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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슨과 테슬라 그리고 JP 모건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2. 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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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과 테슬라 그리고 JP 모건

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2. 09

 

 

사람들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눈으로 뻔히 보고도 모른 척한다는게 필자의 지론이다. 그게 일종의 인지부조화다. 반면 내용이 엉터리라도 그럴듯하게 문장이 되어주면 쉽게 믿어버린다. 문장을 만들면 타인과 상호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입증책임은 집단에 떠넘기면 되고.

 

    '헛것을 봤다'고 말하는 것보다 '귀신을 봤다'고 말하는게 낫다. 먹힌다는 말이다. 헛것을 봤다고 하면 실제로 본건지, 착각인지, 환상인지 추궁당하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대화를 성공시키는게 중요하다.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게 비겁하다. 지식인이라면 경계해야 한다. 

 

    자신이 눈으로 본 것을 믿지 않고 엉터리 문장을 믿는게 각종 괴력난신에 음모론에 주술이다. 중요한건 본능적으로 '이건 아니다' 싶은게 느껴지지 않느냐다. 소실점이 어긋나면 어색하잖아. 그림을 그리라고 하니 지도를 그려놓고 여백이니 뭐니 말로 때우고 뭉개는게 말이 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지점에서 분노해야 한다. 장난하냐? 진리가 우습냐? 화음이 있는 서양의 풍성한 음악과 화음이 없는 동양의 단조로운 음악이 비교된다. 딱 봐도 이건 아닌데 싶은 거 있다. 뭔가 나사가 하나 빠져서 덜커덩 거리는게 느껴진다. 허술한 빈틈이 보인다. 

 

    인공지능이 그렇다. 억지로 말하면 컴퓨터도 인공지능이고, 전자계산기도 인공지능이다. 뽕짝도 음악이고, 이발소 그림도 그림이고, 지하철 시도 시고, 김봉남도 패션 디자이너다.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진짜가 시작된다. 주먹구구는 수학이 아니고 주술은 과학이 아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두근거리듯이 진짜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바퀴벌레 수준만 되어도 인간들은 크게 당황할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가 지능이 높아서 사랑받는게 아니다. 제 발로 사람에게 다가오는게 중요하다. 사실이지 바퀴벌레나 인간이나 지능 자체는 큰 차이 없다. 

 

    시력이 좋고, 언어가 있는 인간이 주변의 자원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뿐이다. 인간은 뒤에 도서관을 하나 갖다 놓고 컨닝을 열심히 하는 재주가 있다. 자극하고 반응하면 그게 바로 지능이다자극과 반응의 상호작용 구조가 없으면 지능이 아니다. 문제는 외부와 상호작용 하는 거. 

 

    이쪽이 아니면 저쪽이다. 그게 되어야 지능이다. 상호작용을 자체 생산한다. 미로를 찾는 쥐가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을 찾는다. 한 번 갔던 길을 두 번은 안 가려고 한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려고 한다. 뇌의 자원을 최소로 사용하려고 한다. 그런게 있어야 지능이라 할 수 있다. 

 

    이쪽이 아니면 저쪽을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이 지구에 과연 몇이나 될까?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필자가 소실점을 거론하는 이유는 인간들이 왼쪽 아니면 오른쪽이 안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능이 한없이 0에 가깝다. 그래도 멀쩡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상호작용의 효과다. 

 

    받쳐주는 사람이 있으면 꽤 한다. 왼쪽은 내가 맡고 오른쪽은 상대방이 받친다. 중국 고무술이 망하는 이유는 실전을 뛰지 않기 때문이다. 오른쪽에 받쳐주는 사람 없이 왼쪽에서 혼자 투로를 수련해봤자 먹히지 않는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무인도에서 수련했다는 도사들 있었다.

 

    성공한 사람은 없다. 민속씨름 초창기에도 시골 꾀씨름꾼이 나왔지만 이만기 근처에 가 본 사람은 없다. 혼자 하는 것과 둘이 하는 것의 수준 차이는 백 대 빵이다. 중국이 망한 이유는 천하통일로 혼자였기 때문이다. 유럽이 흥한 이유는 주변에 왕국이 백 개나 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공국, 시국, 백국, 민국 등 국체가 다양하다. 일본도 잘게 쪼개져 있었다.

상호작용과 일방작용은 백 대 빵의 수준 차가 있다. 인간들은 경쟁이 붙어야 흥한다. 일방통행 공산주의는 원래 안 되는 거다. 예술가는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훔쳐야 산다. 골방에서 뭔가 되는 일은 없다. 

 

    인간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길을 찾는 동물이고 남의 시행착오를 훔쳐서 자기 이름으로 발명특허 내는 사람이 천재다. 에디슨은 천재가 맞다. 왼쪽으로 가다가 막히면 오른쪽으로 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게 어디야? 천하의 테슬라도 그걸 못해서 쓸쓸하게 호텔방에서 죽었는데 말이다. 

 

    그런 에디슨도 방향전환 못한 경우가 많다. 직류를 고집한 이유는 전기 시스템을 다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교류는 결함이 많고 해결에 10년 걸리겠지. 테슬라가 순식간에 뚝닥 해결한다. 테슬라는 도구를 쓰는 과학자고 에디슨은 맨땅에 헤딩을 하는 발명가다. 에디슨이 더 뛰어나다. 

