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시작된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수익을 바라보고 투자했던 사람들에게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고, 풀뿌리 외환보유의 취지에 맞게 보유한 분들에게도 굉장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권유에 따라 풀뿌리 외환보유에 나선 분들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판단을 바꿀 어떤 이유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관련된 글들을 아래와 같이 써나가려고 합니다.
ㅇ 원달러 환율 차트 분석
ㅇ 우리나라의 09년 국제수지 동향 바로보기(수출기업들의 선물환 매도 동향 분
석 포함)
ㅇ FRB의 출구전략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ㅇ 두바이, 잔물결 효과와 송도신도시의 몰락
ㅇ 우리나라 경제연구소들의 환율 전망과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볼 것인가
ㅇ ‘시간 문제’에 대한 글 완결짓기
ㅇ 미국 전체 신용시장 분석(통화시스템 논쟁에서 중단되었던 연속글 마무리짓기)
이 글들을 모두 쓰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빨리 빨리 쓰기 위해서 스스로 약속을 설정하려고 합니다. 당분간 짤막한 글일지라도 최소한 이틀에 한 번씩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의 판단과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는 원달러 환율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쓴 저의 글이 틀리게 될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부분은 ‘예측’이 아니라 ‘예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시기가 언제인지를 짚는 것이 예측의 구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글이 틀리게 될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니 매우 건방져 보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사태를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객관성과 겸손함이 부족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살 수 있음을 알면서도 제가 굳이 이렇게 까지 말씀드리는 이유는 풀뿌리 외환보유로 걱정할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께 최대한 저의 판단과 생각과 느낌을 전달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구체적인 판단근거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써온 제 글에서 많이 제시되었지만, 앞에서 밝힌 글 목록을 통해서 좀 더 보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세 번의 글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할 때
말을 믿을 것인가, 행동을 믿을 것인가...
역사는 말한다
을 통해 우선 큰 틀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제시했습니다.
풀뿌리 외환보유에 대해 걱정되실 때는 위 세 편의 글을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와 원리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와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원래 이렇게 굴러가게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이 글들을 다시 읽어보시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에서는 먼저 다시 한번 보험의 원리를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결국 보험의 원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처럼 급락을 할 땐 어떤 논리로도 위안(?)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의 국면은 환율을 둘러싼 국제 환투기 세력과 국내의 단기적인 의도가 부합하면서 달러인덱스의 조정시기를 노려 원달러 환율을 과도하게 끌어내림으로써 과매도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까지 과매도 상태를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환율이 급등을 시작했을 때 어디까지, 언제까지 계속 올라갈까를 생각하면 걱정될 따름입니다. 용수철을 극도로 억누름으로써 되튀어오르는 힘이 과도하게 쌓이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외의 의도가 부합하면서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전저점 1117.50원을 깨고 큰 숫자인 1100원 마저 깰지도 모릅니다.(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신의 영역인 예측 구간일 것입니다)
이렇게 잔인한 의도를 가진 시장(혹은 세력들)이 흔들어댈 때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낼 수 있는 논리와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내 가족의 생존을 지켜낼 보험의 원리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보험의 원리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차례 글을 써왔습니다. 아래에 링크를 모아보았습니다. 제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아직 아래의 글들을 안 보신 분이 계시면 꼭 읽어봐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기억이 잘 안나시는 분들도 다시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환율 문제에 대한 조언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읍시다!
