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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8. 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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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와 '택시운전사', 이것이 운명을 갈랐다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군함도’와 ‘택시운전사’는 극과 극의 상황을 맞고 있다. 두 작품은 당초 올 여름 쌍천만 영화의 탄생을 점칠 만큼 기대를 모았다. 1주일 차이로 개봉을 했는데 ‘군함도’는 손익분기점인 800만 관객을 넘기기 위태롭고 ‘택시운전사’는 450만명의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천만관객을 향해 가고 있다. ‘군함도’와 ‘택시운전’의 운명을 가른 요소들을 살펴봤다.

△ 키워드1-독과점 논란


‘군함도’ 2027개(7월26일, 스크린 수 교차상영 포함, 이하 동일) ‘택시운전사’ 1906개(8월6일), 두 영화 모두 많은 스크린은 확보했다. ‘군함도’는 독과점 논란의 직격탄을 맞았고 ‘택시운전사’는 독과점 논란에서 피해갔다. 두 영화의 운명을 가른 것은 ‘군함도’는 개봉 첫 날 2000개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됐고, ‘택시운전사’는 개봉 첫 날 1446개에서 출발해 점차적으로 스크린 수를 늘려간 데 있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3대 멀티플렉스 체인은 ‘군함도’에 역대 가장 많은 스크린을 몰아줬고, CGV가 ‘군함도’를 투자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란 사실에 반감이 컸다. 기존의 독과점 논란이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 즉 수직계열구조와 관련 깊다 보니 비난의 화살이 영화산업 시스템이 아닌 작품으로 향한 것. 관객이 등을 돌린 하나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의 독과점 논란은 대기업의 수직계열구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극장들의 이야기다. 영화 산업이 짧은 기간 빠르게 수익을 얻으려는 ‘와이드릴리즈’를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극장도 기업이라 이윤 추구를 우선해서다 그 예로 CGV는 10일 계열사 영화인 ‘군함도’(201개)보다 ‘택시운전사’(536개)에 더 많은 스크린을 내줬다.


‘택시운전사’ ‘군함도’

△ 키워드2-분명한 선과 악


‘군함도’는 독과점 논란과 함께 역사왜곡 논란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군함도’는 ‘조선은 착하고 일본은 악하다’는 일제강점기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탈피하고 또 친일적 인물을 부각시켜 그들을 비판하고자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역사왜곡 논란의 화근이 됐다. 선과 악의 모호한 구분은 감정을 해소할 곳을 잃게 했고, 작품에 해가 됐다.


대중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고 권선징악적 결말일수록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택시운전사’는 선과 악, 프로타고니스트와 앤타고니스트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다. 만섭(송강호 분)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 태술(유해진 분) 재식(류준열 분) 그리고 광주의 시민은 선으로 그들을 폭압한 군인, 경찰 등 공권력은 악으로 묘사했다. 소시민의 각성과 그것을 통해서 3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관통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행복한 결말을 암시한다.


△ 키워드3 -공감 가는 희생


개인이 자발적 의지로 대의를 위해서 희생할 때 숭고한 감정의 고양에 이른다. 중요한 것은 그 희생이 공감을 얻느냐, 못 얻느냐다. ‘군함도’는 지옥섬의 집단 탈출 과정에서, ‘택시운전사’는 5.18의 실상을 알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희생을 그린다. 하지만 역사를 대하는 영화의 태도가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며 ‘군함도’는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일제에 빌붙는 친일적 인물로 묘사된 강옥(황정민 분)과 칠성(소지섭 분)의 희생은 다수의 감동을 끌어내지 못했다. ‘택시운전사’는 달랐다. 영웅의 거창한 무용담 같은 것은 이 영화에 없지만 상식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보통사람의 용기에 관객은 응답했다. 이재원 문화평론가는 “‘택시운전사’는 상식적인 것과 비상식적인 것의 대립 구도가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상식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소시민의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면서 관객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박미애 (orial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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