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 속 증시 : 허무하게 무너질 것인가 바닥을 잡을 것인가?
잭슨홀 미팅에서의 파월 의장 발언은 월요일 증시에 급락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의 긴축을 계속 이어가고, 그에 따른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은 7월과 8월 반등 속에 마음을 놓고 있던 글로벌 증시를 다시금 긴축 공포에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8월 초 증시 토크를 통해 8월 증시는 기대도 하지 말자고는 하였지만, 막상 이를 마주하니 반갑지는 않지요. 반갑지 않은 조정, 과연 주식시장은 허무하게 무너질 운명일까요?
▶ 오프로드처럼 거친 증시에 대해 각오했어도 불편한 조정장
다음 달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은 최소 빅스텝(50bp 인상)일 가능성이 매우 커왔던 상황이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이 7월 FOMC 회의에 이어 또다시 발생할 수 있기에 8월 증시는 그에 따른 긴장감이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시기입니다.
그러하기에, 증시 토크를 통해 반복적으로 “이번 8월 증시는 기대를 접자”, “반등이 나오면 안전자산 코드 번호 000000 현금을 일부 확보하자”, “오프로드를 달리듯 투자심리 각오를 단단히 하자”라는 점을 이야기 들여왔습니다.
그리고 독자님들 나름의 마음의 각오를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조정장이 찾아오면 참으로 불편한 것이 현실이지요. 증시 조정장이 발생하면 반등장 또는 상승장에서 간과되었던 것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시했던 악재들이 갑자기 엄청난 악재들로 투자자 앞에 도깨비처럼 나타납니다.
은근슬쩍 높아진 신용잔고가 자칫 대폭락 장을 유발할 것 같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역실적 장세가 현실화하면서, 직전 7월 초 코스피 지수의 저점인 2,300p가 무너지고 파죽지세로 2,000p까지 밀려 내려가 주가지수 1,900p 대를 볼 것만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세장이 찾아오면 증시 악재는 생명력을 얻으면서 더욱 거대해지고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빠트리고 맙니다. 아마 향후 증시가 오프로드처럼 거칠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에 증폭된 공포는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을 것입니다.
▶ 시나리오 하나, 주식시장 바닥 확인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불안감과 악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다 보면 끝없는 하락이 찾아올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 주식시장은 오프로드처럼 거친 길을 달리면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습니다.
즉, 이번 긴축 긴장감을 거치면서 주가지수 2,300p 전후에서의 바닥을 찾을 다시 한번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매우 빠른 이번의 완화/긴축 사이클입니다.
보통 미국 연준의 완화적 금융 정책이 긴축 사이클로 들어가는 데에는 5년~10년은 걸렸습니다만, 이번에는 2~3년 만에 완화적 정책에서 긴축 사이클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과거 선례와 다른 주식시장과 금융 정책 간의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어쩌면 이번 긴축 사이클의 우려가 증시에 먼저 반영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국내 수급 측면에서 연기금의 안전판이 작동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국민연금의 2022년 6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5%입니다. 올해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가 16.3%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략 1.3%P 정도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여지가 생겼습니다. 만약 주식시장이 추가로 하락하면 8~10조 원 정도의 국내 주식 매수 여력이 발생하면서 증시 완충 효과를 만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강한 매수는 아니더라도 충격을 흡수하는 매매 행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지요.
(비교 : 2020년 하반기와 21년 상반기에는 하루에 수천억 원씩 매수했던 그것과는 정반대로 말입니다.)
세 번째로, 미국과 중국의 엇갈린 정책 사이에서 주식시장의 반응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초강력 긴축 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완화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지급 준비율 인하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준금리라 할 수 있는 1년물 대출 금리를 연속 인하하고 있으며 그 외 20여 가지가 넘는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 중국 경제 수준이라면 미국의 금융 정책이 글로벌 증시에 절대적인 변수로 등장하겠지만, G2 국가가 된 중국의 완화적 정책은 미국의 긴축 정책과 충돌하면서 주식시장 반응이 예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번 미국의 긴축 과정이 더 영향력이 크겠습니다만 한편 과거처럼 일방적이지는 않지 않겠냐는 가정을 해 보게 됩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토대로 주식시장이 바닥을 잡아가는 과정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해보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앞으로의 증시 바닥 다지기와 아마겟돈 두 시나리오 중 어디로 갈 것인가? ]
▶ 시나리오 둘, 아마겟돈의 시작 :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붕괴?
앞서 생각해본 긍정적인 시나리오와는 정반대로 금융시장이 붕괴하여 대폭락 장으로 증시가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 또한 현재 주식시장에서 종종 언급되고 있습니다.
거의 반세기 만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고, 그로 인한 강력한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에 대한 공포는 상당합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중국과 대만의 긴장감 고조 등으로 인한 일련의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은 파월 의장의 입에서 물가를 고통을 감수하면서라도 잡겠다는 말이 나오게 하였습니다.
급기야 FED Watch 기준 올해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1.5%P 이상 높아진 3.75~4.00%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기준금리가 4%에 이른다면 이는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발생하는 이벤트이다 보니, 이러다 08년 금융위기와 같은 혹은 1970년대 중후반과 같은 증시 폭락 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냐고 가정하는 시나리오 또한 논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증시 약세가 진행되면, 이 아마겟돈 시나리오가 증시를 지배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고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 마진콜에 의한 종목 단위의 급락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심리는 극단에 이르고 말겠지요.
그와 함께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자는 마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겠지요. 주가지수 바닥을 2,000p를 넘어 1,000p에 이를 것이라 주장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호사가들이 많이 늘어나 투자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을 것입니다.
▶ 어떤 시나리오가 미래에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위의 시나리오 중 어떤 것이 현실에 등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위기는 약세장이 이어지면 두 번째 최악의 시나리오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겠지만 한편 증시에 대한 저가 매수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보니 첫 번째 바닥 다지기 시나리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잠시 힘든 고비를 이겨내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다가온다면 투자자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시간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주식투자를 어떻게 임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 어떤 시나리오가 되었든 일단 주식시장에서 무조건 생존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갖추고 실천하십시오. 빚투 자제하고 절제하시고 자산 배분 전략과 안전자산 일부 확보하란 말은 잔소리 같아질 터이니 오늘 글에서는 더 이상 하지는 않겠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실 터이니까요)
두 번째로, 생존할 투자전략이 갖추어지셨을 때, 바닥 다지기 시나리오라면 부담 없이 지나갈 수 있으실 것입니다. 다만, 아마겟돈과 같은 대폭락 장이 찾아오면 투자심리가 정말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강한 생존할 투자전략을 갖춘 분들이기에 대폭락 장을 거치고 나면, 모두가 증시를 떠나고 주변에 여러분과 극소수의 투자자만이 생존하였단 것을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새로운 기회가 시작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만들어진 기업가치를 따라잡기 위하여 주식시장은 아비규환 후 극적인 강세장을 만들 것이기에, 예상보다 빨리 생존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회복하고 이를 넘어 높은 투자 수익률을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 방향성을 예단하기 보다는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생존할 수 있는 투자 기준과 전략 빨리 세우시고 대비하십시오. 십-구-팔-칠-육-오….
2022년 8월 3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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