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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최고의 엔터테이너

◆자연운명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12. 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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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최고의 엔터테이너

2010.12.22 호호당의 김태규님

 

 

 

 

내가 좋아하는 가수 겸 음반제작자인 박진영 씨가 빚이 58 억 원, 재산은 미국의 30 년 만기 모기지 아파트와 국내 5 층 건물이라고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혔다고 한다.

 

평소 나는 할 일 없을 때면 이 친구의 홈페이지에 들어간다. 들어가 보면 퇴폐적인 영상과 함께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그냥 두면 한 없이 반복된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고 계속 춤을 추게 하는 저 음악, 과연 댄스 음악이다.

 

염세적이고 퇴폐적인 영상도 무척이나 즐겁다.

 

‘클림트’의 선정적인 그림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환타지 영화, 그러니까 악마나 괴물 보스, 두목 뱀파이어가 자신의 첩들에 둘러싸여 향락하는 장면 같기도 한 저 영상, 수컷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었을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권력 그리고 엔조이란 바로 이거야, 사실 이거 밖에 더 있니? 하고 도발해오고 있다.

 

물론 나이가 있는 나 호호당은 이미 그런 권력에 대한 열기도 없고 그것이 엔조이의 전부라고 보지도 않지만, 나 역시 젊은 시절 혈기 왕성하던 시절에는 분명 동의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러 여성을 대상으로 섹스를 즐기고자 하는 욕망은 수컷의 본능이고 문화와 사회 제도는 그를 억압하여 그 힘을 생산적인 방면으로 돌리게 한다고 프로이드는 ‘문화 속의 불안’이란 책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러니 저 퇴폐 음란한 박진영의 동영상은 억압받는 수컷들에게 잠시나마 ‘해방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내 안에 뱀파이어 있다’고 나로 하여금 한 마디 토하게 하는 박진영은 따라서 진정한 ‘엔터테이너’인 것이다.

 

사실 나는 아침에 작업실에 나와서 박진영의 홈피에 들어와서는 줄곧 댄스 음악에 맞추어 모니터 앞에 앉은 상태로 몸을 흔들고 때로는 리듬에 따라 박수도 세게 짝 하고 치며 놀다가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박진영은 1972 년 1 월 13 일생이다. 辛亥(신해)년 辛丑(신축)월 癸卯(계묘)일이다.

 

철저하게 차갑고 濕(습)한 운명을 타고 났으니 ‘뜨겁고 열정적인 무엇’을 절망적, 영어로 desperately 라고 해도 좋을 만큼 추구하는 성격이다.

 

그러니 박진영의 홈피에 뜨는 영상과 음악은 박진영이 갈구하는 모든 이상이고, 동시에 그가 현실에서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저편의 憧憬(동경)일 것이다.

 

연예인 중에 이런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은 돈이나 명예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무대에 올라 열렬히 노래하고 춤을 춤으로써 관객들과 하나가 되는 열렬한 상태 그 자체를 좋아하기에 그 길을 간다.

 

환각제 엑스터시를 복용하면 세상 모든 것과 하나가 되고 통하는 느낌을 받는다는데 연예인들 그리고 박진영 역시 춤과 노래를 통해 그 상태, 사실상 接神(접신)의 怳惚境(황홀경)을 잠시나마 만들어내고 느껴보기 위해 대중음악을 하는 것이다.

 

음악에 맞추어 춤추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우리가 되고 너도 우리가 되고 이윽고 모두가 하나가 되고 세계 자체가 되는’, 즉 ‘We are the world’가 되니 그 맛에 취해 음악을 하는 연예인들이고 또 박진영이다.

 

그러니 박진영은 제 흥에 취해 춤추고 노래하면서 接神(접신)의 황홀한 경지를 넘나드는 샤먼(shaman)이다.

 

그런 그에게 재산이 얼마냐 빚이 얼마냐 하는 것은 도무지 閒心(한심)한 얘기일 것이다. 超越(초월)이 테마인 사람에게 俗世(속세)의 계산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박진영 씨가 마약 같은 문제가 전혀 없다는 사실, 오로지 음악을 통해 마약의 경지를 추구해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참 대견하게 여긴다. 마약 없이도 마약의 경지에 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超越(초월)이 아니겠는가.

 

박진영의 인생 四季(사계)를 보기로 하자.

 

1973 년 계축년이 立春(입춘)이었고 2003 癸未(계미)년이 立秋(입추)였다. 그러니 2010 년 말인 지금 박진영은 한가을 그러니까 양력 9월 20 일경인 秋分(추분)을 맞이하고 있다.

 

추분부터는 수확기라 할 수 있으니 박진영은 이제 자신의 음악이 추구해온 것, 자신의 인생 경영에서 서서히 秋收(추수)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 추수는 2015 년경에 마무리될 것이니, 지금 빚이 제법 된다 해도 별 문제는 아니라 하겠다. 금전적으로 큰 성취를 보겠지만 진짜 문제는 박진영이 추구하는 것이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금전적 성공은 그에게 있어 인생의 막간에 있는 막간극 또는 작은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아마도 다시 결혼하게 될 것이며, 그 시기는 2015 년에서 2016 년 사이가 될 것으로 본다.

 

대충 글을 쓰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여전히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그가 먼 훗날 10 년도 더 지난 뒤에 열정이 빠져나가고 삶의 동력이 무뎌지면 나 호호당을 한 번 찾아오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호호당이 그에게 큰 위안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오늘은 간략히 줄이겠다. 오늘 冬至(동지)의 저무는 해와 함께 나는 동해안 낙산사의 홍련암으로 간다. 그곳에 가서 헌 삶을 기꺼이 버릴 것이고 내일 아침 밝아올 새해의 빛을 받아 새 생명을 얻어 돌아올 것이다. 오늘이 진정한 세밑이고, 그 세밑을 나는 박진영의 음악과 함께 했으니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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