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거래일 연속 상승 韓증시…대북주는 흔들

11거래일 연속 상승 韓증시…대북주는 흔들

               

 

한국 증시가 장 초반의 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하며 11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외국인이 장중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게 도움이 됐다. 코스피지수의 11거래일 연속 상승은 10여년 전인 2009년 7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서며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1%(9.01포인트) 오른 2233.4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2499억원어치를 샀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604억원, 1648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기관이 739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163계약, 개인은 302계약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0.18%(1.36포인트) 상승한 767.85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3억원, 191억원 순매수했다.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은 326억원어치를 팔았다.


◇트럼프 한마디에 무너진 대북주

개장 직후 한국 증시는 앞선 열흘 연속 상승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 간밤에 미국 증시가 제약·바이오·에너지 업종 등의 부진 속에 혼조세를 나타낸 점도 국내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치기 시작하자 시장 분위기도 살아났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며 "특별한 대외 이슈가 부재한 가운데 개별 업종·종목의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 섬유의복, 은행, 종이목재, 전기전자, 증권, 보험, 유통, 화학, 서비스 등이 전장 대비 올랐다. 건설과 운송장비, 전기가스, 음식료품,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의약품 등은 투자자를 실망시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SK하이닉스(000660)와 현대차(005380), LG화학(051910), 셀트리온(068270), POSCO(005490)등은 전날보다 떨어졌다.

대북 관련주가 일제히 주저앉은 건 이날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미국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라고 말한 게 대북주 움직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리조트 개발업체 아난티(025980)가 전날보다 7.27% 추락했고 팬스타엔터프라이즈(054300)는 6.67% 떨어졌다. 개성공단 입주사인 신원(009270), 좋은사람들(033340), 인디에프(014990)등도 5% 이상 하락했다. 현대로템(064350), 대아티아이(045390), 남광토건(001260)등의 주가도 흔들렸다.

◇"실적 전망 하향조정 우려"

한국 증시가 11거래일 동안 쉬지 않고 오른 건 반가운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다.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과도했던 경기침체 우려의 후퇴와 함께 글로벌 증시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스피지수의 반등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에 발표되는 주요국 실물 경제지표와 미국 베이지북(경제동향종합보고서) 내용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 모멘텀(상승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를 빌미로 매물 출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준범 기자 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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