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4. 23
이런건 원래 웃는 쪽이 지는 거다. 표정관리 해줘야 한다. 칼럼에 썼듯이 윤석열이 검수완박 찬성한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았다. 일단 본인부터 살고 봐야 하니까. 자신이 키운 개들에게 쥴리가 물리면 웃기잖아. 하여간 윤석열 정치가 어떤 식으로 굴러갈지 감이 온다.
내가 원하는 제안을 상대방 입에서 끌어내는 것이 타협의 기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하며 타협을 암시했지만 필자는 표정관리 차원에서 해설하지 않았다. 먼저 타협을 주장하면 타협에 실패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예상한 대로 되었다.
검수완박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면 안 된다. 합의가 미진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개혁의 대장정에 대한 관심보다는 같은 우리편끼리의 말싸움에서 이기려는 것이다. 그게 소인배의 얼치기 행동이다. 여야가 어려운 타협을 끌어낸 이상 우리가 성과를 인정해줘야 한다.
노무현이 꺼낸 화두를 20년 만에 문재인이 매듭을 지었다. 민주당이 의미있는 성과를 이루었고 문재인의 업적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다. 합의를 비판하는 사람은 우리편끼리 싸워서 내가 더 잘났소 하고 두각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내 똥 굵다는 소아병이다.
화를 내는 것은 화가 나기 때문이고, 화가 나는 이유는 민주당을 매질할 채찍이 없어져서 허무하기 때문이다. 그게 소인배의 권력의지다. 180석이나 가지고 한 것이 뭐냐 하고 호통치는 재미에 중독되어 있다. 민주당을 줴패고 싶은 소인배의 욕망을 극복해야 한다.
공자의 극기복례다. 검사들이 경악하며 일제히 난동을 부리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합의안은 성과가 맞다. 다만 표정관리 차원에서 웃지는 말자. 입 가리고 캬캬캬는 괜찮지만 낄낄낄에 너털웃음은 안 된다. 역사는 원래 이렇게 좌충우돌하면서 가는 것이다.
우리가 본질주의를 버리고 도구주의 관점을 얻어야 한다. 검수완박이라는 본질을 버리고 검찰과 경찰을 경쟁시켜 양쪽을 동시에 통제하는 도구를 손에 쥐어야 한다. 검찰 우위로 기울어진 축구장을 검찰과 경찰이 50 대 50의 대등한 상태로 돌려놓으면 되는 것이다.
검찰이 하던 나쁜 짓을 이번에는 경찰이 할게 뻔하다. 언제나 부메랑이 된다. 얻은 만큼 잃고 잃은 만큼 얻는다. 대선을 내주고 대신 검찰개혁을 얻으면 셈셈이다. 검찰개혁을 얻은 만큼 또 무언가를 잃겠지만 의연하게 견디면 된다. 사실이지 피투성이로 싸워왔다.
직선제 개혁, 지자체 개혁, 의료보험 개혁, 의약분업 개혁, 행정수도 개혁, 검찰개혁 다 그렇게 견뎠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국민은 잘 적응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민주당 인정받는다. 다음은 언론개혁이다. 역시 싹 죽여야 한다. 종편부터 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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