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4. 26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258
공정한 언론은 원리적으로 없다. 역사적으로도 있어 본 적이 없다. 언론이 공정하면 안 된다. 세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하다면 이미 과거의 공정이요, 그것은 불공정이다. 이 문장을 쓰는 사이에 10초가 흘렀다. 10초면 기준이 바뀐다.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공정은 강자의 편이다. 공정은 말장난일 뿐 모든 공정은 불공정이다. 언론이 사실 뒤에 숨어도 안 된다. 사실보도라는 것은 작은 것 뒤에 큰 것을 숨기는 속임수다. 작은 것은 세밀하게 따지고 큰 것은 얼버무리는게 기술이다. 큰 것은 어차피 따질 수 없으므로 적당히 거짓말을 해도 책임추궁이 없다.
언론이 해야 하는 일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투자다. 언론은 언론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언론은 보도만 하면 된다는 식은 비겁한 짓이다. 언론은 권력을 생산해야 하며 권력의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권력을 조직하되 사용하지 않고 권력을 공의 영역에 두는 것이 언론의 존재하는 의미다. 소비하면 사유화되기 때문이다.
언론의 진짜 할 일은 큰 신뢰를 얻어 큰 권력을 이루는 방법으로 음지의 유사권력을 차단하는 것이다. 종교집단이나 생태주의 같은 주술사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언론권력이 죽었으므로 변방에서 사이비 유사권력이 생성되는 현상이다.
언론이 망하는 이유는 예측이 빗나가서 신뢰를 잃기 때문이다. 소련의 몰락을 언론은 예측하지 못했다. 인터넷 시대를 예측하지 못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북한의 비협조를 예측하지 못했다. 한국의 놀라운 발전을 언론은 예측하지 못했다. 한국은 미국에 신식민지로 종속된다는 둥 터무니없는 개소리나 시전하였음은 물론이다.
지금도 일부 좌파 지식인들은 푸틴을 지지하고 젤렌스키를 꾸짖는 삽질을 저지르고 있다. 백신을 반대하는 주술좌파 목수정도 있고 윤석열 따까리 하는 배신좌파 진중권도 있다. 언론에서 목청을 높이는 좌파의 예측은 모두 빗나갔다. 우파도 삽질을 반복하지만, 그들은 좌파의 유난스러운 삽질 덕에 지갑을 주운 측면이 있다.
소련의 몰락과 한국의 성장은 우파언론에게 이득이 되었다. 성찰, 진정성, 유기농, 생태타령은 좌파들이 서로를 찌르는 비겁한 살인행동이다. 우파는 기업의 경제실적 뒤에 숨으면 되지만 개인숭배를 판매하는 좌파가 품성을 증명하려면 자살밖에 없는 것이다. 좌파는 보여줄 현물이 없기 때문에 개인숭배를 조장하는 수밖에.
하루 사이에 떠난 한승헌과 이외수 중에서 어느 쪽이 나은가? 개인숭배를 판매하여 밥 먹는 사람은 한승헌을 지지한다. 나는 이외수가 사람 사이에 서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한다. 한승헌의 가치는 사유화 되지만 이외수의 가치는 공유화 되는 점이 다르다. 한승헌의 고고함은 혼자의 것이고 이외수의 지저분함은 다른 사람을 대표한 것이다. 한승헌은 은둔한 수행자와 같고 이외수는 거리의 실천가와 같다.
풀소유 혜민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어? 불교가 개인숭배 업종이었어? 혜민이 실정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는 인간관계 관리기술을 판매한다고 주장했지만 소비자들은 개인숭배를 소비했다. 불교가 원래 개인숭배를 판매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이다. 부처라는 말은 우상으로 삼아 숭배할 만한 개인이라는 뜻이 아니던가?
중 행세를 한게 잘못이지 혜민의 판매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좌파는 인간관계 관리기술을 판매해서 밥을 먹어야 한다. 진보는 미래를 예측하여 맞춰야 하며 사람들 사이에 서 있어야 한다. 진보가 실패한 이유는 좋은 미래예측도구를 손에 쥐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수가 성공한 이유는 운 좋게 지갑을 주웠기 때문이다. 그 지갑은 조만간 다시 진보 쪽으로 굴러온다. 지갑을 주울 도구는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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