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배력과 중국의 부상
가디안 (zz7***) 2011.01.28 00:24
역사적인 중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과거 천여년간 중국의 제후국으로 조선시대에는 小中華로 불리기도 했던 사대주의국가는 조만간 역사가 반복되는 조공을 유라시아대륙의 중화제국에게 바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최대무역거래국이며 북한의 동맹국 주석이 미국으로부터 전례없는 성대한 환영과 최고급 만찬의 귀빈으로 대접받았다. 미국의 경제, 정치, 군대를 대표하는 최고실력자들이 모두 참석한 만찬에서 후진타오는 돈보따리를 풀어 자본가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인정하는 위안화의 국제화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이끌어냈다.
한편으로는 같은 아시아인으로 칭송해주고 싶기도 하지만, 항상 아는 사람들이 더 괴롭히는 상례가 떠올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든다. 후진타오가 위안화의 국제기축통화를 언급한 내용이 구체화되었다. 중국이 미국에 중국상업은행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위안화투자를 용이하게 하고, 터널공사 등의 인프라건설에 중국기업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토목건설비용은 국제평균의 세배에 달한다고 한다. 어차피 "Low Cost Solution"으로 망가진 경제, 싸게 지으면 해될것 없다. 그런데 왜 국민들에게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환율조작으로 미국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선전했을까?
미국은 지속적인 국채발행에 대한 중국의 불만을 달래서 중국이 보유한 금과 은을 계속해서 스왑할수 있게 되었다. 조만간 The Most Favored Nation으로 격상되고, 환율조작국(Currency Manipulator) 선전은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중국의 환율절상은 천천히 진행될 것이고, 세계 곳곳의 부채위기는 달러스왑라인의 다목적활용을 가능하게 해줄것이다.
중국이 PIGS 등과 달러스왑라인을 개설하면서 유로가 급격히 안정을 되찾고 금과 은가격이 하락했다. 중국이 그리스의 부채를 미국채와 스왑하면서 유로가 보유한 금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유로화는 발행시부터 유로화의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일정비율의 금을 reserve로 비축하고 있다. 중국이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부채를 사주는 조건으로 백업된 금의 매도를 요구하였다. 중국정부로서는 LBME나 COMEX 등에서 대리인들을 통해 조금씩 매입하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10~2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낮아지게 된다.
중국이 금매입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이유는 위안화의 국제기축통화를 인정받고 싶어서이다. 달러는 순수한 Fiat Money에 속하는지라 발행량의 제한이 없어 인플레이션의 속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달러가치가 내리는 중에는 금가격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연말 이후 금값이 내리는 현상은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Fed는 달러를 지키기 위해 금가격을 억제하고 있다. 중국은 싸게 많이 금현물을 매입하여 위안화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다. 서로 상반된 국제결제통화가 일반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시장의 선호도가 어떻게 될것인가? 금의 백업이 이긴다면 미국은 정말 난감한 상황에 처해지게 될것이다. 미국의 경제력에 걸맞지 않는 막대한 군사력이 목소리를 크게 낼것이다.
클린턴정부에서 Fed의 의장으로 선임된 그린스팬은 "Cheap Money", 조달비용이 낮은 저금리의 돈이 미국사회를 풍요롭고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선전으로 로버트 루빈과 합작으로 금리를 대폭 낮추어 엄청난 유동성이 만들어낸 기술주버블을 일으킨 주역이고, 낮은 금리로 발행된 국채에 대해 금리안정을 조절하는 IRSwaps(금리스왑) 시장을 괴물적인 규모로 키웠다. 금리가 낮으면 물가상승으로 인해 채권보유시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로 금, 은을 구입하게 되면 달러는 지위를 의심받게 된다. 당연히 금과 은가격을 고의적으로 조작하여야 한다.
