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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노무현 대통령님, 서울역 분향소에서, 작가 이외수님의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09. 5. 2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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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 노무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

 

 

오늘 노무현 대통령님이 서거하셨습니다.
국민 모두는 충격에 빠졌고,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책도 읽을 수가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서 중의 짧은 글 속에서
그 동안의 고통이 얼마나 크셨을지
그 고통이 문신이 되어 고스란히 몸에 박히는 듯 합니다.

 

지켜야 할 것들과 자신을 사랑하고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을 등지고 짧은 유서 몇줄을 뒤로 한채
평소 사람들에게 자랑하시던 고향 산에서
마지막 삶을 정리할 수 밖에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님....

 

퇴임 후에는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남은 여생을 받치겠노라며
역사상 처음으로 고향으로 내려가
지붕 낮은 집에서 농사꾼이 되고자 하셨지만,

 

봉하마을에 사람들이 몰리고,
노무현 대령님의 존재가치를 두려워하던 이들은
퇴임직후부터 노무현 대통령님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온갖 의혹과 온갖 정황으로 전직 대통령의 예우는 커녕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조차 보호해주지 않으며
대문 안에서의 자유조차 허락 받으라 강요하고,
옷을 발가벗기는 치욕과 수모를
매일매일 언론에 도배하다시피 한 것을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주범이 누구이며, 죽음의 길로 내몬 당사자가 누구인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비통한 마음 이를데가 없습니다.

 

혼자 가시밭길을 가라 하였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노무현은 그래야 한다고 질책하였습니다.
나랑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애써 부정하며
가시밭길을 걷다 피가 나도
노무현은 이기고 가야 한다고
지지라는 이름 아래 강요하였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고
심장이 터지는 듯 가슴이 아픕니다.
이 모든 말들, 모든 언어들이 다 부질없는 헛깨비임을
가슴을 치며 후회합니다.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현실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마음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책도 마음껏 읽으시기 바랍니다.

환하게 웃던 노무현 대통령님의 얼굴을
오래도록...오래도록... 기억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이 말씀을 기억합니다.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오늘의 눈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로
꼭 흘러갈 수 있도록 멈추지 않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빌고 또 빕니다.....

 

 

 

 < 서울역 분향소에서 >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어리를 품었던 사람
모두가 이로움을 좇을 때 홀로 의로움을 따랐던 사람

 

시대가 짐지운 운명을 거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밖에는 가진 것 없이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
그가 떠났다


스무 길 아래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껴안고 
 

한 아내의 남편
딸 아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
나라의 대통령
그 모두의 존엄을 지켜낸 남자
그를 가슴에 묻는다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
그 사람
노 무 현 
 

유 시 민  -

 

 

 

< 작가 이외수님의 글 >

  

그날 저는 티브이를 켠 채로 잠들어 있었고

아침나절 잠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방송을 들었습니다.

  

꿈이려니 하면서도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눈을 번쩍 뜨게 되었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일어서려는데 두 무릎이 맥없이 꺾어졌습니다.

한동안 실어증에 빠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그의 육신은 한 줌의 재로 돌아가겠지만

그의 정신은 만인들의 가슴속에 푸르게 살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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