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촉진하기 위한 자본건조기금(CCF) 적립금이 3조원을 돌파했다. 정부 보증 대출 프로그램과 함께 선주들의 자금 부담을 낮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조선업 부흥을 촉진하며 한미 통상 협상의 핵심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26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미국 선주와 조선소가 CCF에 적립한 금액은 25억9000만 달러(약 3조6800억원)에 달한다.
CCF는 미 해사청(MARAD)이 운영하는 세제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국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미국 국적의 선박 소유주 또는 운영자가 해당 기금에 일정 금액을 예치하면, 소득세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다. 적립금은 미국 조선소 발주, 기존 선박 유지·보수, 관련 대출 상환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당초 국제 무역에 투입되는 미국 국적 외항선 위주였으나 현재 오대호와 단거리 해상 운송 선박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미국 내 건조 비용이 상승하면서 미국산 외항선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CCF는 해사청의 Title XI 대출 보증 프로그램과 연계돼 선주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Title XI는 미국 정부가 대출을 보증해 저금리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제도다. 선주는 정부 보증 대출과 CCF 적립금을 병행 활용해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존스 워커(Jones Walker) 법무법인의 제임스 컨스(James Kearns) 해사 전문 변호사는 "내륙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이 이 프로그램(CCF)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그 이전에도 이미 20억 달러(약 2조8400억원) 이상 적립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와이 소재 컨테이너선사 매트슨(Matson)은 CCF를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매트슨은 지난해 11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약 6억2800만 달러(약 8900억원)를 CCF에 적립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사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NASSCO)는 3억4800만 달러(약 4900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BP와 코노코필립스 등 131개 기업도 CCF를 운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업 참여 확대를 근거로 CCF를 "성공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조선업계의 상선 발주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상선 발주는 15척에 그쳤다.
미 해사청은 CCF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 평가 체계 구축에 나섰다.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알기 위한 정보 수집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성과 측정 지표 수립에 도움을 줄 전문 업체를 모집 중이다.
미국 행정부가 CCF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마스카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주들의 자금 부담 완화로 미국 내 신규 선박 발주를 촉진하고, 현지 조선소에 투자한 한화오션과 HD현대 등 한국 기업들의 수주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원)을 투자해 연간 건조 능력을 20척으로 늘리고 있다. CCF 참여 선사인 매트슨으로부터 컨테이너선 3척 주문을 확보해 현재 건조 중이다. HD현대는 작년 10월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의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에 공동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나스코, 한국 엔지니어링업체 디섹과 미 군수지원함·상선 건조에 협력하고 있다. 미 콘래드 조선소와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공동 건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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