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20409060141063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다수가 우크라이나가 이긴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에게 물으면 당연히 러시아가 이긴다고 대답한다. 일반인도 전문가 입장이 되어 만인의 주목을 받게 되면 러시아가 이긴다고 대답한다. 전문가는 근거를 대야하기 때문이다. 근거가 뭐지?
지식의 권위가 근거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압도적인 러시아의 힘을 이야기해야 권위가 선다. 전문가들이 오판하는 이유는 대중을 제압하려는 비뚤어진 권력의지 때문이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다. 너희가 메이저리그를 알아? 메이저리그가 우습냐?
이래야 지식인의 권위가 선다. 필자는 정면으로 붙어서 러시아가 이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봤다. 물론 젤렌스키가 도주하고 우크라이나가 친러쿠데타를 일으켜 자멸하면 러시아가 이긴다. 이런 외적인 요인을 빼고 단순히 전투행위만으로 러시아가 이길 수 있는가?
문제는 상식이다. 원래 전쟁은 방어가 이긴다. 그런데 그게 필자만 아는 상식이었다. 전 세계의 모든 지식인이 집단적으로 오판을 한다면? 이 문명은 위태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인류는 수준을 들켜버린 것이다. 구조를 모르는 지식인들이 몰상식을 들켜버린 것이다.
1차대전? 방어가 이겼다. 2차대전? 방어가 이겼다. 625 전쟁? 방어가 이겼다. 월남전? 방어가 이겼다. 중월전쟁? 방어가 이겼다. 근래에 공격이 이긴 전쟁이 있나? 거의 없다. 삼국지만 해도 그렇다. 이릉대전? 관도대전? 적벽대전? 유명한 전투는 죄다 방어가 이겼다.
공격이 이긴 경우는 대개 상대가 자멸한 것이고 정면으로 싸우면 무조건 방어가 이긴다. 전투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죄다 방어가 이겼다. 공손찬이 원소에게 진 것은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고 앉아서 자멸한 것이다. 여포도 진궁이 나가서 싸우라고 했는데 앉아서 죽었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도 대부분 방어가 이겼다. 고구려가 망했지만 열 번 이기고 한 번 졌을 뿐이다. 그것도 연남생의 배반으로 자멸한 거다. 누르하치가 이긴 사르후 전투도 명나라와 조선의 무리한 공격으로 진 것이고 침착하게 방어만 하면 명이 이기는 구조였다
미국의 남북전쟁은 어느 쪽이 공격인지 애매한데 전투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역시 방어가 이겼다. 초기 리장군의 많은 승리는 방어전의 승리고 게티스버그의 패배는 공격전의 패배다. 공수가 바뀌는 순간 명장도 졸장이 된다. 이러한 점은 정치판이라도 마찬가지다.
지선과 총선을 다 이긴 민주당의 무리한 개혁공세가 중도 유권자에게 지나친 공격으로 비쳐서 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공수가 바뀌었다. 윤씨가 조국을 탄압하면 과잉공격으로 보인다. 긴 호흡으로 본다면 적의 무리한 공격을 유도하는 개혁공세는 당연히 해야 한다.
민주화 투쟁이 그렇다. 우리가 파업하고 시위하면 일시적으로 야당측의 공세로 보이지만 그 공세를 진압하는 독재정권의 과잉대응을 유도하여 결국 방어전의 승리가 되는 것이다. 이기려면 방어자의 포지션에 위치하면서 공격을 해도 적을 유인하는 공격을 해야 한다.
전쟁은 당연히 방어가 이긴다는게 인류의 상식이 되어야 하는데 전 세계의 모든 전문가들이 당연하다는듯이 러시아의 승리를 믿었다면 문제가 있다. 물론 러시아가 이길 수도 있다. 단기로 100만, 장기로 300만을 동원하면 러시아가 이긴다. 우크라이나도 맞대응 한다.
러시아가 300만을 동원하여 2차대전과 같은 학살이 벌어지면 나토가 개입하므로 러시아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인구 백만에 불과한 체첸 하나를 두고도 무려 10년을 끌었는데 말이다. 문제는 또다른 오판이다.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정신력 덕분이라며 개소리 한다.
집단적 오판으로 개망신 당한 전문가들이 또다른 개소리로 체면을 세우려고 한다. 얼어죽을 정신력 타령! 노력타령, 성찰타령, 진정성타령, 유기농타령, 채식주의타령, 생태주의타령. 이게 현대의 주술이다. 원시인이냐? 미쳤냐? 전쟁이 장난이냐? 전쟁은 과학이다.
곧 죽어도 생산력이다. 정신력이나 사기로 전쟁을 이긴다는건 2차대전에 일본군의 반자이어택이나 카미카제 같은 삽질이다. 그게 환상에 불과하다. 사기가 높아서 이기는게 아니고 이기니까 사기가 높아진 것이다. 베트콩이 사기가 높은 것은 승산을 봤기 때문이다.
625 때 국군도 어떨 때는 맹렬히 싸웠고 어떨 때는 그냥 무너졌다. 사기? 그런거 없다. 본질은 장교의 절대부족이다. 북한은 국공내전에 참여한 4만 명이 장교가 되어 있다. 히틀러는 10만 장교단을 양성해두고 있었다. 1차대전에 졌으니 군대를 10만 명만 보유하란다.
