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6.25
세상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형태가 없다. 형태를 만들어야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에너지는 언제나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딱 걸린다. 빠져나갈 수 없는 절대적인 관문이 있다. 에너지가 법칙을 어길 수는 없다. 우리는 에너지의 약점을 추궁하여 우주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다.
에너지는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흩어지는 것과 모이는 것이다. 수렴과 확산이 있다. 실제로는 수렴만 가능하다. 에너지가 흩어지려면 각운동량이 증가해야 한다.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에너지는 흩어지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힘을 조달하지 못한다. 그런데 반대로 모일 수는 있다.
모이면 좁아지고 좁아지면 충돌하고 충돌하면 교착된다. 교착되어 움직임이 멈추면 관성력이 남는다. 그 남는 힘이 모이게 한다. 가속적으로 모을 수는 있다. 가속적으로 모일 수는 있는데 가속적으로 흩어지게 할 수는 없다. 다단계와도 같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을 모으고 두 사람에 네 사람을 모은다.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떠난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을 떠나게 할 수는 없다. 먼저 취업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취업시킬 수는 있지만 이미 해고된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을 자르는 수는 없다. 빛의 적색편이처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만 편향되게 움직인다. 의사결정할 수 있는 형태로만 의사결정한다.
세상은 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 하나의 원리로 우주 안의 모든 비밀을 낱낱이 해명할 수 있다. 문제는 인간의 인지 역시 편향성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지목할 수 있는 것을 지목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원자론이다. 원자론은 세상은 인간이 지목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고 우긴다.
에너지는 형태가 없으므로 지목할 수 없다. 에너지를 지목하려면 사건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사건은 닫힌계를 제안한다. 닫힌계는 연결된 상태다. 그것이 에너지의 모이는 성질이다. 원자는 인간이 객체를 지목하려고 만든 가상의 존재다. 인간이 손가락으로 가리켜 지목할 대상이 있다고 전제한 것이다.
허황된 관념이다. 에너지는 지목될 수 없다. 에너지는 사건을 구성하는 닫힌계안에서 지목된다. 사건이 성립해야 인간이 에너지를 가리킬 수 있다. 닫힌계 안에서 외력의 개입 없이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은 수렴방향으로 움직인다. 확산이면 깨져서 열린계다. 열린계는 흩어지므로 추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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