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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직관의 동물이다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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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직관의 동물이다

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4. 21

 

 

인간은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딱 봐도 아니잖아. 느낌 오잖아. 중요한 것은 그 직관을 밀어붙일 배짱이 있느냐다. 언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것을 표현할 단어가 있다면 밀어붙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적 지위라는 말이 있다. 좋은 말이다. 진작에 이 말을 알았다면 나는 조금 더 쉽게 설명했을 것이다. 인간이 오판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숫자착오다. 지구 역사 45억년은 매우 길다. 본격적인 진화의 역사는 5억년이다. 감이 오는가? 우리는 5억년과 50년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진화는 의외로 순식간에 일어난다. 명나라 역대 황제들의 초상화를 비교해보면 얼굴이 변하가는 경로가 보인다.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숫자감각에 따른 착오 때문에 많은 오판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뭔가 크게 어긋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건 아니지. 하늘이 두쪽나도 아닌건 아닌 거야. 세상을 만만하게 봐왔다. 세상이 틀렸고 내가 옳다는 증거를 수집하려고 노력했다. 눈에 불을 켜고 꼬투리를 잡을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나는 진화론을 처음 배울 때 느낌이 왔다. 딱 걸린 거다. 잃어버린 고리는 없다. 말이 돼? 정확히 말하면 직립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닌 반직립을 나타내는 중간단계의 잃어버린 고리는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조상이 나무에서 내려와서 처음부터 곧장 직립했다고 확신했다. 반직립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자세로는 걸을 수 없다. 이후 40년간 지켜봤지만 점점 필자의 견해가 옳았다는 증거가 많이 보고되었다. 지금은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는 유명한 교과서 그림도 바뀌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진화생물학계는 인간의 뇌가 먼저 발달하고 그 다음에 직립을 하게 되었다고 오판했다고 한다. 황당한 일이다.

    뇌가 먼저 발달한다고? 왜 그런 엉뚱한 생각을 했지? 뇌가 발달한 소, 뇌가 발달한 쥐, 뇌가 발달한 돼지는 어디에 있지? 특별히 사람의 조상이 되는 어떤 원숭이만 뇌가 발달했다고? 장난하냐? 원숭이가 인간 되는 것은 단순하다. 환경변화에 따라 변이가 일어나고 변이를 일으킨 아종의 후손들이 잡종을 만들면 잡종강세로 갑자기 우월한 종이 만들어진다.

    사피엔스의 역사는 30만년이지만 5만년 전 쯤에 갑자기 인지혁명이 일어났다고 한다. 말을 하게 된 것이다. 인간의 조상은 여러 경로로 나누어 진화했는데 어느 시점에 우월한 잡종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후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를 떠나 빙하기에 낮아진 해수면을 따라 이동하여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다.

    본질주의냐 도구주의냐? 본질로 보면 인간의 본질은 지능이고 지능이 우선이다. 본질주의 사고방식이 진화생물학계를 잘못된 판단으로 이끈 것이다. 도구주의로 보면 진화의 도구는 환경변화와 변이와 교잡이다. 한때 수풀이었던 사하라 사막의 확장으로 나무가 죽으니 나무에서 내려와서 직립을 한 변이가 살아남는다. 여러 변이가 교잡하여 잡종강세로 우월한 종이 만들어진다.

    환경변화가 없으면 변이는 도태된다. 왜냐하면 어떤 종이든 그 환경에 알맞게 적응해 있기 때문이다.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변이는 적합한 생태적 지위가 없으므로 살아남을 수 없다. 아프리카에 사는 인류는 아프리카 환경에 적응해 있으므로 변이를 일으킨 종보다 우월하다. 환경변화가 없을 때 변이는 생존에 불리하다. 변이는 환경에 맞는 생태적 지위에 수렴된다.

    그러므로 기후가 안정된 아프리카보다 빙하의 확장과 후퇴로 환경변화가 심한 유라시아대륙에서 더 많은 변이가 살아남았다. 본질주의 사고방식이 과학계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도구주의로 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사유의 지평은 극적으로 넓어진다.

    자연선택이라는 말은 좋지 않다. 생존경쟁 적자선택 개념은 인종주의를 유발한다. 어떤 종이 살아남는 이유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종이 환경에 맞는 생태적 지위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라고 하면 발산이다. 어떤 선택이든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월한 종이 살아남는다고 설명하게 되고 인종차별로 이어진다.

    생태적 지위라는 단어는 인종차별을 피할 수 있다.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하는게 아니라 환경변화와 종의 상호작용에 따른 생태적 지위에 수렴되는 원리에 의해 진화한다고 생각해야 맞다.

    지하철 시는 시가 아니다. 그냥 안다. 느낌 오잖아. 딱 봐도 아니잖아. 왜 시가 아닌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요령을 쓰기 때문에 시가 아니다. 지하철 시는 제목을 지워버리면 당췌 뭔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시는 시가 아니다. 그럼 올바른 시는 뭐지?

    시는 어떤 둘의 충돌을 반영해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이 전율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시가 시가 아니라 언론사 문예교실 따위에서 알려주는 꼼수로 쓴 개소리라는건 진작에 알았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시는 전율이다. 전율은 충돌이다. 두 가지 시야의 충돌이 없으면 시가 아니다.

    어떤 둘의 만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 도구가 있어야 한다. 도구는 주체인 사람과 객체인 대상을 매개한다. 매개가 있어야 한다. 환경변화와 진화를 매개하는 것은 생태적 지위다. 포켓이 있다. 안성맞춤으로 맞는 것이 걸맞는 생태적 지위에 쏙쏙 집어넣는다. 그것이 진화다. 도구로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우연이냐 필연이냐다. 발산은 우연, 수렴은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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