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환율을 주시해오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올랐는데 그게 일시적일 수 있어서 별도의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9월 7일로서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추세가 되었음을 인지하고 경보를 발한다.
나 호호당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환율 상승 당시 그 꼭짓점을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오래된 독자 중에 가끔 환율에 대해 올리는 나 호호당의 글을 주의 깊게 읽으신 분이라면 수긍하실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변동대역이 있었으니 그건 달러 당 1,085.30- 1,303.86원 사이였다. 원/달러가 이 대역의 상단 선인 1303.86원을 위로 뚫고 오른 적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가 유일했다.
7월부터 위험신호가 감지되었는데
주식투자 기법 강좌를 해오면서도 원/달러가 1303.86원을 뚫고 위로 오르면 그건 우리 경제에 위기상황이 닥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얘기를 늘 해왔다. 그런데 지난 7월 다시 그 선 즉 1303.86원을 뚫고 올랐다.
이거 큰일이네 싶었지만 그래도 일시적일 수 있겠다 싶어서 그냥 예의 주시해왔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강 달러를 당분간 용인할 수 있으려니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의 강경 발언,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힐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발언 이래로 강 달러 역시 상승 기조를 굳히기 시작했다.
이제 환율 상승 주의보가 아니라 경보 발동
그러다가 오늘 9월 7일자 원/달러는 마침내 일시적인 상승이냐 아니면 기조적 상승이냐를 가름하는 경계선인 1376.08원 선을 뚫고 올랐다. 이로서 달러의 강세는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승세로 들어갔다.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환율 상승 경보를 발한다.
환율 상승은 제1차적으로 우리 증시에 바로 악영향을 미친다. 그간 달러 강세(원화 하락)으로 우리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나름 저렴해졌다는 메리트가 있었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1376.08원을 뚫고 위로 오를 경우 반대로 우리 증시로부터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는 영역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달러 당 1640.67원까지의 상승도 무리한 일이 아니다
환율이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한계선인 1376.08원을 위로 돌파했으니 조만간 1462.60원까지의 상승이 예상된다. 나아가서 내년이나 연말이 되면 그 이상의 심각한 상승, 달러 당 1640.67원까지의 급상승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선까지 가면 우리 경제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파열음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즉 달러 부족으로 인한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번에 오는 위기는 외환위기가 아니란 점이다.
당장은 어느 정도의 무역적자라든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되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 즉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서 나타나는 장기 디플레이션이 결국은 문제가 될 것이라 본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노동력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의 하락 또한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이제 달러가 정상 대역을 벗어나 위로 치솟기 시작했다.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늦추려면 한은이 금리를 급속하게 올려서 미국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 역시 현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제 한은은 환율 상승과 금리. 이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은 짧게 글을 마무리하겠다. 며칠 안으로 우리 경제에 닥쳐올 진정한 위기에 대해 좀 더 개괄적인 글을 올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