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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부동산 新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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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20. 3. 2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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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 김경민 | 입력2020.03.20 09:00

한화건설은 최근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에 짓는 ‘한화포레나부산덕천’ 아파트 견본주택을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했다. 온라인 홈페이지에 세대, 유닛별 VR 촬영 화면과 함께 입지, 단지 배치, 특장점 등의 상세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포레나부산덕천 홍보를 사이버 모델하우스 위주로 진행하기로 했다. 현장에 가지 않고 대면상담을 받지 못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뜨겁다. 건설사마다 주요 단지를 분양할 때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내세우는가 하면 아예 유튜브 채널 홍보에 열을 올리는 곳도 부쩍 늘었다.


그나마 인기 분양단지에는 수요가 몰리지만 기존 아파트 시장에는 찬바람이 분다. 거래가 뚝 끊기면서 공인중개사사무소마다 울상이다. 정부 대출·세금 규제로 매매 수요가 급감한 데다 이사를 기피해 ‘전세 눌러앉기’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코로나19가 바꾼 부동산 시장 신풍속도를 들여다본다.


언택트’ 탓 거래 뚝…총회 못해 조합 답답 반포리체 전용 84㎡ 실거래가 5억원 ↓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분양 성수기’로 불리는 봄이 시작됐지만 정부 규제 폭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아파트 분양 시장이 안갯속에 빠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전국적으로 1만8280가구 아파트가 분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분양 예정인 전국 민간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35만2376가구)의 5.1%에 불과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대거 연기한 탓이다. 당초 2월 분양 예정 아파트는 26개 단지, 1만5465가구(일반분양 기준)였지만 실제 분양이 이뤄진 물량은 15개 단지, 7812가구로 당초 예정 물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일례로 경기도 성남시 성남고등자이, 안양시 호계 신원아침도시, 파주시 운정호수공원테라스더리브, 인천시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등이 줄줄이 분양을 연기했다.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에서는 힐스테이트도원센트럴, 다사역금호어울림, 중동 푸르지오, 황금동 주상복합 등 주요 단지 분양이 잠정 연기됐다.


이미 분양한 단지 청약경쟁률도 극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월 울산에서 분양한 학석동 동남하이빌은 69가구 모집에 20건만 접수돼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부산 서면스위트엠골드에비뉴의 경우 전용 59㎡A평형만 2순위 마감됐고 나머지 주택형은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A건설업체 관계자는 “보통 3~5월은 이사 철이 겹쳐 분양 성수기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접촉이 끊기면서 어쩔 수 없이 분양을 연기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상반기 내 분양을 진행하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더욱 조급한 모습이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면 4월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총회 의결이 필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45조에 따르면 총회는 조합원 중 20% 이상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조합 총회, 설명회 개최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3월 8일로 예정된 총회를 취소했다. 송파구 한양2차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총회 개최를 연기했다. 이처럼 대다수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총회 개최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급기야 지자체가 발 벗고 나섰다. 서울 강남구·동작구·은평구 등 일부 지자체는 국토부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를 요청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자체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상한제 유예를 해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에는 상당수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사가 중단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 공사 현장.
<윤관식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공사가 중단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 공사 현장. <윤관식 기자>

▶‘봄 성수기 실종’ 분양 줄줄이 연기

서울 인기 상권조차 권리금 사라져


신규 분양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한파가 닥쳤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 반포리체 전용 84㎡는 지난 2월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최고가(26억8000만원)보다 5억원 넘게 하락한 가격이다. 덩달아 거래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69건으로 1월(6267건)보다 1000건가량 줄었다. 전세 거래도 급감하는 중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만6891건에서 올해 1월 1만1574건으로 줄었다. 2월에는 1만118건으로 1만건을 조금 넘기는 데 그쳤다.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전국 곳곳의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도 된서리를 맞았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이 고객에게 집을 보여주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개업소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임시휴업을 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중개업소도 부쩍 늘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4295건으로 2018년(4807건)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사무소는 441곳으로 개업 수(419곳)를 제쳤다. 서울 구로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중개업소는 계속 늘어나는데 경기 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손님이 없다. 그나마 매매 대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 거래로 버텨왔는데 이마저도 전세금을 올려주고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매달 임대료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상가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언택트’ 소비로 서울 명동, 종로 등 인기 상권조차 장사가 안돼 보증금, 월세를 낮추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아예 권리금이 사라진 매물도 적잖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당분간 거래가 줄고 매매가, 전셋값 모두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경민·강승태·나건웅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50호 (2020.03.18~2020.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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