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수입한 지역 가운데 대당 단가가 가장 비싼 곳은 아시아권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 4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 차종을 선호하는 북미권이나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고급차 수요가 있는 유럽권역의 수출단가가 높은 편이었는데,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권 수출물량이 늘면서 대당 단가도 끌어올렸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자동차 수출현황을 따져보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대당 수출단가는 2만359달러로 집계됐다. 한 해 전에 견줘 14%가량 늘어난 것으로 대당 수출가격이 2만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5년 전인 2016년 수출단가와 비교하면 40% 이상 올랐다.
자동차 평균 수출가격이 오른 건 주요 메이커별로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이나 하이브리드·전기차 같은 친환경차종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자동차 수출액 가운데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대기중인 완성차<이미지출처:연합뉴스>눈에 띄는 건 대륙별 평균 수출단가에서 아시아권이 2만4357달러로 다른 대륙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이다. 2020년만 해도 아시아권 평균 수출단가는 1만9979달러로 유럽(1만9844달러, 비EU국가 포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한 해 만에 20%이상 급증하며 격차를 벌렸다.
지난해 유럽권 평균 수출가격은 2만2182달러였다. 북미권은 2만1321달러로 엇비슷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중동지역 수출단가는 1만4000~1만6000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시아권은 전통적으로 한국산 메이커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시장이다. 국내 수출물량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현대차·기아는 물론 한국GM, 르노삼성 역시 북미권이나 유럽향 수출이 주를 이룬다. 현대차·기아가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중국 역시 과거에 비해 점유율이 많이 줄어들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JIExpo)에서 열린 '미래 전기자동차 생태계' 행사에서 제네시스 전기차 G80 옆에 나란히 서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동남아권 역시 과거부터 도요타 등 일본 메이커가 공략에 공을 들이면서 현지 생산체계를 잘 갖춰둬 점유율이 상당하다. 다만 최근 들어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차를 내놓는 가운데 전기차나 SUV 등 상대적으로 고가차종 라인업과 함께 현지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수출단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세안 최대 완성차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0년 한국산 차를 547대(버스·트럭 포함) 수입했는데, 지난해에는 2801대로 5배 이상 늘었다. 일본 메이커가 시장을 꽉 쥐고 있는 태국 역시 한국산 차 수입량이 998대에서 같은 기간 3793대로 크게 늘었다. 외산 브랜드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내 한국차 수입량은 129대로 절대 수치는 적은 편이지만 한 해 전(19대)에 견줘 증가폭은 크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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