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통신사 강세훈 입력 2020.03.21. 09:02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의 조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4인에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단기간에 끝날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의 조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수와 수출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거시경제 전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집값도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된 근거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3~5년간의 부동산 장기 랠리에 따른 가격 부담에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경기 침체에 따른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되는 점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 4인에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장기화시 부동산 어려워져"
"아직까지 숫자상으로 집값 하락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없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30일(2월21일부터 60일에서 30일로 단축)로 줄었지만 실거래를 기반으로 한 집값 통계가 가시화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인터넷 검색 추이를 봤더니 '생활안정자금' 검색 빈도가 3월 들어 3배 이상 늘었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구조상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최근 30·40대가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다 대출을 받는다) 해서 집을 산 사람이 많다. 사람들이 생활안정자금 대출까지 알아본다는 것은 이 사태가 장기화 돼서 실업사태로까지 이어지면 원리금 상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선적으로 보유한 주택을 팔수밖에 없고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파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게 되면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적으로 해결된다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게 된다면 다른 실물경제가 어려운데 부동산만 괜찮을 수는 없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4월 초 실적발표, 충격 가시화 가능성"
"지금은 충격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아직은 거시경제가 고꾸라진 게 없으니까 겁나서 급매를 던진 사람이 한두 명 밖에 없지만 코로나 상황이 몇 달만 더 이어지면 경제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고 집값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되면 부동산도 금융위기와 비슷하게 충격이 올 수 있다.
한계 기업이 도산하는 상황이 되면 경제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4월 초에 기업들의 1분기 실적보고서가 나올 텐데 그때부터 충격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 영끌 대출해서 집을 산 사람들이 될 것이고, 가격대로 보면 고가 아파트부터 충격을 받게 된다. 대출 규제, 세금 부담 등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아니어도 집값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코로나19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조정 폭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당분간 집값 상승 둔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 지금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아무리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해도 집을 매매 하려면 매물은 봐야 한다. 바깥 활동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실물경제가 부진하면 매매 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에 시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보유세 부담도 커졌기 때문에 집값 상승이 둔화되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매도자들이 계속해서 매도 호가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단기간에 끝날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 사태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했을 때 금리가 인하된 상황에서 돈이 갈 곳이 없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좋은 물건을 찾으려고 대기하고 있다. 갈아타려고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지금 급매물이 나와서 거래가 이뤄진다면 매수자는 현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집을 사는 한 기존 집값은 더 견고해진다. 더 견고해지기 때문에 집값이 더 떨어지기 어려워질 수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부동산 가격 하락 불가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기의 침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코로나19로 부동산 실물자산의 가격 하락도 불가피해진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게 되고 자택근무가 생활화 되고 문화·스포츠 행사가 대부분 중단됨에 따라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서비스업 매출 하락은 불가피해져 임차인의 매출 하락과 폐업에 따른 상가·호텔의 임대료 하락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 예정된 분양물량이 추가로 연기되고 주택개발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은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촉진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와 세금중과 영향으로 자금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규제가 비교적 약한 경기도 일부 지역과 지방으로의 자금유입은 나타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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