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9월 증시 속 과거 9월 증시 경험을 떠올려본다.
추천 12 | 조회 436 | 번호 7813 | 2021.09.09 13:29lovefund
이번 주 카카오 주가 급락으로 시작된 증시 불안이 월요일부터 연이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낙폭과 개인 투자자 선호 종목들의 낙폭이 커지다 보니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는 듯합니다. 코스피 시총 대형주 중 가격 부담이 컸던 종목들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숨 고르기입니다만, 투자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는 이때.
과거 10년 전, 20년 전 9월 이즈음 경험했던 증시 썰 몇 글자 풀어보고자 합니다.
▶ 이제는 아무도 기억 못 할 20년 전, 2001년 911
가장 먼 과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서기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저녁.
당시 젊은 시절이었던 저는 친구와 함께 거나하게 막걸리에 취해 있었지요. (지금은 술을 끊었습니다만, 그 당시는 잘 마셨었습니다.)
그리고 막걸릿집 TV에 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은 한 장면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네 맞습니다. 전대미문의 사태 911테러였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WTC는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고 바로 아프가니스탄에 미국이 폭격을 가하였지요. 술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911테러로 인한 증시 충격이 심각할 수밖에 없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2001년 9월 12일 필자가 보유한 종목들은 모두 하한가(당시 코스피 –15%, 코스닥 –12%)로 개장하였고 등락도 해보지도 못하고 하한가로 마감하였습니다.
그 당시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의 1,560여 개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단 26개 종목 이 중에서 채권 관련 주식들과 전쟁관련주를 제외한다면 모든 종목이 하한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당시 필자는 옵션 포지션 연구를 한참 하던 때여서, 콜옵션과 풋옵션 스트래들 포지션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포지션이 하루 만에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기록하여 그나마 주식 포지션 손실을 커버하여 주었습니다.
[ 2001년 911 전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
시장 참여자들은 아비규환에 빠졌고, 당시 필자는 그러한 군중심리에 휘말리며 일단 9월 말까지 모든 포지션을 정리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그때 버티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2001년은 그 직전 해인 2000년에 IT버블 붕괴로 코스닥 지수가 1/5토막 나고, 코스피 종합주가지수가 반 토막 난 상황에서 잠시 숨 고르기 하다가 다시 911사태가 터졌기에 제2의 IMF 사태가 온다는 공포감은 증시를 휘감았습니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뉴스에서는 911 이후 사태 상황에 대한 뉴스 기사가 쏟아졌지요. (당시 상장한지 얼마 안 된 24시간 뉴스채널 YTN은 엄청난 시세를 분출하였지요)
그리고 10월이 되기 전 시장을 둘러보니 너무 싼 주식이 넘쳐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응도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IT버블 붕괴로 정신없이 금리를 낮추시던 그 시절 그린스펀 연준의장께서는 패닉에 빠지셨는지 매우 강력하게 기준금리를 퍽퍽 인하하시더군요. (또다시 돈이 풀리는구나!)
당시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던 분들도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바로 포지션을 구축하였습니다. 시장에 헐값에 투매 된 종목들을 그야말로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주워 담았습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분위기가 가득할 때 주가지수는 이미 911사태 후 최저점 대비 갑절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 10년 전, 2011년 유럽위기 한 달 후인 9월
2차 양적완화가 중단된 후 얼마 뒤인 2011년 8월 유럽 쪽에서 삐걱거리던 금융시장은 유럽위기라고 불리는 증시 급락이 발생합니다. 차화정 장세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수혜로 주가지수 2,150p 영역에 있던 주가는 단숨에 9월 말 1,650p까지 단숨에 20% 이상 지수가 하락한 중급 하락장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집안에 우환이 있었기에 한 달여 정신없었던 필자는 9월 즈음 정신을 차리고 시장을 살펴보니 너무도 좋은 종목들이 헐값에 던져져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 너무 강한 주가 상승 추세여서 엄두도 못 내던 종목들이 한 달 만에 만만한 가격까지 하락한 예도 다반사였지요. 그 당시 경제 뉴스에서는 이번 유럽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는 소식들이 연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두 번 다시는 못 일어날 것이라오!”
[ 2011년 9월 전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 지수 추이 ]
조금 아쉽지만,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는 2017년 봄까지 만 6년간의 초장기 횡보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염려했던 대폭락 장은 찾아오지 않았지요.
오히려 코스닥 시장이 2011년 9월 400p 초반을 기점으로 상승을 시작하면서 매년 저점을 높이더니 2015년에는 당시로서는 꿈의 지수대인 780p를 넘어가게 됩니다.
▶ 과거처럼 두려운 9월 증시는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조정에 당황하는 시장 참여자들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 증시 낙폭이 연이어지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휘청거리니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그 결과 어떻게 해야 하나 혼란에 빠지신 듯하더군요.
과거 10년, 20년 전 상황을 떠올려보면 필자도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워했습니다. 특히나 필자도 20년 전 혈기 왕성하던 시절에는 군중심리와 감정에 휘둘렸습니다.
하지만,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시장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의 투자 전략을 점검 해보다 보면 마음속 소란은 사라지고 차분하게 시장이 보이실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힘드시다면 시장 조정 시기에 여러분들의 투자 성향에 맞는 투자 대가들의 책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당시엔 전 세계가 무너질 것 같았던 10년 전, 2011년 8~9월 증시 그리고 20년 전 2001년 9월 증시가 지금은 담담하게 보이는 것처럼, 조금만 마음을 편하게 생각하시면 현재 증시가 그렇게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란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2021년 9월 9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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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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