄이라 말들 하지만 그것은 봄의 기운이 저 멀리서 미미하게 서리기 시작한다는 뜻이고, 정작 봄의 기운이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雨水(우수)부터이니 더욱 반가운 낱말이다.

 

그러니 雨水(우수)는 憂愁(우수)와 아무 관련이 없다.  오늘은 雨水(우수)에 관한 얘기를 좀 하고자 한다.

 

節氣(절기)에 관한 얘기는 天地(천지)와 自然(자연)의 理致(이치)를 담았으니, 실로 호호당의 ‘뼛골’ 즉 精髓(정수)이자 上乘(상승)의 內功心法(내공심법)이라 하겠다. 가져갈 자는 기량껏 가져가시길.

 

이번 2011 년의 우수가 드는 때는 오는 19일 토요일 아침 9 시 18 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공전궤도를 한해에 한 번씩 돌아온다. 작년 12 월 冬至點(동지점)에서 또 다시 새로운 旅程(여정)을 시작한 우리의 지구는 雨水(우수)로서 그 길의 6 分(분)의 1을 가고 있는 것이다.

 

우수로부터 봄이 시작된다. 여태껏 추위가 제법이지만,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동지에 비해 70 분 정도 길어졌고 해의 高度(고도)도 높아져서 한결 밝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번 겨울은 참 추웠다는 인상만 남는다. (기상대 말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글쎄 그건 자네들 생각이고 나는 추웠다니까.)

한해를 통틀어 대기가 가장 건조한 때가 바로 우수 무렵이다.

 

따라서 우수에 비 내리면 그야말로 황금의 단비가 된다.  건조한 대기를 적시니 공기가 濕潤(습윤)해지고 그러면 마른 공기로 인해 기관지병, 다시 말해 감기가 삽시에 사라져버려서 무슨 인플루엔자니 뭐니 하는 것들이 맥을 추질 못한다.

 

그러면 감기환자 사라져서 동네 내과의 대목 철은 마무리가 된다. ‘콜록이’들이 사라진다는 얘기이고 나아가서 그 지긋지긋한 구제역 역시 한 방에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 山野(산야)의 나무들 역시 가장 메말라있으니, 그런 나무들도 우수로부터 드디어 물올림을 시작한다. 뿌리 부분에서 잔뿌리가 나와서 땅속의 수분을 빨아들이고 그를 땅위의 줄기 쪽으로 물을 올리기 시작한다. 그러니 우수에 비가 내리면 이제 조금씩 해동이 되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마른 나무를 적시게 되는 것이니 서서히  산불도 줄어들게 된다.

 

(이 무렵 나무가 물을 올리는 것 중에서 가장 맛이 있는 물이 바로 고로쇠 물이다.) 나무들은 우수로서 한해의 새 삶을 힘차게 시작하는 것이니, 우수에 비가 내리면 그보다 더한 황금의 비가 어디 있으랴!

 

이 무렵에 비가 자주 와서가 아니라 제발 좀 비가 와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말이 바로 雨水(우수)인 것이다. 물을 올리는 것은 비단 초목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역시 우수로서 몸속 각종 장부의 津液(진액)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도 서서히 어떤 생각들이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한다. 겨우내 건조해진 우리 마음속에도 물이 오르는 것이고 情感(정감)이 서리는 것이다.

 

우리 인간 역시 천지와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 속의 사물을 보면 우리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알면 되는 것이다. 자연 속의 사물을 客體(객체)로 보는 생각과 정신, 그것이 서구 근대의 進步(진보)적 역사관이 가져온 최대의 폐해인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고전강독의 近思錄(근사록)을 통해 배워야 할 것 역시 한문공부가 아니다. 근사록 공부를 통해 겨우 한문읽기나 배워간다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의 지엽이고 말단인 것이고, 자연 속에서 主客(주객)이 따로 없으며 本然(본연)한 일체임을 아는 것이야말로 仁(인)이라 했던 程顥(정호) 선생의 가르침를 일부라도 얻는다면 그것은 실로 근사록의 뼈를 얻어가는 것이다.

 

정호 선생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仁(인)이란 천지만물을 한몸으로 여기는 것이니 나 아닌 것이 없다, 만물이 바로 자기임을 체득한다면 도달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仁者以天地萬物爲一體(인자이천지만물위일체) 莫非己也(막비기야) 認得爲己 何所不至(하소부지)?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먼저 仁(인)을 체득해야 한다. 인이란 혼연히 만물과 한몸이 되는 것이다.’

 

學者須先識仁(학자수선식인) 仁者渾然與物同體(인자혼연여물동체).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면, 자연속의 만물과 내가 하나임을 아는 것이 仁(인)이라 할진대, 그 인을 얻는 첩경은 자연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는 일이 될 것이다.

 

자연을 본다는 것은 자연의 순환하는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節氣(절기)마다 자연의 모습이 어떠한지 유심히 관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자연을 유심한 마음으로 바라보다 보면 그것이 자연 속의 객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실은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날이 온다. 그러면 비로소 仁(인)을 알기 시작하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자연에 24 절기가 있으니 우리 역시 한해의 순환을 통해 24 개의 표정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냥 고정불변의 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관념에서 비롯된 고착증세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났으니 각자가 본연의 고유한 性(성)을 지닌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모습이 고정불변의 변치 않는 모습이라 여기면 아니 되는 것이다.

