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에게 권총이 한 자루 있는데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강도가 침입했는데 대항하지 못했다. 뒤늦게 서랍 속에 넣어둔 권총을 떠올렸다면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그때 그 총을 빼들었어야 했다. 그게 인생이다. 첫째 권총을 획득하는 것, 둘째 권총으로 강도를 쏘는 것. 셋째 그리하여 승부에서 이기는 것. 그리고 더 좋은 총을 물색하는 것이다.
인생의 본질은 내 안의 어떤 가능성을 남김없이 털어놓는 것이다. 권총은 쏘면 되고 재능은 발휘하면 된다. 그런데 혼자서는 잘 안 된다. 내 안의 숨은 재능을 온전히 꽃피우려면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실력을 보여줄 무대가 필요하고 동료와의 팀워크도 필요하다. 커다란 축제가 벌어져야 장기자랑이라도 할 수 있다. 더 큰 판을 벌여야 한다.
기독교의 창조론, 다윈의 진화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플라톤의 이상론, 공자의 군자론, 석가의 해탈론, 니체의 무신론,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알려져 있지만 대개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사상이다. 인간은 왜 사는가? 목적지는 없다. 구조와 기능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생의 답은 주어진 기능을 발달시켜서 내부에 잠재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내 안에 재능이 있다면 그것을 드러내야 한다. 활은 화살을 쏘고 악기는 소리를 토해낸다. 도망가려고 하면 안 된다. 탈근대를 표방하는 서구 구조주의 사상은 거대담론을 포기하고 미시담론으로 도망치려는 비겁한 생각이다. 양차 세계대전의 재앙을 낳은 전체주의에 대한 환멸이 퇴행적 반동을 일으켰다. 인생의 종착역은 자동차의 기어변환과 같다.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하는 재미를 즐겨야 한다. 하나의 구조는 하나의 뇌세포와 같은 1 바이트의 정보처리단위다. 한 개인은 집단지성의 일부를 구성한다. 연주자 한 사람은 악기 하나를 담당하지만 오케스트라 전체는 객석 전체와 대결한다. 때로는 하나가 전체를 대표하게 된다. 한 순간에 하나의 소리가 무대와 청중을 지배한다.
인생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인간은 이기는 결정을 해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이기는 게임을 조직해야 한다. 인생은 천국도 없고, 구원도 없고, 해탈도 없고, 내세도 없고, 피안도 없고, 목적지도 없다. 이기는 결정을 하면 반응이 돌아온다. 연주자는 악기를 이기므로 소리가 되돌아온다. 그럴 때 더 큰 단위의 게임에 초대될 수 있다.
출발하려는 자는 방향을 보고 도착하려는 자는 목적지를 본다. 우리는 출발점에 서서 방향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 인생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므로 도착지는 환경이 정한다. 새는 둥지에 깃들고 배는, 항구에 정박하고, 비행기는 공항을 찾아가고, 자동차는 차고지를 찾아간다. 그것은 환경의 초대장이다. 환경이 걱정할 영역이지 나의 소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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