환율 관련 경제 지표 (경제 지표 보는 법 4)
이치로 따져보는 환율
이치로 따져보는 환율 2
맞보기, 보험, 헷지
부동산 투자의 좋은 점과 풀뿌리 외환보유고
아래의 글들은 전에 썼던 글 들 중에서 몇 구절 뽑아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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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어쩌면 이 곳 아고라의 심리상태마저 바꿔놓을 지 모릅니다. 괜히 쓸데없는 비관론에 젖어 있었다며 아고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이어져온 (에코버블은) 은연 중에 사람을 매우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10월 위기설, 3월 위기설 등 각종 위기설을 둘러싼 논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시기와 상관없이 위기는 점점 심화되고 있을 뿐인데…
피로함으로 인해, 경계하느라 부릅떴던 눈에 졸음이 밀려들고, 마지막까지 깨어있던 사람조차 눈꺼풀이 가물가물해질 때, 그때가 정말 위험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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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들과의 저녁 술자리에서 비관론(?)을 얘기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정신 나간 소리 하지도 마라, 라고 반발을 사는 정도라면 아직 덜 진행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비관론을 얘기하면 상대방이 대꾸도 안하고 그냥 입을 다물어 버릴 때, 구석에 앉은 동료가 안 보는 줄 알고 끌끌 혀를 차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때, 그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비관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그 정도로 외면당할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시장은, 이제 됐다며 만족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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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신론자지만, 성서에는 참 좋은 말씀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함과 술 취함과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둔하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 날은 너희에게 덫과 같이 갑작스레 덮쳐 올 것이다.
그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갑작스레 들이닥칠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할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어라.
(누가복음 22장 34절 ~ 3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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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 그 상황이 찾아온 듯 합니다.
이런 상황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애초부터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왜 예측이 아니고 예견이었나 하면, 시장의 원리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농락치 않고서는 대공황과 같은 일대 폭락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 마지막 남은 사람들까지 농락하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가 어떻게 될 지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예측의 구간인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가 찾아왔을 때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을 설득하고 흔들리지 않게 만들어줄 수 있는 논리는 무엇일까? 제가 초기에 보험의 원리를 말씀드렸던 것은, 나름대로 상당한 고심을 한 결과였던 것입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설득력을 보일 수 있는 논리는 이것 하나 밖에는 남지 않은 듯 합니다.
결국 시장이 허용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꺼이 죽고자 하는 자만 살릴 것(남겨둘 것)입니다. 살고자 하는 자들은 결국 죽게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글,
맞보기, 보험, 헷지
에서 ‘맞보기’식 접근법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맞보기식으로 접근하는 자를 시장은 어쩌지 못할 것입니다. 가장 소중한 한 가지(내 가족의 생존)를 확실히 차지하기 위해 ‘수익’을 기꺼이 버리려는 자에게만 가족의 생존을 허용할 것입니다.
이런 사람을 시장이 휘두르고 농락할 방법은 없습니다. 시장의 무지막지한 힘은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
부동산 투자의 좋은 점과 풀뿌리 외환보유고
에서 제시했던 한국자산의 가치 차트는 현재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연봉 4천만원을 버는 가장 A씨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A씨는 지난 수년간의 아파트 가격 폭등기에 이러다가는 평생 내집마련을 못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좀 무리를 했습니다. 3억원의 담보대출(며칠 전 PD수첩에서 평균금액이 3억이라고 하더군요)을 받아 5억 5천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것입니다. 현재는 그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A씨의 연봉은 09년 3월초나 10년 1월 중순이나 한국 돈으로는 똑같이 4천만원입니다. 하지만 연봉의 가치가 똑같다,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속는 것입니다.
A씨의 연봉은 09년 3월초 25,047달러(1달러=1597.00원)에서 10년 1월중순 35,660달러(1달러=1121.70원)로 올라갔습니다.
이게 맞는 사고방식입니다. 엊그제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들었다는 뉴스가 보이더군요. 2007년 21,695달러에 이르렀던 국민소득이 2009년말 17,000달러선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국민소득은 한국돈이 아니라 달러로 집계합니다. 이게 정답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돈은 구매력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A씨의 경우 연봉이 25,047달러에서 35,660달러로 10,613달러, 42.4%나 크게 올랐습니다. 정말 기쁜 일일 것입니다.
또 하나 이렇게 한국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경제가 튼튼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앞으로도 한국 돈의 가치가 폭락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A씨로서는 정말 기쁜 일이 아닐까요?
