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 후에는 어떻게 될까?
(서프라이즈 / 랄프386 / 2010-09-13)
1. 적절한 부동산의 가격은?
적절한 월세금액을 연 예금금리수익의 두 배쯤으로 본 수준.
예를 들어 강남의 입주 15년 차 30평대 월세가 150만 원이라면 150만 원*12 = 1,800만 원 => 연리 6% 수익으로 환산 시 3억, 현재 시가 8 ~ 10억 => 3억이 적당.
다른 기타 지역은 현재 월세 시세로 알아서 계산해보시기 바람. 그리고 월세 150만 원 견딜 수 있는 가구가 과연 얼마나 될지도 생각해보시고.
다만 금리가 올라갈 경우 자동으로 위 집값도 올라갈 수 있다. 이자 오른다고 집 가진 사람들 너무 괴로워하지 마라. 당신 집값의 바닥을 올려주는 것은 금리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현실상 금리가 지금보다 대폭 오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고금리 꿈도 꾸지 마라.
2. 전세제도의 존망
전세제도는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전제로 만들어진 기형적인 제도로서 한국만의 아주 독특한 제도. 앞으로 점차 소멸되어 가는 것이 정상적.
왜냐하면 부동산가격 하락추세 시 전세는 일종의 레버리지 투자이므로 원금손실비율을 증가시킴.
예) 자기 자본 100%로 30% 하락 시 30% 손실
전세 40% 안고 투자했을 때 30% 하락 시 원금의 50% 손실
상승장에서는 이익극대화 하락장에서는 손실극대화, 저금리 상황에서는 전세의 매력 사라짐. 결국 부채가 없는 소유주는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이익.
부채가 많은 소유주는 전세금이 오를수록 전세입자를 못 구하는 딜레마 발생. 하락장에서는 결국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오히려 전세금을 마련해줘야 하는 지경에 빠질 수 있음.
전세 안고 집사는 일은 아련한 20세기 추억으로 사라질 것.
3. 하우스푸어의 채무 불이행 시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 채무 불이행 시 은행 경매 처분 => 집을 잃고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됨.
전세나 월세로 가되 본인 명의가 아닌 처나 친인척 명의로 진행하는 게 안전.
연체 후 연이자는 25%대이기 때문에(원금 전체에 대한) 통상 1년 정도 경매절차 진행 중에 채무액의 130% 이상을 변제하게 됨. 그이후 잔액을 배당받게 됨.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안고 있을 경우 잔존 부채가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함. 만약 일본처럼 십수 년의 장기 하락이라면 빨리 만세 부르는 게 장땡.
명심할 것. 포커판에서 제일 많이 잃는 사람은 두 번째로 좋은 패를 들고 있는 사람. 좋은 조건일수록 나중에 파산.
- 집 경매 후 잔존 부채가 있을 경우
직장인은 파산 안 됨. 개인 회생 혹은 개인 워크아웃 해야 함. 회생은 5년간 워크아웃은 원금 다 갚을 때까지 빚 갚아야 함.
파산은 본인 및 배우자의 부동산 보유, 파산전 거래내역까지 모두 소명해야 함. 진짜 알거지가 아닌 다음에는 돈 빼돌리고 파산은 절대 안 됨.
4. 버블 붕괴 후 빈집이나 슬럼은 발생하는가?
당분간 임대료의 상승과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세입자의 이동이 늘어날 것임. 즉 강남의 전세가 오르면 이들이 인근 지역으로 하향이동 할 것이고 다시 강남주변은 서울 변두리로 다시 수도권으로 종국에는 동탄, 파주, 양주 같은 위성도시권으로 순환할 것임. 이런 흐름 속에 아주 비싼 곳과 아주 싼 곳부터 빈자리가 생기게 됨.
▲ 재건축 허가가 났지만 사업성이 없어 애물단지가 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
현재 서울시내에서도 수많은 재개발 입주가 목전에 다달아 있음. 예를 들어 반포에 1,500가구가 들어온다는 것은 어디선가 10-20억 대 집에 거주할 능력이 있는 1,500가구가 비게 된다는 것임. 특히 고소득층에서 전락하는 (현재 주상복합 거주자들) 사람들의 이동이 가속화되어 주상복합의 월세는 기존 주택에 비해 더 급속히 추락할 수 있음.
가든파이브나 청계천 롯데캐슬베네치아 상가를 보듯이 비어 있다고 임대료를 0으로 만들어 모객할 수는 없음. 결국 적절한 임대자를 못 구해 비어 있게 되는 곳이 점점 발생하고 일단 빈집이 발생하면 그것은 암세포와도 같이 인근 지역으로 전염될 것임.
