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두 달 넘는 봉쇄로 심각한 위기에 몰린 상하이의 일부 상인들이 거리로 나와 임대료 면제 등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14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진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 치푸루 의류 시장에서 상인 수십명이 임대인들을 대상으로 임대료 반환 요구 시위를 벌였다.
공안들도 현장에 출동했지만 시위를 벌이는 상인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상인들은 "오프라인 상점을 구해달라"는 내용 등이 적힌 전단을 가게 문 앞에 붙이거나 주변에 뿌리기도 했다.
중국의 동대문 시장 격인 치푸루 의류 시장은 상하이·저장성·장쑤성 등 화둥 지역에서 가장 큰 중저가 의류 시장이다.
이 일대에 밀집한 12개의 도소매 시장에는 크고 작은 점포 6천500개가 있다.
상하이 봉쇄는 지난 3월 28일 시작돼 5월 31일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치푸루 의류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 8일께 폐쇄됐고 6월 10일에서야 영업이 재개됐다.
앞서 상하이시는 봉쇄로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해 조건 없이 6개월치 임대료를 면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인이 국유기업일 경우에만 해당하고 임대인이 개인이나 민간 기업일 때에는 '권고 사항'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임대료 면제 혜택을 보는 이들은 제한적이다.
치푸루 의류 시장의 경우 임대인 대부분이 개인이다.
상인들은 봄 성수기에 장사를 전혀 하지 못한 채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어 반년 장사를 완전히 망쳐버려 타격이 크다고 호소한다.
한 상인은 경제 매체 차이신에 "봄옷을 판 지 열흘 만에 문을 닫았고 100만∼200만 위안(약 1억9천만∼3억8천만원) 어치의 재고를 떠안고 있다"고 한탄했다.
치푸루 의류 상인들의 집단행동은 상하이가 이달부터 '전면적 정상화'를 시도 중이지만 수개월에 걸친 봉쇄에 큰 피해를 본 경제 주체들이 아직도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상하이가 이달 1일부터 봉쇄를 풀고 경제 정상화를 추진 중이지만 많은 가게가 봉쇄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상하이 구베이 지역에서 작은 소매 옷가게를 운영하던 상인은 "임대료를 더는 부담할 수 없어 가게 문을 닫았다"며 "이제는 위챗에서만 소규모로 옷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확산 중에 체육·오락 시설, 영화관, 교육 등 많은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아직 영업 재개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A씨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할 수 있는 사업들은 계속 영업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쯤 정상화가 될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두 달 넘은 봉쇄로 중국의 금융·상업·무역 중심지인 상하이는 심각한 경제 타격을 입었다.
4월 상하이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61.6%, 48.3% 감소했다.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감소액만 단순 합산해도 4월 상하이 봉쇄의 직접 경제 피해는 54조원대에 달했다.
테슬라 등 일부 중점 기업의 조업 재개가 허락됐지만 상하이 봉쇄는 기본적으로 5월 말까지 계속돼 향후 발표될 5월 통계에서도 전달과 유사한 수준의 큰 경제적 손실이 확인될 전망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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