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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시장도 얼어붙었다..매매가보다 낮아도 응찰자 없어 줄줄이 유찰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2. 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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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시장도 얼어붙었다..매매가보다 낮아도 응찰자 없어 줄줄이 유찰

김경민 입력 2022. 02. 04. 07:12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아파트 경매 열기도 예전 같지 않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입찰에 부쳐진 물건 중 낙찰된 물건 수 비율)이 50% 선을 밑도는 등 경매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매시장에도 한파가 닥쳤다. 사진은 서울의 한 경매법정(매경DB).

아파트 낙찰률 46.9%…7년 만에 최저치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6.9%로 11월(62.2%) 대비 15.3%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법원 휴정 사태로 낙찰률이 10%에 그쳤던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2014년 10월(46.7%) 이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낙찰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치솟으면서 열기가 뜨거웠다.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9.9%에 달할 정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낙찰률도 70%로 인기를 끌었다. 집값이 급등하다 보니 더 늦기 전에 경매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거래도 뚝 끊기면서 경매시장에서도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20% 수준에 육박했던 낙찰가율도 어느새 100%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도 지난해 9월 7명을 넘었지만 12월 3.4명으로 급감했다.

 

일례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 전용 85㎡ 경매 입찰 최저가는 감정가인 8억6600만 원이었다. 지난해 10월 같은 평형 매매가(9억4500만 원)보다 7900만 원 낮았음에도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월곡두산위브 매물 호가가 10억 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경매 가격이 꽤 저렴한데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강남권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 전용 142㎡ 경매 역시 응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물건 감정가는 29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 4월 실거래가(31억 원)보다 1억 원 이상 낮지만 경매시장에서 찬밥신세였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 아파트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분다. 지난해 12월 낙찰가율이 105.7%로 11월(111.9%)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5명에 못 미친다. 지방에서는 울산 낙찰가율이 12월 기준 94%에 그쳤다.

 

울산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97.2%) 이후 5개월 만이다. 부산(94.7%), 대구(95.1%), 대전(97.1%)도 낙찰가율이 100%에 못 미쳤다. 광주 낙찰가율은 106.9%로 11월(109.1%)보다 2.2%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방광역시 중에선 유일하게 100%대를 유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매도 대출받기가 어려워져 경매 열기가 한풀 가라앉은 듯싶다. 당분간 낙찰가율, 낙찰률 등 경매 관련 지표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매시장에 한파가 불지만 여전히 경매시장 문을 두드리는 수요자는 꽤 많다. 다만 경매할 때 주의할 점도 적잖다. 경매에 앞서 권리분석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권리분석은 해당 매물에 걸려 있는 유치권, 지상권 등의 권리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복잡한 채무 관계에 얽힌 물건은 권리분석을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추후 낭패를 볼 수 있다.

 

현장 조사도 권리분석 못지않게 중요하다. 경매 매물이 위치한 곳을 직접 찾아가 입지가 괜찮은지, 얼마나 노후화됐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입찰 전 구체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고 입찰보증금 즉, 최저 입찰가의 10%를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무작정 대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넉넉한 자금을 보유한 뒤 경매에 나서야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글 김경민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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