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 보이는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
사진제공=유안타증권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1일 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다.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처음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지표들도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랠리도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유동성이 높아질 때 낙폭과대주를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지난 주 국제통화기금(IMF)의 4월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됐다. 19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이전 +3.5%에서 +3.3%로 하향됐고, 20년의 경우 +3.6%로 동일하게 유지됐다. 선진국에서는 미국 -0.2%p, 독일 -0.5%p, 일본 -0.1%p 등 주요국의 19년 전망치가 모두 하향됐고, 신흥국에서는 신흥아시아 지역의 전망치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된 반면, 라틴 지역의 경우 -0.6%p 하향 조정되는 차이가 있었다.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대부분 하향된 가운데, 중국의 경우 오히려 +0.1%p 상향조정 되는 변화가 있었다. 19년 기준 +6.3%로 수정되었는데, 컨센서스인 +6.2% 역시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기서프라이즈 지수로 본 중국의 경제지표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충분히 낮아진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표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 회복되는 양상이나 여전히 레벨이 마이너스 권에 머물고 있는 유로존과도 거리가 있는 흐름이다. 지난 금요일에 발표 된 중국의 3월 수출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결과를 보였다. 달러 기준 전년대비 +1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컨센서스인 +6.5%를 대폭 상회하는성적이며, 지난 2월의 -20.8% 대비로도 크게 개선된 수치다.
증시의 성적과 이익지표의 흐름도 신흥국이 더욱 양호하다. 글로벌 증시 급락 이전인 작년 9월말 대비 현재의 수익률을 보면 MSCI 신흥국 지수의 경우 +3.9%로 당시의 수준을 회복한 반면, 선진국은 -1.1%로 아직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연간 이익추정치의 변화 역시 신흥국은 최근 3개월간 -0.7% 하향조정된 반면, 선진국은 -2.2% 하향조정 되는 차이를 보였다. 방향성의 측면에서도 신흥국의 이익성장률(EPS growth)는 작년 +6.3%에서 올해 +7.0%로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 작년 +14.8%에서 올해 +4.1%로 사이클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경제지표들과 더불어 다수의 지표들의 올해 선진국 대비 신흥국의 투자조건이 더 나은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초래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비둘기 전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미-중 무역분쟁(고위급 회담 진행) 등의 이슈는 영향력이 낮아지거나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증시도 본연의 강한 펀더멘탈을 지속 반영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신흥국에서는 중국, 인도, ASEAN 등이 포함된 EM Asia 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주식시장이 생각보다 강다. 국내외 모두가 마찬가지다. 확실하게 비둘기(Dovish)로 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중국의 정책 모멘텀, G2의 무역분쟁 합의가 목전에 왔다는 점이 직접적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세가지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Fed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5%다. 글로벌 경기가 급랭으로 돌아설 때 어벤져스처럼 구원자로 등장하기엔 정책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연준이 언제든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유동성 랠리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장세에 대응하는 최고의 전략은 '의심의 영역'에 있는 주식을 사는 것이다. 실적이 부진한데, 주가는 그 보다 더 빠져있다면 1순위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싸 보이는 주식을 골라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좋은 기업이 아닐진 몰라도, 투자자 관점에서 좋은 주식일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주간 전략으로 화장품, 순수화학, 지주 및 준지주사 등을 제시한다. 해당 업종 안에서도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을 권고한다.낙폭을 기준으로 본다면 화장품만한 대안이 없다. 아모레그룹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주가는 2015년 사상 최고가 대비 43%, 2018년의 직전 고점과 비교하면 36%가 하락한 상황이다. G2의 무역협상 타결은 곧 역내 교역량 회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화학주에 호재다. 낙폭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30% 내외로 가격 매력이 크다.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를 단기적으로 추천한다. 순수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관계사나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기업에 주목한다. 30조원에 달하는 관계사 지분가치의 절반도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삼성물산에 관심을 가질 때다. 카카오도 매력적이다. 카카오뱅크, 페이의 핀테크와 콘텐츠업체인 페이지, 게임 등 미래가 기대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자회사가 줄줄이 상장 대기 상태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빠질 때 매수를 권한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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