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집값 고점인식에 가파른 금리상승까지 겹치며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보합세를 띄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 되며 매물이 크게 늘어난 만큼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된 뒤 한달 사이에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5만 6568건에서 6만 3257건으로 11.8% 늘어났다. 매물 증가추세는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도 나타났다. 인천 역시 2만 4626건에서 2만 7394건(11.2%)으로, 경기도도 11만 370건에서 12만 1214건으로 9.8%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매물 증가추세는 뚜렸했다. 우선 25개 구 전부 매물 숫자는 늘었다. 강서구가 15%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 추세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용산구(14.7%), 구로구(14.5%) 등 증가세는 서울 중심부와 외곽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매물이 늘어나며 집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 3월 대선 후 규제완화를 기대하며 반짝 매수세가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잠잠하다”며 “매물은 쌓이는데 금리까지 오르자 목돈을 빌린 다주택자들이 급매 호가를 낮추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 급매가격이 평균 시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도 0.01% 하락했다. 서울은 0.01%, 수도권은 0.02% 하락을 보였다. 서울은 2주 연속 하락, 수도권은 올해 1월 31일 이후 단 한번(5월 2일)을 빼고 전부 하락세를 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영향으로 매물이 쌓인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권역(14개구)은 지난주보다 0.01% 가격이 내렸다. 노원구(-0.03%)⋅성북구(-0.03%)⋅마포구(-0.02%) 등 대부분 지역이 하락했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용산구(0.02%)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축소되고 있다.
철옹성 같던 강남도 매물 적체, 매수세 위축 영향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84㎡는 지난 5월 24일 20억1000만원이 거래됐다. 지난 4월 30일 27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사이 7억원 가까이 가격이 빠진 셈이다. 서초구(0.03%)는 방배동 등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했지만, 강남4구로 묶이는 나머지 지역인 강남구(0.00%)⋅송파구(-0.01%)⋅강동구(0.00%)는 하락하거나 보합에 머물렀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은 “두개의 큰 선거를 앞두고 관망하던 수요층이 최근 들어 금리 상승에 인플레이션 까지 겹치며 당분간 악재가 호재보다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비사업 이슈가 없는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들에서는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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