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차반 종목들로 수익을 만들 수 있을까? 전략 중요성!
5월 중순 어느 날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는 장기투자 해 봐야 큰 손실만 입는다는 글이 돌았습니다. OO 종목 몇 년 전에 매수했으면 지금 마이너스 몇십%라는 내용으로 랩 음악으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라임을 잘 맞춘 글이었지요. 총 26개 종목으로 이루어진 종목들을 보다 보면 장기투자는 결국 폭망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더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개차반과 같은 종목들로 수익을 만들 방법은 없을까?
▶ 5월 중순 ‘장기투자는 위험’하다는 내용의 인터넷 글이 화제가 되었는데
어떤 분이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똑같은 글에 제목만 바꾸어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 장기투자는 위험하다는 취지의 글이 돌았습니다.
“K-주식 장기투자의 위험성”, “우량주 장기투자의 결과~~”, “한국에서 주식 장투하면 안되는 이유” 등등
아마도 5월 중순 우리 독자님들도 한 번 정도는 접하셨을 글이기에 따로 글 내용을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 글에 나온 종목들의 장기투자 손실률은 끔찍할 정도이지요. -90% 넘는 손실이 기록된 종목들도 허다하였으니 말입니다.
그 글에 언급된 총 26개 종목을 보고,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개차반 종목들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면 결과가 어떠했을까?”
(※ 지난주 108차 정기세미나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자료로 설명해 드렸습니다만, 오늘 증시 토크에서는 그중 한 가지 방법으로 글을 적겠습니다.)
▶ 총 26개 종목 중 10년 이상 주가 데이터가 있는 25개를 발췌 후 이렇게 해 보니
해당 글의 종목 수는 총 26개였습니다. 이 중 10년 이상의 주가 데이터가 존재하는 25개 종목을 대상으로 연 단위 등락률을 조사하였습니다. 이하 개차반 포트폴리오라 하겠습니다.
(25개 종목 리스트 : CJ CGV, GS, HMM, KT&G,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전자, POSCO, S-Oil, 강원랜드, 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두산중공업,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셀트리온, 아모레퍼시픽, 아시아나항공, 코웨이, 한국전략,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차, 제외 1종목 : 넷마블 )
자료를 정리하면서 슬쩍 연 단위 수익률을 보다가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만큼 종목들의 연 단위 수익률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아 끔찍하다 끔찍해 이런 처참한 수익률에서 뭐를 얻자고 노가다를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종목들은 매년 연말 동일 가중 방식으로 균등하게 포트폴리오를 세팅한 후 해당 포트폴리오의 1년 수익률을 계산한 뒤 연말 기준으로 또다시 동일한 비중으로 균등하게 포트폴리오를 세팅한 뒤 포트폴리오의 1년 수익률을 추적 조사하였습니다.
25개 종목들의 개별 연수익률을 보면 저절로 한숨이 푹푹 나올 정도였지만 연 단위 수익률에서는 의외의 숫자들이 뜨기 시작하더군요. (기간 2011년 연초~2022년 5월 24일)
[ 개차반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의 연간 수익률과 코스피 연간 수익률 ]
[ 분석 : lovefund이성수 ]
장기 투자하면 망한다는 인터넷 게시글만 보면 매년 심각한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했어야 할 개차반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은 예상외로 코스피 지수 대비 선전하였습니다. 심지어 2012년, 2014년, 2015년, 2018년 그리고 2021년과 2022년 5월 24일 현재까지는 되려 개차반 포트폴리오가 주가지수 연간등락률을 초과하기도 하였지요.
이상하다 싶어 누적 수익률을 계산하였더니 2011년 연초부터 2022년 5월 2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7%, 개차반 포트폴리오는 +23.5%의 누적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인터넷 글에 보인 충격적인 손실률로만 보자면 해당 종목군들의 누적 성과는 그야말로 폭삭 망해야 했지만,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라는 전략으로 그런대로 완만한 성과를 기록했던 것이지요.
[ 개차반 동일 가중 포트와 주가지수의 누적 수익률, 2011년 연초~2022년 5월 24일 ]
[ 분석 : lovefund이성수 ]
▶ 어찌 이런 일이? 숨겨진 몇 가지 논리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요? 그에 대해 3가지 중요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종목들의 심각한 마이너스 손실 기간이 모두 다릅니다. 장기는 맞긴 하지만 어떤 종목은 단 3년, 어떤 종목은 10년, 어떤 종목은 28년이기도 합니다. 즉, 고점 대비 하락만으로 글이 작성되었다 보니 마이너스 손실이 극대화 또는 과장되었던 면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치명적이긴 하였지만, 상장 폐지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해가 있어도, 특정 해에는 100%가 넘는 플러스 수익률을 만들기도 하였지요.
세 번째로,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는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가 가지는 힘입니다.
매년 연말 똑같은 종목이라도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면, 간접적이긴 하지만 주가가 내린 종목을 저가에 추가 매수하고, 많이 오른 종목을 고가에 매도하는 간접적인 BLAHS(Buy Low And Sell High)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만약 해당 종목들이 상장 폐지되거나 –100% 손실을 기록하였다면 이들 포트폴리오는 결국 치명적인 누적손실률을 기록하였겠습니다만, 해당 종목들은 주식시장에서 생존하고 살아남다 보니, 어떤 해에는 수십%의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다가도 다시 동일 가중으로 비중을 다시 세팅한 어떤 해에는 수백%의 플러스 대박 수익률을 만들면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즉, 마치 오합지졸과도 같은 개차반 종목을 가지고도 논리적인 전략이 예상외의 선방하는 성과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 결론 : 전략의 중요성 그리고 만약 양호한 종목으로 구성되었다면?
위의 상황을 종합 해 보자면, 아무리 나쁜 종목들이라 하더라도 상장 폐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만 없다면 동일 가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매년 비중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예상외의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이 시점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개차반 종목들이 아니고 양호할 종목으로 구성한다면 오히려 지수를 초과하는 성과를 만들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합리적인 전략에 맞는 종목을 어떻게 골라야 할까? 시장에서 우량하다는 종목이 답일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시점 N 년 전에 그 종목들은 당시 우량주로 칭송받고 찬양받던 시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종목은 칭찬과 찬양하는 목소리가 넘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2022년 5월 3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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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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