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서 연내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글로벌 통화 긴축이 1년 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긴축기에는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력이 과거 긴축기 때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31일 '조사통계월보 논고: 미 통화정책 긴축이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번 긴축기 들어 연방기금금리(FFR) 변화의 영향력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세 차례의 연준 통화정책 긴축기 중 첫 번째 긴축기(2004년 3분기~2006년 2분기)와 두 번째 긴축기(2014년 4분기~2019년 1분기)에는 신흥국으로 각각 110억달러, 1480억달러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이번 긴축기에는 2021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자자금이 4020억달러 순유출됐다.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대한 각 결정요인의 기여도를 살펴보면 과거 긴축기에는 변동성지수(VIX), 신흥시장국채권지수 스프레드(EMBI spread) 같은 리스크 요인의 기여도가 압도적이었고 연준의 기준금리인 FFR의 기여도는 미미했으나 이번 긴축기의 경우 리스크 요인의 기여도가 여전히 높긴 하지만 FFR의 기여도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조유정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장기간의 완화 기조가 지속된 이후 긴축 기조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면서 대외 부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