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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눈 아프면, 책임지실 겁니까?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0. 5. 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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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눈 아프면, 책임지실 겁니까?
노무현 전시회, 당장 멈추라!

(서프라이즈 / 봉하사랑 / 2010-05-11)

 


 

며칠 전에 서초동 오픈 옥션 ‘루미나리에’에서 개관되고 있는 노무현 1주년 추모 전시회에 가족들과 함께 갔다 왔다.

 

교대역 1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도로 한 중앙에 노란색의 안내 세로형 플래카드가 쭉 붙어 있었으나 루미나리에까지 가는 안내문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약 5분 정도 걸으니 허름한 블록 담벼락에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의 노무현 1주년 추모 전시회라는 비교적 큰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지만, 철조망과 허름한 블록에 붙은 플래카드는 노무현님을 죽인 저들의 님에 대한 인식인양 참으로 가슴 아프게 걸려 있었다.

 

그 플래카드를 끼고 들어가니 바로 오른쪽에 루미나리에가 보였다. 들어가니 토요일 오후인데도 사람이 북적거리지는 않았다. 너무도 초라한, 무너져가는 옛 공장 터 같은 곳에 숨어서 전시회를 하듯 하니 찾아오는 사람도 찾기 어렵고, 무료라지만 내용을 제외하고는 입구부터 사람을 끌지 못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이나 여러 수많은 전시관을 빼고 왜 하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런 데서 초라하게 할까 생각하니 왜인지는 바로 알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들어가서 쭉 보는데 약 1시간 정도는 걸린 듯 싶었다.

 

들어가자마자 희한한 현상을 목격했다. 여기저기서 콧물을 훌쩍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특히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내 앞뒤로 감상하고 있었는데, 그 아가씨들 모두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떤 아가씨는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콧물 삼기는 소리를 내는데, 정말 나도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지만 참느라 혼이 났다. 나올 때까지 콧물 훌쩍거리는 합창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꼼꼼히 글을 읽고 가슴을 뜯어가며 찬찬히 본다면 아마 2시간은 족히 걸릴 듯 싶다.

 

 

다 보고 나서 포스트잇으로 마지막 소감을 적어서 벽에 붙이는 코너가 있었는데, 쭉 읽어보자니 시간이 금세 30분은 넘어갔다.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슬픈고 가슴 아픈 절규가 벽에 빼곡히 가득했다.

 

포스트잇 코너 바로 오른쪽 휴게실에서도 희한한 광경이 목격됐다. 몇 남성이 뒤에 앉아서 있는데 엉엉 우는 것이었다. 아는 사람들끼리 와서(노사모) 우나 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노사모는 아니었고 서로 모르는 남성들이었다. 엉엉 울고 있었다.

 

얼떨결에 같이 갔던 우리 식구들도 울고 말았다.

 

앞쪽의 여성들은 노무현 대통령 생전 동영상이나 네티즌이 만든 동영상들, 그리고 유시민이나 여러 지인의 인터뷰를 보고 있었는데, 그렇게 집중적으로 심각하게 보는 광경은 처음이다.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그리고 나오면서 ‘운명이다’라는 책을 샀다. 집에 와서, 좀 읽다가 자야지 하고 펼쳤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근 몇 년 동안 실용서 외에 거의 책을 읽을 겨를이 없었던 내가 식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밥숟가락을 입에 넣으면서 왼손으론 책을 펼쳐들고 읽고 있었다.

 

TV를 끄고 식구들이 잘 때,
나는 옆으로 누워 스탠드를 켜놓은 채 ‘운명이다.’ 160 페이지 가량을 읽고 있었다.

 

새벽 2:30경…
나는 책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집중적으로 몰입해서 책을 읽다니…
과연 나 맞나?

 

그런데 희한한 현상은…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아파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눈물은 이미 베개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그동안 노무현에 대한 책은 여럿 읽었지만 이렇게 사람을 빨아들이는 책은 처음이다.

 

“운명이다!”

 

나는 이 말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마지막 운명하시던 그 순간 전후 관련 페이지를 읽었다. 그리고 나는 불을 끄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나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있었다.

 

그분은 산봉우리에 모자를 쓰고 계셨다.

나에게 물으셨다.

 

“담배 있소 친구?”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호주머니를 뒤지니 담배가 한 대도 없었다.

 

나는 그분의 눈동자를 보지 못하고

 

“아차! 담배가 없습니다.”

 

그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이승을 떠나면 나라 걱정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 거라 믿었는데,

 

여기서 땅 아래를 보니,
나라가 땅 밑으로 꺼져갑니다.

 

내가 그 틈에 내 발등을 끼워 놓고,
비명을 지르며,
김대중 대통령에게 도와달라 외치니,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아직도 국립현충원에서
올라오시지도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고 물었답니다.
대답하시기를…

 

아직도 나라가 걱정되어
몸이 이승에서 끝나버린 지도 모르고
현충원 무덤 위에서 지팡이로 땅을 치며
나라를 걱정하며 울고 계시다고 했습니다.

 

담배를 구해 오겠다고 하고…
산을 뛰어 내려가는데,
땅이 꺼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나는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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