 

서구의 근대 진보사조가 神(신)의 손길로부터 떨어져 나오면서 무언가 잃어버린 것이 있으니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바로 이것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말을 하지만 근대 진보사관에 바탕을 둔 생각으로서는 그 무엇도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이미 우리는 알아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어쩌다가 현대문명을 비판하게 되었다. 다시 돌아와서 雨水(우수)에 대해 얘기하기로 한다. 우수는 나무는 물론 모든 만물이 힘차게 물을 위로 올리기 시작하는 때이니 만물 驅動(구동)의 때라 하겠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메마른 산의 나무가 속으로 물을 올려도 우리가 보기에는 여전히 마른 가지이고 줄기이듯이 그렇다. 하지만 실은 가장 맹렬하게 위를 향해 물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대가 겉만 보고 속을 보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뭘 보지 못하는 盲目(맹목)의 所見(소견)이 되는 셈이다. 모든 사물은 먼저 속에서부터 움직인 연후에야 겉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 생각이 움직인 연후에 몸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인 연후에야 결과가 따르는 법임은 좀 살아봤으면 당연한 알게 되는 이치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이치를 알 것 같지만 정작 현실에선 그렇지도 않다. 이제 돈을 벌고자 나선 자가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실망을 하고 주변 탓을 하면 그건 이치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니, 그런 사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지 않는가 말이다.

 

雨水(우수)는 그런 면에서 모든 사물이 가장 맹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이고, 우리 눈에는 그 움직임이 너무 미미해서 미처 보이지도 않는 때라 하겠다. 우수는 태백산 분수령 어딘 가에서 샘솟기 시작한 물이 이제 막 내를 이루기 시작하는 것과 같으니 그 물이 모이고 합치면 마침내 漢江(한강)의 물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道程(도정)에도 우수의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나라의 흐름에도 우수가 있다. 우리 국운의 60 년 흐름으로 보면 1964 년에 입춘을 맞이한 우리는 1966 년으로서 國運(국운)의 우수를 맞이했었다.

 

빈한했던 우리가 1966 년에 무엇을 움직이고 시동을 걸었던가?  대표적인 사례는 지금 서울 영등포 구로구 일대를 수출자유공단으로 마련하고 수출을 통해 나라를 세워보자고 했던 일이 그것이다. 이른바 ‘구로공단’이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지금 구로 디지털 단지로 변해있는 그곳이다.)

 

구로공단에서 우리가 만들어 해외로 내다판 물건이라는 것이 고작 ‘가발’이었다. 우리는 전 국민의 머리털로 만든 가발로서 ‘수출입국’의 길에 들어섰던 것이다. 그로부터 45 년이 지난 작년 2010 년으로서 우리는 수출이 무려 4,674 억 달러나 되는 세계 제 7 위의 수출 강국으로 올라섰다.

 

가장 맹렬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수출을 통해 살 길을 열어보고자 했던 사람들은 1966 년 무렵의 사람들이었고 지금은 그럭저럭 그냥 열심히만 하면 4,674 억 달러씩이나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금년은 2011 년이다. 2066 년 국운의 우수로부터 45 년이 지난 때, 60 년이 하나의 순환이니 그 3/4을 지나고 있다. 이게 또 무슨 말인가? 우리가 가장 맹렬했던 驅動(구동)에너지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 1966 년이었다면 살짝 밟기만 해도 차가 앞으로 나가는 때는 1996 년 무렵이었다. (1997 년 외환위기는 ‘과속 스캔들’이었다 보면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15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또 다른 변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말해주기 위함이다. 이제는 엑셀을 세차게 밟아도 차의 운동 에너지가 떨어져가기 시작하는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는 가속장치의 결함이 문제가 아님을 말해주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의 연료가 서서히 바닥나기 시작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 국운에 있어 자동차의 연료에 해당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가재정상태가 날로 악화되어 가는 것 역시 그 一端(일단)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無償(무상) 시리즈’ 역시 그 일단이라 하겠으며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福祉(복지)를 외쳐대니 그 또한 그렇다.

 

그런가 하면 중산층은 거액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마련하는 바람에 이자 내느라 더 이상의 소비여력이 없으니 그 또한 연료의 고갈 현상이라 하겠다. 모든 것에서 척척 박자가 들어맞아가고 있지 않은가.

 

또 아울러 젊은이들은 그 비싼 등록금 내고 졸업을 했어도 채용이 적어져서 白首(백수)로 지내기 시작했으니 그 또한 연료 고갈 현상이다. (젊은이들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고 갈 연료라는 사실.)

 

또 한편으로 젊은 부부들은 부양비로 인해 더 이상 출산을 기피하니 이 또한 미래의 연료 고갈현상이 아니겠는가!

 

최근 기부가 화두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의 인심이 메말랐다는 얘기를 반증하고 있다. 일견 화려한 대한민국이지만 그것은 겉이고 속은 이미 메마르기 시작한 것이 우리의 모습인 것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리.

 

습윤해지는 때인 雨水(우수) 얘기를 하다가 또 이렇게 말라가는 얘기를 들먹이게 되니 참 그렇긴 하다.

아무튼 2011 년 한해로만 보면 이제 우수, 겨울의 끝이고 봄의 시작이다.

한해의 일과 사업, 그리고 사랑을 열심히 시작하는 때인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마음이라도 좀 더 정감을 가지고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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