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1, 29
외계인과 채널링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야. 이 미친놈아!’ 하고 뒤통수를 한 방 쳐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참았다. 그 사람은 꽤나 진지했다. 한 손으로는 어떤 사람의 엄지손톱을 아프게 꽉 누르고 다른 손으로 볼펜으로 종이가 새까맣게 되도록 동그라미를 그린다. 채널이 열렸다. 외계인의 전파가 쏟아져 들어온다. 띠롱띠롱.. 띠리리리.. 영구 없다.. 빵샹.
문제는 이런 미친 넘들이 도처에 널려있다는 점이다. 아니 거의 전부다. 멀쩡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심지어 천하의 김어준도 황당한 주장을 한다. 알만한 사람이 이러면 어쩌냐? 도대체 물리학을 1도 모르나? 붙잡아 앉혀놓고 가르칠 수도 없고. 물리학자가 아니라도 이건 상식이잖아.
개소리가 개소리인 이유는 내가 이런 것을 1초 만에 판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짜증이 난다. 개소리는 개무시가 정답인데. 솔직히 모욕당한 기분이 든다. 개 행동을 한다는건 나를 개로 봤다는 건데. 참아야 되나?
괴력난신은 사람을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고약한 것이다. 자기 머리로 생각은 아니하고 내가 질문할테니 너는 대답을 내놓거라 하고 책임을 떠넘긴다. 부족민의 동물적인 본능이다. 일을 키우고 소동을 벌여서 족장을 끌어들이고 판단을 위임하려는 행동이다. 그래야 무리가 결속된다.
아직도 귀신을 믿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는가? 꽤 많은 사람이 자신이 꾸는 꿈은 영험있는 꿈이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예지몽이다. 대화할 수 있나? 거대한 장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대화하지 말자고 차단선을 치는 거다.
짜증나는 것은 정말 꿈이 맞다면 노벨상 받을 소식인데 왜 가만이 있느냐다. 노벨상이 우습냐? 과학이 우습냐? 진리가 우습냐? 인간이 우습냐? 우주가 우습냐? 왜 증명하지 않지? 인생에 성의가 없는 자다. 존재가 뭔지 궁금하지도 않나? 귀신이 있다면, 기가 있다면, 초능력이 있다면, 외계인이 있다면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셈인데 왜 가만 있냐? 이런 사람 입에서도 사랑이 어떻고 애국이 어떻고 민족이 어떻고 하며 연설 터진다.
자신이 밀고 있는 귀신과 기와 예지몽과 초능력을 증명하면 노벨상 백개다. 노벨상 받아오면 그게 더 애국인데 얼어죽을 애국타령, 민족타령이란 말인가? 빨갱이 잡으러 다닐 시간에 귀신을 증명해 보라고. 밥이 넘어가냐? 숨이 쉬어지냐? 잠이 오냐? 지금이 한가하게 사랑타령 하며 신파 찍을 분위기냐? 상투적인 클리셰라니 지겹지도 않나? 단서를 잡았다면 목숨을 걸어야지 뭐하냐? 조문도 석사가의. 아침에 도를 들었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아침에 귀신을 봤다면 저녁이 되기 전에 증명해야지. 식음을 전폐하고 달려들어야지. 증명하기 전에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게 정상이지. 아인슈타인 싸대기 때려주고 뉴턴을 단두대로 보내고. 양자역학은 통째로 폐기되고 과학계의 혁명이잖아. 갈릴레이 이후 500년 과학사가 통째로 넘어간다. 좋구나.
귀신이든 초등력이든 사차원이든 있다면 그것을 잡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 뒷산에서 던진 야구공 하나를 못찾아서 아직도 약이 오르는 사건이 있지만. 그게 사차원의 구멍으로 빠져버렸나? 그건 예외고 보통은 내한테 걸리면 용서가 없다. 어떻게든 잡아내고야 만다. 귀신이든 기든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이것들은 검색도 안한다. 네 손가락은 고급이라서 아끼냐? 제 손으로 검색도 안 하면서 떠드는 자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쳐죽여야 한다.
우리나라에 점쟁이가 2백 만명이다. 단체가 둘인데 회원이 각 3십만에 비가입자, 수련 중인 예비 점쟁이까지 2백만. 별자리 점쟁이와 타로카드 점쟁이까지 추가하면 더 되고 화투점은 같잖아서 안 쳐준다고. 이 나라에 미친 넘이 일단 2백만이란다. 종교인도 따지면 같다. 어느 나라는 종교인이 90퍼센트다. 그 바닥에 안 미친 사람은 몇이냐? 어휴 어휴 어휴. 내가 죽어야 되나?
왜 개소리가 개소리인가? 인생을 건성으로 사는 사람과 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와 인간의 대화는 불통이다. 왜 내가 이런 사람에게 시간을 뺏겨야 하지? 물론 오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 검색은 해보고 떠들자. 진지하게 믿는다면 목숨을 걸자. 괴력난신 허무맹랑 증명해서 과학계 박살내고 아인슈타인 얼굴에 오줌 갈기고 혁명하자. 귀신은 월급도 안 받고 일해주니 좋구나. 귀신을 잡아다가 무임금 강제노동 부려먹자. 1인당 GDP 백만불 찍어보자. 귀신은 애플의 신기술, 테슬라의 첨단기술 바로바로 털어온다. 그 좋은 일을 안 하고 기껏 한다는 짓이 점쟁이 짓인가? 좋은 화약을 가졌으면 서구를 정복해야지. 기껏 한다는 짓이 설날 아침에 귀신 쫓기 하는 중국인들 보게나. 염병하고 있네. 뭣하고 있어? 세계를 정복해야지. 서구가 중국을 비웃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간들이 이런 식으로 개판친다면 솔직히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벌레들 틈에서 뭐하는 짓이야? 김용옥처럼 기껏 하바드 나와서 생태타령 하는거 보면 우울하다. 그게 대학이냐? 족장님의 주목을 끌어보려고 얄궂은 걸로 호들갑을 떠는 원시 부족민의 소인배 행동을 하버드에서 가르치냐?
미친 넘에게는 죽빵을 날려야 하는데. 미친 넘이 너무 많아서 내가 죽을 밖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하나가 그립다. 상호작용이 아니고, 메커니즘이 아니고, 구조가 아니고, 기능이 아니고, 방정식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일단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입에 담지도 마라.
부족민은 사냥감, 채집감이 바닥나면 오두막을 철거하고 이동한다. 일부 인원이 삐지고 등 돌리면 무리가 찢어진다. 부족이 결속되려면 내부 상호작용이 활발해야 한다. 많은 일들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뭔가 잘 모르는게 거시기한데요?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귀신을 봤다고 말해야 족장님이 귀를 기울여준다. 적극적으로 개소리를 해야 한다. 부족민의 생존비결이다. 지금도 그런 짓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족장들이 책임감을 가졌는데 지금은 과학자도 어린이가 되어 있다. 부끄러운줄 모르고 소인배 행동을 한다. 70억의 행진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하기 때문이다. 천하임의 마음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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