당신이라도 빈집이 늘어나는 슬럼가를 가겠는가? 더욱이 임대료의 하락은 생활수준 및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서 소득 계층 간 주거지역 이동은 더욱더 극단적이 될 것임.
당신 같으면 같은 임대료 내고 낡은 아파트에 신용불량자들이 사는 곳에 살겠는가? 더구나 전세가 아닌 월세로 변하게 되면 거주지역 이동에 대한 비용장벽이 낮아져서 이동은 더 활발해짐. 즉 전세금 5천만 원을 올려주기는 어려우나 월세 20만 원 올려주는 것은 견딜만함. 월세 20만 원 차이면 구를 바꿔 이사할 수 있음.
극단적인 슬럼화가 되면 해당 아파트의 가격은 거래가 되지 않는 0원이 될 수도 있음. 불과 20년 전 시골 고향집 팔아보신 분은 이해가 갈 것임. 지금이야 귀농이다 전원주택이다 해서 값이 많이 올랐지만 8-90년대 농촌 가옥들은 구매자가 없어 가격이 성립되지도 거래가 되지도 않아서 상속인들이 그냥 떠안고 있는 경우가 많았음. 폐가 흉가 참 많았음.
5. 부동산 버블 붕괴 시 과연 나라가 아니 은행이 망하는가?
은행은 안 망함. 물론 대출금을 일부 회수 못 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미국처럼 거덜나는 수준은 아님. 다만 사업자 대출이나 제2금융권들은 거덜날 가능성 많음. 하지만 저축은행들이야 저금하는 사람도 5천만 원 넘어가는 돈은 그만큼 각오하고 넣는 것이니 하루아침에 날아가더라도 나라 망하지 않음.
문제는 은행의 채산성 악화인데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임. 솔직히 우리나라 은행 지점 너무 많고 직원들 너무 많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 쾌적해서 좋지만 앞으로는 은행원 얼굴 보기 힘들 것임.
6. 부동산 버블 붕괴 시 서민이 고통스럽나, 부자가 고통스럽나?
버블 붕괴 시 서민이 고통스럽다는 건 부자들의 설레발 궤변임. 서민은 어차피 서민이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임.
솔직히 누구나 욕망은 있음. 널찍한 새 아파트. 방마다 화장실에 손대면 따뜻한 물 콸콸 나오는 그런 집. 딱 30년 전만 해도 꿈이었음. 누구나 그랜저를 탈 수 없듯이 누구나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없음. 서민은 그냥 다시 서민 하면 됨.
그러나 부자들은 다름. 대부분의 부자들이 부동산 버블을 통해 쌓은 재산이며 임대소득, 자산소득 등임. 이들은 원래 있던 자리가 없음.
그 고통은 수십 배 더 고통스러울 것임. 하지만 그렇게 불로소득자들이 붕괴되고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진짜 돈으로 바뀌는 세상이 되어야 그게 사람 사는 세상임. 즉 땅이나 건물값은 낮추고 사람값은 높여야 함.
김용민의 그림마당 |
북유럽 물가 비싸다고 욕하지만 그게 다 사람값이 비싸기 때문임. 사회의 부. 물론 이 과정에 일부 부의 독점이 심화될 수 있지만. 그것은 공정한 조세를 통해서 바로 잡아야 함. 즉 버블 붕괴 시 부자들 중의 부자들 극소수가 부를 집중시킬 수 없도록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정부가 있어야 함.
만약 현 집권층이 2012년 이후에도 집권을 한다면 우리는 바로 3류 국가로 추락할 것임. 그것도 다 국민들 수준에 맞춰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니 할 말 없음.
제발 자기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길.
8. 대한민국은 망할 것인가?
단언하건대 지금 부자들이 망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망함. 지금 망해야 대한민국은 다시 흥할 수 있음. 만약 망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 살아생전에 지옥을 보게 될 것임.
그것은 전 국민의 절반이 넘는 극빈층이며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지독히 현세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성격상 극단의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되던가 아니면 극악의 파시스트정권이 출현하여 국민들을 히틀러시대의 독일 국민처럼 만들게 될 것이니까.
9. 그럼 내가 할 일은?
욕심을 버려라. 혼란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일이 닥쳐도 내 새끼 내 마누라는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힘이다. 그 힘을 은행에 저당잡혀 있고 주인의 자비를 바란다면 그는 이미 노예다.
어차피 누군가는 피를 흘리고 죽어야 한다. 조금 더 현명하고 지금 바로 행동에 옮기는 현명한 사람만이 그나마 남은 재산을 지키고 혼란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투표하라. 자신의 계급과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
속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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