 

    테슬라 띄우기는 근래의 유행이다. 위인전 작가들이 그동안 에디슨은 이순신으로 띄우고, 테슬라는 원균으로 깔아뭉갠데 따른 반동이다. 이제는 테슬라가 이순신 되고, 에디슨은 원균으로 몰렸다. 에디슨은 무려 생각이라는 것을 했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을 비교해도 그렇다. 

 

    워즈니악은 기술자에 불과하다. 과학자는 법칙을 쓰고, 기술자는 연장을 쓰고, 발명가는 생각을 쓴다. 차원이 다른 것이다. 에디슨은 발전소부터 송배전과 전구까지 전체 전기 시스템을 다 만들려고 했다. 사실은 그게 무리수였다. 잡스가 애플 생태계를 다 만든 것과 같은 개념이다. 

 

    필자가 왕년에 잡스의 무리수를 비판한게 그런 이유다. 에디슨은 돈 많은 귀족들에게 전기를 팔려고 교류를 시도하지 않았다. 전자제품은 직류를 쓰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뒤에 따라와서 날로 먹었다. 전기 시스템의 90퍼센트는 에디슨이 닦아놨고 이제 가격만 후려치면 다 먹는다. 

 

    중국 저가폰이 애플을 잡는 원리다. 스마트폰의 90퍼센트는 잡스가 해놨고 중국은 단가만 후려치면 된다. 일론 머스크는 그걸 알기 때문에 애초부터 가성비 전략으로 간다. 일론 머스크가 무서운 사람이다. 이 게임의 본질을 알고 있다. 그러나 에디슨처럼 한 방에 갈 위험성은 있다. 

 

    포드가 가성비만 추구하다가 GM에 밀린 것과 같다완제품을 만드느냐 반제품을 만들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느냐다. 어느 쪽이 낫다고 할 수 없다. 자동차 회사가 제철소를 하고 수리점도 하고 심지어 중고차도 판다. 현대차가 자체 중고매장을 운영하면? 다른 나라는 그렇게 한다. 

 

    아예 철광석까지 조달해버려. 그러다가 갑자기 전기차가 나오는 식으로 환경변화가 일어난다면 도태된다. 에디슨의 실패로 보면 애플전략이 틀린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버티는 것을 보면 현기차가 제철소를 하고 중고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비판할 수 없다.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원대한 방향판단의 문제를 아는 것이다. 에디슨과 테슬라의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다. 너무 원대하게 이상주의로 가면 안 되고 왼쪽 깜박이 넣고 적절히 오른쪽으로 핸들 꺾어야 한다. 에디슨이나 테슬라나 너무 원대한 꿈을 꾸다가 말아먹고 JP모건에게 털린 거다. 

 

    인공지능이 헤매는 이유는 그게 지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능은 상호작용인데 지금까지 나온 것은 일방작용이다. 짚신벌레도 지능이 있는데 알파고는 지능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 짚신벌레도 왼쪽으로 가다가 길이 막히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말이다.

 

    알파고는 자신이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다. 남이 어디에 둘 것인지 예측하지 않는다. 예측할 이유가 없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몰라도 된다. 전략이 없고 매 순간 새로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잘못이다. 컴퓨터 자원을 낭비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동물이다. 자극과 반응이다. 그걸 자기 안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일방작용 할 테니 네가 받쳐줘 하는 식으로는 지능이 안 된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비슷한 것은 없었다. 방향을 바꿔야 된다. 왼쪽이 아니면 오른쪽이다.

 

    전체 생태계를 다 만들려는 에디슨 관점은 일방작용이다. 핵심만 장악하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는 테슬라는 상호작용이다. 최종승자는 JP 모건이다. 에디슨은 시스템을 만들고 테슬라는 경쟁력을 만들어라. 나는 돈을 벌께. 그는 빈 자루만 하나 갖고 와서 돈을 담아갔다.

 

    왜? 에디슨과 테슬라를 경쟁시켰으니까. 게임의 주최측은 JP 모건이었다. 테슬라는 발견자다. 발견은 우연히 할 수도 있다. 좋은 도구를 가진 자가 발견하는 법이다. 망원경이 없었다면 갈릴레이도 없는 거다. 발명은 방향을 판단해야 한다. 천재라야만 되는 영역이다.

 

    많은 경우 두 번째 가는 사람이 흥한다. 에디슨도 남이 하다 망한 것을 줏어와서 두 번째 가서 흥했다. 반대로 에디슨이 하다가 버린 것을 주워다가 흥한 사람도 많다. 테슬라가 버린 것도 남들이 대거 주워갔다. 첫 번째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는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다.

 

    발견만으로는 돈이 안 된다. 발명까지 가야 돈이 되는데 그래봤자 결국 금융업자가 죄다 가져간다. 일방작용은 남 좋은 일을 시키고, 상호작용은 남이 흘린 것을 뒤에 따라가며 주워먹고, 자기 안에 상호작용의 구조를 갖춘 사람은 최종보스가 된다. 이 구조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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