루빈은 미국의 재산인 Fort Knox의 금을 리스형태로 빌려서 매도하는 실무를 담당했다고 의심된다. 재무부나 연준 모두 Fort Knox의 공개와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 금들은 유럽과 중국으로 주로 매도되었으며 월가의 자본가들도 막대한 양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월가의 자본가들은 그들의 은행이 매도하는 저렴한 가격의 금을 매입해놓고 있다. 2008년 CFR(Council of Foreign Relation)의 저명인이 통화시스템의 구성에서 금의 백업이 필요하다는 글이 실려서 러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들이 금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CFR은 미국의 대표적인 씽크탱크들이 모인 권력자들의 집단이다. 실린 글들이 모두 정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CFR을 주도하는 록펠러재단의 금보유량이 상당하다는 의미는 아닐까?
연초에 기술주버블, 하우징버블, 미국채버블의 주역인 그린스팬이 통화시스템에서 금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설명하는 발언을 했다. "Cheap Money"의 신봉자가 Fiat Money의 속성인 인플레이션의 불가피성을 말하다니...그런데 금가격이 내리는 상황에서 그의 말이 전혀 약발이 듣지 않는걸 보면 개인적인 소견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Anti-버냉키가 되셨네.
중국은 남유럽의 부채국가의 채권을 인수하면서 독일로부터 상당한 기술이전을 약속받았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매년 3천억달러를 못 사는 남부유럽국가들의 복지에 제공하는 불이익에 시달려왔던 독일로서는 중국의 제안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달러와 위안화를 모두 사용할 길을 열어놓았다. 그리고 실명제가 정착되지 않아서 지하경제의 규모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여러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도 갖추고 있다. 이래서 제국이 만들어지나 보다. 제국과 강대국은 독재적인 기질이 있어야 만들어지는 걸꺼다. 인본적인 사회구조에서 폭력이 정당화되는 강대국이 형성되기 힘들 것이다.
현재는 중국이 금시장에서 발을 빼는 바람에 Paper Gold시장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다. 그러나 금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로 움직이는 자산이다. 시장금리가 물가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면 금가격이 오르게 된다. 미국채금리는 IRSwaps로 조절된다. 또 IRSwaps를 많이 거래하기 위해서는 미국채의 발행이 늘어야 한다. 미정부의 부채가 많을수록 은행은 수익을 많이 낼수 있다. 정부조직은 적자재정을 꾸릴수록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고, 정부소비에 매달리는 민간인들이 늘어 권력의 힘은 커지게 되는 법이다. 그것이 인플레이션상황에서도 지속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몰리게 되고, 권력자들은 그전에 전쟁이라는 경제정책을 사용하는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면, 즉 고용없는 성장의 수치만 보인다면 중국의 접근법은 설득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년에 $1.4조의 정부부채 증가, Fed의 통화자산이 그이상으로 늘었는데, 경제성장은 고작 3%, 몇천억불의 증가만 보였다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올해도 1조달러를 초과하는 적자재정과 Fed의 통화자산 증가가 예정되어 있다. Fed는 올해 회계법을 조작해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더라도 자본금의 잠식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Fed의 부채는 미재무부의 부채로 떠넘겨졌다. 민간기업의 부채를 재무부에서 책임지고, 국회법으로 제한된 정부보증 MBS의 한도 3천억달러를 초과하는 1.3조달러의 MBS매입으로 인해 이미 순손실이 1조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회계법에서 자본잠식을 초과하는 손실이 일어나면 퇴출이 원칙이다. 그런데 Fed는 회계조작이라는 간단명료한 속임수로 세상을 조롱한다.
은행은 묻지마식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대출금회수가 힘들어져 잔뜩 부풀려진 MBS, CDO, CDS 등에서 손해를 입게 되자, 납세자의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받아 이익을 내고 막대한 보너스를 수령했다. 국민이 손해를 부담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소유자는 은행으로부터 주택을 압류당하고, 국민은 미래에 세금으로 이를 갚아야 한다. 이정도면 막가는 나라 아닌가? 생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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