A씨가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았다면 이 기간 동안 외환보유고에서는 손실을 입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외환보유고가 입은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살아났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앞으로 닥쳐올 위기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얘기가 전혀 아닙니다. 거꾸로 지난 10개월간 같은 비율인 42.4% 만큼 환율이 추가로 폭등(=한국 돈의 가치 하락)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풀뿌리외환보유고에서는 한 줌의 환차익이 생길 것입니다.
이 경우 A씨는 외환’투기’에 성공했다고 뛸 듯이 기뻐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바보겠지요.연봉에서도 큰 손실을 입었고 아파트 가격은 붕괴했을 것입니다.
저는 현재 과매도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비례해서 앞으로 환율이 더욱 크게, 더욱 긴 시간을 두고 폭등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환율이 폭등하면 수출대기업들은 좋습니다. 지난 환율폭등기에 충분히 지켜보았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될 계층은 평균 3억원의 담보대출을 끌어안고 아파트를 매입한 직장인 가계와 달러로 수입해서 원화로 대기업에 납품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이 될 것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다면 원화로 똑같은 연봉을 받아도 물가가 상승하여 실질소득은 줄어들고,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자산 가격은 폭락하게 될 것입니다. 가계의 생존 기반이 되는 소득과 자산 가치가 모두 폭락하는 것입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라는 것은, 이와 같은 쓰나미가 내 가정을 덮쳤을 때 거센 물결에 휩쓸려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밧줄 하나를 준비해두자는 것입니다.
쓰나미가 덮쳐와서 모든 자산(예를 들어 아파트)을 다 휩쓸어가버리고 길거리에 나앉았는데, 한줌의 환차익이 발생했다고 기뻐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을까요?
이때 풀뿌리 외환보유고에서 생긴 환차익은 당장의 마실 물과 먹을 식량을 살 수 있는 비상금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와 내 가족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는 생존보험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풀뿌리 외환보유고가 가계에 해줄수 있는 보험의 역할입니다. 국민경제로 보면 풀뿌리 외환보유고가 극단적인 환율의 폭등을 진정시킴으로써 외환위기로 나라 경제가 결딴나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풀뿌리 외환보유고는 여유돈으로 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여유있는 분들은, 여유가 허용하는 한 가급적 많이 보유해주신다면 나라 경제를 환란으로부터 구하는데에 큰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를 위한 보험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풀뿌리 외환보유는 오히려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 더욱 절박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아파트 가격의 붕괴가 닥쳐왔을 때 아무리 계산해보아도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을 지켜낼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는 직장인 가장이라면, 풀뿌리 외환보유가 내 가족의 생존을 지켜주는 보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이대로 폭등하지 않고 안정된다면, 또는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아파트가 폭락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연봉이 삭감되거나 일자리를 잃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내 가족의 생존을 위협받는 일도 생기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 경우 혹시 환차손이 생긴다면 자동차 보험료 지불하듯이 기꺼이 보험료 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아파트 가격이 붕괴한다면, 환율이 폭등하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한국경제가 흔들리면서 연봉이 삭감되거나 일자리를 잃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풀뿌리 외환보유가 요긴한 보험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이에 의지하여 최소한의 생존은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돌아보면 어려운 얘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어려울 뿐입니다.
욕심을 내려놓는 자, 내 가족의 확실한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수익’을 포기하는 자들이 살아남는 것, 이 정도만을 시장이 허용할 것입니다.
가장 소중한 한 가지를 100% 확실하게 지켜내는 법,
그것은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가끔 외화예금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문의 댓글이 올라오더군요.
우선 풀뿌리 외환보유는 기축통화인 달러화 외화예금 가입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적립식 외화예금 상품도 나와있으니 적립식 펀드 가입하는 기분으로 불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원화 예금과 동일하게 원리금 합계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됩니다.
가입시 적용 환율은 현찰 매입 환율이 아니라 송금 환율로 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