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연구소 김동렬 2022. 01. 19
유튜브 영상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인간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연의 흐름을 따라간다. 상호작용의 반은 내 책임이고 반은 상대방 책임이다. 대나무를 쪼개도 결따라 간다. 반은 칼자루를 쥔 내가 결정하고 반은 대나무의 결이 결정한다. 반은 요리사의 솜씨가 결정하고 반은 재료의 신선도가 결정한다.
물의 흐름을 따라가려면 물에 몸을 맡겨야 한다. 대나무를 쪼개려면 칼을 대나무에 박아야 한다. 음식을 요리하려면 재료에 손을 대야 한다. 그런데 인간들은 어떤가? 손을 대지도 않는다. 접촉하지 않는다. 멀찍이 떨어져서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낯을 가리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슬쩍 자극해놓고 잽싸게 도망친 다음 반응이 오기를 기다린다. 온갖 차별주의는 대상을 장악하지 못하므로 핸들링 하지 못하는 약자가 지렛대를 박으려는 행동이다. 강자들도 상대를 과대평가하고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는 방법으로 지렛대를 만들려고 한다.
우파들이 북한의 전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 그러하다. 그럴 때 관념화 되고 우상화 된다. 도구를 사용하여 대상과 물리적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그 도구가 없으므로 말로 때우려 하고, 말로는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므로 말을 독하게 한다. 그것이 이데올로기의 우상이다.
문제의 해결방법은 도구를 사용하고 핸들을 박아서 대상을 물리적으로 장악하고 통제하는 것이며 그 방법은 생산력의 혁신 뿐이다. 산업과 지식과 문화의 생산력이야말로 유일한 지렛대다. 자본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무슨주의 하며 다들 극단으로 치닫는 판이다.
핸들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이 핸들이다. 지식과 문화와 미디어도 핸들이 된다. 정 안되면 광장의 촛불이라도 나서야 한다. 산업의 혁신이 가장 세다. 대상과 나를 연결할 물리적 수단이 없으면 겉돌게 되어 공허해진다. 톱니가 맞물리지 않고 겉돌면 핸들을 놓치게 된다.
핸들을 놓치지 않으려면 앞세워야 한다. '위하여'는 내 앞에 세우는 것이다. 인간이 앞에 서야 하는데 대상을 인간 앞에 세우면 우상이다. 자유를 위하여, 정의를 위하여, 공정을 위하여, 평등을 위하여 하며 '위하여'를 떠드는 것이 지렛대가 없을 때 하는 우상화 작업이다.
핸들이 있으면 조절이 된다. 초콜렛이 있다면 줄 수 있다. 이때 조절이 가능하다. 하나 줄까, 두 개 줄까? 초콜렛이 없으면 말로 때워야 한다. 약속해야 하는데 보증인이 없다. 극단주의로 가는 수 밖에.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한 번 하면 안 되고 반복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연결되면 즉각 반응하므로 적당히 조절되는데 물리적 연결수단이 없으면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하여 독한 말로 자극해야 한다. 그냥 사랑한다가 아니라 죽도록 죽도록 죽도록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냥 자유가 아니라 극단적 신자유주의로 가준다.
극단적인 좌파 공산주의로 가게 된다. 무조건 강하게 말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준다고 세게 말해야 한다. 진실은 조절이 되는데 거짓은 조절이 안 된다.
인간이 망하는 이유는 낯가림 때문이다. 대상을 장악하는 물리적 통제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상대를 자극하고 반응이 오기를 기다리는 츤데레가 차별주의다.
군대라 해도 신고식을 하고 주먹다짐을 하고 한바탕 한 소대가 얌전한 소대보다 임무를 잘 수행한다. 얌전한 소대는 낯을 가린다고 우물쭈물 한다. 한바탕 뒤집어 엎은 소대는 명령을 내리고 역할을 분담한다. 통제수단이 없을수록 허풍을 세게 쳐야 하는 것이 이념이다.
소승이냐, 대승이냐다. 소승은 혼자 고립되어 지렛대가 없으므로 어그로를 끌게 된다. 순결주의, 극단주의, 차별주의로 가게 된다. 남들이 쳐다볼때까지 자해를 하게 된다. 높은 곳에 깃발을 꽂고, 고함을 지르고, 어그로를 끌고 우상화 하는 방법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대상을 장악하고 거기에 물리적인 지렛대를 박고 핸들을 잡되 그것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 정답이다. 그것은 함께 가는 대승의 길이요, 생산력의 혁신이요, 산업과 지식과 문화와 미디어와 광장에서 가능하다. 팀플레이를 훈련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어렵지만 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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