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11. 02
악당들은 언제나 같은 방법을 쓴다. 그것은 대상을 잘게 쪼개는 것이다. 덩어리를 해체한다. 머리와 꼬리를 제거하여 방향판단을 못하게 한다. 국민을 헷갈리게 만들어서 동선을 묶어버린다. 본말을 전도하고 국민이 지엽적인 것에 관심을 돌리도록 유도한다.
한국언론은 자질구레한 가십성 기사를 메인에 올린다. 외국 언론은 핵심을 짚어주는 장문의 종합보도를 메인에 올리는데 말이다. 지금 한국언론은 일제히 신파를 찍고 있다. 추모 분위기를 유도하며 눈물 짜는 스토리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유족의 애통한 마음이라거니, 울부짖던 경찰관이니 하는 타이틀을 메인에 붙인다. 울부짖는 경찰을 믿을 수 있나? 경찰이 왜 울어? 비열한 짓이다. 애도기간 좋아하네. 타도기간이라는거 모르나?
추모 강요는 특정한 역할을 줘서 다른 것을 못하게 국민의 손발을 묶어버리는 살인자의 기술이다. 병사는 옆에서 전우가 죽어가도 계속 총을 쏴야 한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전우의 시체를 부둥켜 안고 신파 찍으면 안 된다. 전우 한 사람이 총에 맞으면 적군 두 사람을 쏘아 맞춰야 한다. 추모할 사람은 추모하고 추궁할 사람은 추궁해야 한다. 황당한게 이항대립 논리다. 이게 맞으면 저건 틀렸다는 식이다.
둘 다 틀렸을 수도 있잖아. 추모가 우선이므로 추궁은 하지말자? 유족의 위로가 중요하므로 범인은 잡지 말자? 그런게 어딨어? 누구 하나로 책임사유를 몰아가는 자가 가장 나쁜 놈이다. 대통령부터 순경까지, 축제 참가자까지 모두 잘못했다. 물론 경중의 차이가 있다.
물론 대통령이 가장 잘못했다. 자유 자유 하고 떠들면서 개판 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동훈은 마약 전과 올리려고 교통통제를 막았다. 한동훈이 잡으려던 그 마약범들이 뒤에서 밀었다. 국민들도 잘못했다. 청소년은 몰라서 그랬다치고 어른이라면 주변을 챙겨야 한다.
차도에 교통사고는 무섭고 인도에 안파사고는 안 무섭나? 정상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면 공포를 느껴야 한다. 문제는 구조론을 모른다는 거다. 구조를 모르니 어디가 위험한지 모른다. 허다한 음모론이 모두 구조를 몰라서 생기는 착오다. 설마 저 큰 테크노마트 빌딩이 흔들리겠냐?
설마 저 큰 세월호가 넘어가겠냐? 설마 저 큰 천안함이 두 조각이 나겠냐? 차력사는 그런 설마를 이용한다. 단단한 차돌을 깨고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뜯어버리고 철근을 끊어버린다. 그들은 에너지를 한 점에 모아서 가속적으로 증폭시키면 쉽게 잘린다는 사실을 안다.
인문계라도 유체의 성질은 알아놔야 한다. 세상에 에너지 아닌게 없다. 칼로 못 자르는 나무가 톱질에는 잘린다. 유체는 큰 거 하나를 작은 것 여럿으로 바꿔치는 것이다. 점점 잘아지는게 엔트로피 증가다. 세상은 언제나 그 방향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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