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긴축
중국이 3번째 금리인상을 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또 한번 흔들렸다.
그 중에서도 한국시장이 유독 많이 흔들린다.
외풍이 심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정도가 심하다.
왜 그럴까.
골치 아파하는 중국 물가와 한국 물가와의 연동성도 한번 보자.
물가 움직임만을 보아도 중국은 우리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중국에 대한 한국기업의 수출 의존도까지 찾아볼 필요 없는, 대외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구조의 한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문제없다(?)
중국 긴축을 누구나 다 인식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지금 시장 참여자 다들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을 넘기면 또 좋은 세상이 온다는 기대감일 것이다.
그러한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펀드멘털이나 기업의 실적이 훌륭했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근거가 대부분이라고 보아도 틀리지 않다.
문제는 그게 과거라는 점이다
과거 중국이 공장 만들고 고속도로 만들고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던 시대에는
중국이 과열된 경기를 우려하여 긴축을 하여도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때만해도 중국은 개발 초기 단계였기 때문도 있지만
금리 올린다고 공장을 안짓거나 도로를 깔다가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가.
G2라고 불리는 국가가 되어버린 것은 둘째치고,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소비주체로 떠오른 것이 중국이고, BRICs 국가들이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의 경기 동향을 살펴보면, 경기선행지수도 그렇고 물가동향도
그렇고, 주식시장 역시 아주 독보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가장 수치 비교하기 쉽기에 그것을 따져본다면
인도의 경우, 작년 11월 고점 형성이후 지속하락하여 고점대비 17% 하락하였고
브라질이 11%, 중국이 12% 정도 하락하였다.
최근 중국의 경기동향을 보아도 PMI지수나 경기선행지수가 반전을 하여도
그 탄력은 예만 못하다.
한마디로 이들 국가의 경기 상황이 먼저 고꾸라지고 있는 것이다.
BRICs, 물로 보면 안된다
금융위기 이후 위기 극복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이들 BRICs국가들의 소비이다.
굳이 자동차 판매량을 국가별로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제는 누구나 인식하는
어쩔수 없는 현실이니까.
그러한 위기 극복의 동력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기 때문에 모두 다 괜찮다고 보아야만 할까.
미국의 경제가 진짜 회복되고 있는지도 불확실할 뿐더러 이제는 미국 경제 역시
이들 BRICs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예전보다 상당히 커졌고, 이들 국가의 소비 둔화는
결국 글로벌 전체적인 악재로 등장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은 경제가 디커플링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얼마나 가겠는가.
디커플링이 가능하다면 위안화 환율 가지고 미국과 중국이 다툴 이유도 없다.
인플레이션, 쉬운 문제가 아니다
상품 가격을 보면서 몇번을 얘기한 문제이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몇 나라의
긴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유동성의 근원인 미국이 유동성 흡수 국면으로
들어서지 않으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지난 두차례 금리인상과 6번의 지준율 인상을 했어도 물가는 커녕 자국내 유동성
흡수조차 제대로 조절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은 결국 위안화 절상이 또 떠오를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절상등의 카드를 모두 빼앗기 이전에 흡수할 이유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무엇을 뜻하는가.
지난 2007년 중국 경제 흐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결국 유동성 흡수 이전에 중국 시장이
긴축과 위안화 절상과 주식시장의 급락을 경험해야만 금번 금융위기 이후 풀린 유동성이
흡수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다. 주식시장과 글로벌 상품시장의 흐름에서 이미 거론한
바 있다.
결코, 금융위기의 최종 수혜자가 BRICs국가를 비롯하여 이머징 국가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이고, 한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중국의 소비가 둔화된다면 가장 먼저 피해볼 국가를
따지면, 선두를 다툴 나라가 한국이다. 베이징시 자동차 등록을 규제한다고 하였을 때,
한국 자동차 업체 주가가 어떤 반응을 보였었는지를 기억하라.
유동성 파티장에 끝까지 남으면
한참 전에 쓴 글 중에 유동성 파티장에 늦게 들어 갈수록 일찍 나올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이번 역시 지나간 파티장에서의 희희낙낙하는 모습에 취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현실의 술자리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취해서 멍 때리거나 뒷처리 청소하고 싶지 않다면 더 조심할 때이다.
국가적으로도 긴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긴축이라고 함은 단순히 금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재정면에서도 국민가계 부채 모두 다 포함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의 한국 경제의 정책을 보면, 없으면 만들어서 쓰면 된다라는 식의 논리가 팽배해 있고
주택, 부동산 시장이나 여타 소비부문의 동향을 볼 때, 글로벌 경제 흐름과는 완전이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상이 망할 것 같다라는 주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을 보였다고 주장하고 또 여러가지 장미빛 경제전망을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고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위기는 예고하고 오는 것도 아니고, 또 글로벌 경제 위기는 우리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