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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2' 코바야시 카오루, 마음을 채우는 마스터처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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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6. 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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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2' 코바야시 카오루, 마음을 채우는 마스터처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도쿄 번화가 뒷골목, 고즈넉이 위치한 작고 허름한 심야식당에서 상처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요리로 달래는 마스터. 존재만으로도 큰 의지와 위로가 되어주는 마스터처럼,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는 덤덤하면서도 따스한 온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6월 8일 개봉될 영화 '심야식당2'(감독 마츠오카 조지)는 오늘도 수고한 당신을 위로하기 위해 늦은 밤 불을 밝히는 특별한 식당에 대한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지난 2009년 제작돼 4 시즌을 거친 드라마 '심야식당'과 두 편의 영화까지. 자그마치 9년, 심야식당을 지켜온 든든한 마스터 코바야시 카오루다.


심야식당 코바야시 카오루 인터뷰
심야식당 코바야시 카오루 인터뷰


오랜 시간 드라마와 영화가 지속되고 있어 스스로도 놀랍다며 말문을 연 그는 "'심야식당'을 기대하며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저로서는 심야식당이 왜 수용되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진 못하겠지만 반갑고 기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9년 동안 '심야식당'의 마스터로 자리할 수 있었던 건 그 또한 작품과 인물에 대한 매력을 느껴서였다. '심야식당'엔 밤이면 밤마다 각각의 드라마를 짊어진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사람에 맞춰 요리가 하나씩 정해진다. 음식이 그때그때 바뀌고 인물도 바뀌는 설정이 지루하지 않았다고.


원작에서 마스터 외모에 대한 묘사가 있지만, 그 외의 세부 설정이 없었다는 것 또한 그에겐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인물을 설정해 나갈 때 자유롭고 폭이 넓었기 때문.


그렇기에 평면적인 캐릭터에 깊은 눈빛을 담고, 덤덤한 모습 이면에 따스하고 자상한 속내를 담아내며 숨결을 불어넣은 코바야시 카오루다. 특히 화려한 도쿄의 불빛을 뒤로하고 접어든 뒷골목, 낡고 허름한 심야 식당을 열기 전 2층 창문가에 기대어 담배를 태우는 마스터의 시그니처 오프닝은 그 자체만으로도 먹먹한 여운을 준다.


사회에서 밀려나고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의 갖가지 고민들을 편견 없이 들어주고,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정성스레 내어주며 위안을 건네는 마스터이기에 더욱 이 같은 감상에 젖게 한다. 그럼에도 코바야시 카오루는 "식당에 온 손님들은 위로나 위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와서 편안하게 술을 마시고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레 나오는 게 아닐까 한다"며 그윽하고 평온한 미소를 띤다.




지난 9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허기를 다양한 요리들로 채워준 마스터인 만큼 요리실력도 일치월장할 것만 같은데 "실제 요리 실력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젓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결혼 전엔 밥에 통조림 캔을 따서 엎은뒤 비벼먹는 걸 즐겼다며. 그는 "아이의 기억 속에 '아빠가 음식을 하고 있었지'라는 걸 남겨줘야 하는데 아직도 요리를 어떤 순서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헷갈린다"고 토로한다.


그래도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는 달걀말이란다. "직사각형으로 생긴 달걀말이 전용 프라이팬이 있는데 여기에 달걀 4개를 풀고, 3분의 1 정도를 접고, 또 접고, 밀어 넣고 접고 회전하다 완성시키는 법을 배웠다"고 열심히 설명하며 나름 뿌듯해하기도 한다. 그렇게 요리를 하고 나면 고전한 기분이 난다고 은근슬쩍 너스레다.


사람들에게 '심야식당'이란, 늘 그 자리에서 여전한 안도감과 정겨움을 전해주는 위안의 공간이다. 코바야시 카오루에게도 '심야식당'같은 공간이 있다면, 이는 그의 집이었다. "집에 있을 때 가장 편하더라"는 그는 식탁에도 자연스레 제 자리가 있고, 그곳에 앉아서 편하게 맥주 한 잔을 하거나 그럴 때 가장 위안이 된단다.


언젠가는 '심야식당'도 문을 닫게 될지 모른다. 오랫동안 삶의 한 부분에 '심야식당'의 마스터란 자리를 내어줬던 코바야시 카오루에게 그 언젠가의 아득한 결말을 생각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하지만 그는 의외로 "끝이 올 거란 건 늘 생각한다"고 했다. 언제나 이게 마지막일 거란 생각을 한다고. 매번 시즌을 끝내고, 영화 작업을 마칠 때도 제작진과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단다. "영원히 계속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연스럽게 끝이 다가올 때 끝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였다. 그 말은 어쩐지 쓸쓸하지만, 가장 마스터스러운 답변이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스테이션, 영화 '심야식당2'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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