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6.27. 10:38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러한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중국 관영 매체 편집장의 쓴소리가 나왔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질책을 했다.
관영 매체 편집장 '쓴소리'.."중국 자만이 무역분쟁 초래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으며, 이러한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는 중국 관영 매체 편집장의 쓴소리가 나왔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질책을 했다.
류 편집장은 "우리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 등 다른 선진국 사이의 커다란 격차를 문제가 아닌, '상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성취를 과장하고 이를 통해 지도부와 대중을 속이려고 할 때 이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진정으로 선진국에 도전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아직 여러 장벽이 있다"며 "이론적 과학지식의 부족, 특정 분야의 기술 부재, 과제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인내력 부족 등이 그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과학적 성취에 대한 과장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8월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이 실은 '신(新) 4대 발명품' 기사를 꼽았다.
당시 신화통신은 고대의 4대 발명품(나침반·화약·종이·인쇄술)에 버금갈 새로운 4대 발명품(고속철·온라인쇼핑·전자결제·공유 자전거)을 중국이 내놓았다고 자랑했지만, 이는 중국 안팎의 비웃음만 초래했다.
류 편집장은 "중국의 기술적 성취와 잠재력에 대한 이러한 과장은 최근 많은 서구 국가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밝혀 미·중 무역 갈등의 원인이 상당 부분 중국 자신에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은 첨단 산업 육성책인 '중국 제조 2025'를 야심 차게 내놓았지만, 이는 중국의 과학기술 분야 추격에 대한 우려를 불러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부과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류 편집장의 지적은 그가 맡는 과기일보가 줄곧 중국의 '겸손'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선전 당국은 지난 3월부터 중국 전역의 영화관에서 개혁개방 후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분야 성취 등을 강조하는 '대단한 우리나라'를 상영하며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
하지만 과기일보는 4월부터 중국이 선진국에 뒤진 29개 핵심기술을 날카롭게 지적한 연재 기사를 실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맞섰다.
류 편집장은 "우리는 중국이 '대단하지 않은' 분야를 대중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러한 애국주의 선전이 불러오는 부작용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도 뜻밖에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24일 사설에서 "류 편집장의 발언에 대해 중국 사회가 압도적인 지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국이 더 많은 자성과 겸손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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