그 10만의 쪽수를 장교로 채운 것이다. 소련은 스탈린이 장교 3만 명을 숙청해 버렸다. 장교가 없으면 의사결정을 못하므로 진다. 장교가 없다는 것은 군대가 없다는 말과 같다. 군대가 없으면 당연히 진다. 국군이 패전한 주요전투는 공통적으로 대장이 자리를 비운 거다.
군대가 지는 것은 딱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어떤 이유로 의사결정을 못하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장개석 군대는 청나라 군벌세력이 섞여 있어서 의사결정을 못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승리 요인은 인터넷이다. 의사소통에 성공하면 무조건 수비가 이긴다.
이게 상식이 되어야 한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서군이 진 이유는? 싸워서 진게 아니다. 서군은 우두머리가 없었다. 이질적인 세력이 서로 견제하며 전리품이나 챙기려고 모여 있었던 것이다. 대개 이런 식이다. 지휘부가 없거나 장교가 없어 의사결정할 주체가 없다.
물론 러시아가 이긴다고 믿을 이유도 있다. 러시아가 질 거면 왜 침략했지? 승산이 있으니까 침략했겠지. 푸틴이 뒤로 손을 써놨겠지. 푸틴의 능력을 믿으면 러시아의 승리에 돈을 걸 수 있다. 피상적인 관찰과 외부적인 논리를 빼고 냉정하게 전쟁 자체의 논리로 보면?
무조건 러시아가 지게 되어 있다. 사기가 어떻고 정신력이 어떻고는 개망신을 당한 지식인이 할 말이 없어서 그냥 하는 소리다. 그게 인간에 대한 오해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동물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의사결정만 잘 되면 용감하다. 비겁해서 도망치는 병사는 없다.
죽음의 두려움은 전쟁터에 안 가본 사람이 막연히 하는 소리다. 첫 번째 총성을 듣는 순간 인간은 180도로 태도를 바꾼다. 조국을 배신하고 체첸을 러시아에 바친 카디로프도 러시아 편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 싸울 줄 아니까 싸우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해낸다.
군대가 와해되는 것은 의사결정난맥상으로 패닉에 빠지거나, 초한지의 팽성대전에 모인 56만처럼 애초에 전리품을 챙기려고 어중이 떠중이가 모였거나, 밥을 못 먹어서 붕괴되거나다. 샤르후 전투에서 조선군은 내부의 반목 때문에 이틀을 굶어서 싸울 수가 없었다.
다부동 전투 직전에 국군이 후퇴한 것도 사흘을 굶어서 일어난 일이다. 밥을 주고, 총을 주고, 지휘관이 옆에 있으면 죽을 때까지 싸운다. 동료의 배신이 없어야 한다. 그게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밥과 총과 지휘관과 신뢰와 체계 중에 하나가 없어서 군대가 무너진다.
내분이 없고 체계가 잡혀서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라면 무조건 방어가 이긴다. 물론 공격이 3배이상 우세하면 논외다. 그런데 상대가 쪽수를 모으면 이쪽도 어떻게든 쪽수를 만들어내므로 대개 비슷해진다. 우크라이나는 8년간의 돈바스 전쟁을 통해 준비되어 있었다.
방어측 20만을 이기려면 공격측은 전투병력 60만이 필요하고 지원병력은 그 3배다. 임진왜란 때 일본은 열도에서 50만 이상을 동원했고 15만이 바다를 건넜다. 보통 3 대 7로 나누는데 10을 모아 3을 투입하고 7로 뒤를 받친다. 위화도회군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나라는 고구려 원정에 총 300만을 동원했다. 200만을 동원하면 러시아가 이기는데 과거에는 농민을 끌어모으면 되지만 지금은 각자 생업이 있어서 동원이 안 된다. 러시아를 탈탈 털어도 200만을 동원할 수 없다. 러시아가 이길 가능성은 원래 전혀 없었던 것이다.
푸틴은 젤렌스키가 도망치기를 기대하고 승률 1퍼센트의 무모한 도박을 했던 것이다. 이정도면 푸틴이 미쳤다고 봐야 한다. 푸틴이 미치지 않았다면? 전 세계의 지식인이 모두 미쳤다. 전문가의 상식이 틀렸다. 전쟁? 전쟁은 원래 방어가 이긴다는게 상식이라야 한다.
역사상 모든 전투를 검토해보라. 상대가 대비하지 않거나, 압도적인 전력의 우위가 있거나, 신무기를 사용하면 이기지만, 그것도 중립적으로 봐서 그렇고 멀쩡한 남의 나라를 공격하면 상대가 맞대응하므로 이길 방법은 없다. 원자폭탄 없이 일본 열도를 먹을 수 없다.
이 정도면 인류의 모든 지식이 모두 틀렸다고 봐야 한다. 인류의 상식이 틀렸다. 보통사람의 생각이 오히려 맞고 전문가의 판단이 틀린다면 위태로운 것이다. 구조론으로 보는 안목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선빵을 날려 일시적 승리를 얻어낼 수는 있지만 이건 논외다.
모든 전쟁은 사흘 안에 혹은 3개월 안에 결정된다. 625도 3일 안에 결판이 났는데 서로 승복을 안 하고 눈치를 보며 3년을 끌었다. 중일전쟁도 그렇고 독소전도 그렇다. 3개월 안에 끝내려고 했는데 3년을 더 끌었다. 30년 전쟁, 백년전쟁으로 시간끌다가 공격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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