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 대학생들의 봉쇄 반대 집회, 허베이성 옌자오 주민들의 출근 금지 항의 시위에 이어 상하이 상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정부에 대한 공개 비판이 통제된 중국에서 이례적인 모습이다.
14일 중국 SNS 웨이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 최대 의류 도매시장인 치푸루에서 상인들이 임대료 반환 시위를 벌였다. 상인들은 거리로 나와 “봄 성수기 3개월 동안 장사를 못해 재고가 쌓여 경영 압박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의 동대문 시장 격인 치푸루에는 12개의 의류 시장이 있고 6500여개 상가가 몰려 있다. 상하이가 봉쇄되기 전에는 하루 최대 10만명이 찾던 곳이다.
상하이시는 지난 1일 두 달 넘게 지속된 봉쇄를 해제하고 식당과 점포 등의 영업을 허용했다. 치푸루 의류 시장은 상하이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초 폐쇄됐다가 이달 10일에서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점포가 적지 않다. 문을 닫은 점포에는 ‘임대료를 돌려주지 않으면 영업을 안 하겠다’ ‘누가 우리 가게 좀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나붙었다.
상하이시는 봉쇄로 장사를 못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해 6개월치 임대료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유 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민간 업체가 임대한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없어 실제로 면제 혜택을 받는 상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봉쇄 때문에 생긴 모든 손실을 상인들이 부담하게 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이 통제된 중국이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불만 표출이 이어지는 것은 과도한 방역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면서다. 지난달에는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 정법대 등에서 귀향 허가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기숙사를 봉쇄했던 베이징 대학들은 48시간 내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허베이성 옌자오에선 지난 1일 수 천 명의 주민들이 베이징으로 통하는 바이먀오 검문소 앞에 모여 ‘통근 허용’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옌자오에 사는 약 10만명이 베이징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는데 지난 4월부터 베이징 입경 자체가 막혔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 종사자는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했다. 옌자오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도 베이징과 톈진 등 인근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봉쇄가 반복돼 주민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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