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발품' 대신 '손품' 파는 집구하기 풍속도>>>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19. 3. 14. 10:28

본문





'발품' 대신 '손품' 파는 집구하기 풍속도


머니S | 김노향 기자 | 입력 2019.03.13 06:14 | 수정 2019.03.13 09:30 
      

스마트폰앱 부동산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직방, 다방 등 부동산앱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앱 업체는 콘텐츠기업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며 법무법인과 연계한 권리분석 등 부동산거래에서 중요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부동산플랫폼 광고비 출혈, ‘허위·과장 매물’도 해결할 과제다. 손안에서 이뤄지는 미래 부동산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시해줄까. <편집자주>


[부동산거래 판도 바꾸는 ‘플랫폼’-상] 상경 13년차 30대 여성 폰에 깔린 '최애앱'은?


# 지방에서 상경한 직장생활 13년차 김솔이씨(가명)는 30대의 나이에 부동산거래만 7번, 직접 만난 공인중개사 수가 100명도 넘는다. 월세나 전셋집을 구할 때나 집을 살 때도 20군데 이상의 부동산 문을 두드렸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13년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요즘은 시간과 몸을 쓰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김씨는 업무시간이나 출퇴근시간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직방·다방 앱을 켜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찜'한다. 원하는 조건, 이를테면 가격과 위치, 주변 편의시설 등을 미리 확인해 공인중개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미팅시간을 예약한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집 안팎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실제 현장을 방문했다가 크게 실망한 일은 거의 없다.


부동산플랫폼의 세계가 변화무쌍하다. 인터넷 발달로 손쉽게 매물을 검색하고 중개수수료가 없는 직거래 사이트도 활황을 이룬 게 불과 몇년 전인데 이제는 스마트폰 앱으로 경쟁하는 시대다.


2010년대 초반 급성장하며 인지도를 높인 곳은 직방과 다방이다. 스타트업 초기 공인중개사와 부동산 참여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거나 직거래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형태의 리포트 발간,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정보서비스기업이자 콘텐츠기업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부동산,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와 같은 직거래 플랫폼이 다양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을 경우 수익모델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직거래 없애고 IT기술 다양화


직방과 다방은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한다.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집안과 밖을 영상처럼 볼 수 있게 하고 부동산시장 빅데이터나 정책 등을 분석하는 리포트를 제공한다.


다방은 전월세 전환율을 시뮬레이션해 보증금과 월세를 예상하고 분양정보관을 열어 청약가점 계산기, 전월세대출 한도·금리 조회서비스도 운영한다. 또한 법무법인과 연계해 부동산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복잡한 '주택임대차보호법' 내용을 잘 몰라 임대차거래에서 부당한 계약을 당하거나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았지만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얻는 지금은 흔치 않은 일이다.


부동산플랫폼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종류의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다. 물론 매매와 임대차거래 중개서비스라는 최대 공통점이 있지만 직접 이용해보면 디테일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다.


올 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는 정모씨는 "원하는 지역의 직방·다방 매물을 거의 다 확인해봤는데 겹치지 않는 편이다"면서 "원룸·투룸과 전월세는 다방에 맞는 조건이 더 많았고 아파트와 매매는 직방에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네이버부동산이나 피터팬도 자주 이용하는데 네이버는 매물 수가 많지만 사진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불편하고 피터팬의 경우 직거래다 보니 보증금이 낮은 월세 위주로 본다"고 말했다.


직방과 다방은 초기 직거래 정보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서비스를 폐지했다.


직접적인 통계는 없지만 세대에 따라 선호하는 플랫폼의 종류가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용산의 한 공인중개사사사무소 대표는 "공인중개사와 손님 둘 다 젊은층이 직방·다방을 사용하는 추세"라면서 "주변을 보면 60세 이상 공인중개사 대부분은 수수료가 아까워서 직방·다방에 가입하지 않고 나이 드신 손님들도 주로 네이버부동산을 통해 문의한다"고 말했다.


곽보연 직방 커뮤니케이션실 매니저는 "포털은 매물유형이 다양하고 정보의 양이 방대하지만 직방은 아파트, 원룸, 빌라 등의 주거영역에 집중한다"면서 "주민 리뷰 등을 제공해 사용자의 편리와 실효성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를 찾을 때 포털 부동산을 가장 먼저 검색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이 운영하는 부동산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은 70%에 달한다.



◆활발한 M&A, 새 패러다임 '프롭테크'


이렇게 각자 추구하는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규모나 실적을 봐도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서로 다르다. 가입 공인중개사 수는 직방 2만5000개, 다방 4만명으로 다방이 더 많지만 매출을 보면 2017년 기준 직방 345억6000만원, 다방 200억원이다.


직방은 외부감사 기업으로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15~2017년 영업이익이 -124억8000만원 적자에서 10억4000만원, 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방은 공식적으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론칭 3년 반 만인 2016년에 월 손익분기점을 넘고 2017년 6월까지 월단위 흑자를 지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직방과 다방이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아 대기업건설사들도 주목하지만 출혈경쟁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 성공한 모델로 인정받는 '프롭테크'가 부동산플랫폼의 미래라는 분석도 있다. 프롭테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부동산서비스를 뜻한다. 중개와 임대뿐 아니라 부동산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등을 아우른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포털이 주도하던 부동산플랫폼시장에서 스타트업과 은행 등이 참여하며 경쟁이 심화됐지만 업체에 따라 경쟁력 요인이 다르다"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부동산114, 직방과 호갱노노, 피터팬과 두꺼비세상이 인수합병을 통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시도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3호(2019년 3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