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건 먹히는가, 먹히지 않는가다. MBC 보도가 먹히는가, 윤석열 해명이 먹히는가? 태블릿이 가짜라는 최순실 변명이 먹히겠는가? 소도 누울 자리 보고 발을 뻗는다고 인간은 결과를 예상하고 먹힌다 싶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집단의 통제가능성을 따라간다.
조중동이 역성들어주면 윤석열 변명이 먹히는가? 국민이 바보라서 김건희 생쇼가 먹히는가? 평소에 신뢰를 얻어두었다면 조금은 먹힐 텐데 말이다. 이 사건이 어떻게 귀결되는지는 사건과 관련된 각 주체의 작위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방향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고수가 교묘한 수를 쓴다고 현장에서 먹히는게 아니다. 시스템의 방향과 일치하는 수가 먹히는 것이다. 그것이 결맞음이다. 자연은 결따라 간다. 결이 맞을 때는 덜컥수도 먹히고 모험수도 먹히고 무리수도 먹힌다. 결이 어긋나면 정교한 작업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
시스템 전체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그 방향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잘 되는 방향이다. 윤석열이 억울해도 그래서 대한민국이 잘 된다면 역사는 그 방향으로 간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잘 된다면 윤석열이 사기를 쳐도 박정희 시절처럼 국민들이 눈감아준다.
영국이 흉악한 해적질을 해도, 비열한 아편전쟁을 해도 국민은 눈감아준다. 왜? 먹히니까. 박정희 사기치는거 누가 몰라? 결과적으로 잘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노인네들은 눈감아주고 반대로 젊은이는 언제까지 눈 감고 귀 막고 살거냐고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문제는 박정희 수법이 국내에서는 먹히는데 세계무대에서는 전혀 안 먹힌다는 거다. 영국의 해적질도 19세기에 먹혔는데 20세기에는 먹히지 않듯이. 아직도 먹힐 거라는 미련 때문에 영국이 왕실을 고집하는 거. 민주주의로 가면 국민이 공범이 되니 해적질 못하지.
한국인들도 언제까지나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 수는 없고 세계무대로 뻗어나가서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박정희 거짓말에 알면서 속아주지 말고 일제히 들고 일어나야 한다. 간단하다. 정치의 요체는 집단의 방향성이다. 집단은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잘못되면 일제히 절벽에 떨어지는 들쥐의 집단자살이 된다. 고래의 스트랜딩도 마찬가지. 각자 판단하지 않고 두목을 따라간다. 두목이 육지를 바다로 착각하면 고래떼는 전멸한다. 중요한 것은 결속력이다. 정치인은 스스로 신뢰를 생산해야 속는 셈 치고 맞춰준다.
윤석열 – 내가 두목이니까 조금만 속아줘. 그래야 대한민국이 잘 된다.
국민 – 그러다가 데스 스트랜딩 한다.
손바닥에 임금 왕짜 쓰는 사람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속아줄래도 속아줄 수가 없잖아. 남들이 다 안 속는데 나 혼자 속는 척 바보연기 하는건 김행도 힘들다. 이게 먹힌다는 확신이 없어서 어색하다. 결정적으로 그러다가 일제히 절벽에 떨어져 죽는 들쥐신세가 된다.
박정희 때는 군인들의 결속력을 보고 국민이 알면서 속아준 거. 저것들이 어쩌는지 일단 자리나 깔아줘 보자고. 민주주의로 방향이 잡힌 이상 저지르기는 쉬워도 뒷수습은 쉽지 않은데. 전두환이 수습 못하는 것 보고 국민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니들은 여기까지.
윤석열이 검사들의 결속력은 보여줬는데 윤핵관과 이준석이 하는 것을 보면 결속이 되어 있지 않다. 장단을 맞춰주려 해도 박자가 안 맞다. 먹히지 않는다는 거. 속아주면 대한민국이 잘 된다는 전망이 없다. 속아줘봤자 국내에서 먹히는데 국제무대에서는 꽝.
푸틴의 거짓말이 먹힌다 싶어서 속아준게 러시아 고래떼의 메스 스트랜딩이다. 그들은 빙산을 옮겨다니는 북극의 들쥐떼처럼 우크라이나 절벽에 뛰어내리다가 처절하게 죽었다. 거짓말은 먹히지 않을 뿐 아니라 먹히면 더 곤란해진다. 손절할 타이밍을 못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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