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과 부동산
전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실시하는 것이 역학 조사입니다. 그 병의 원인을 제대로 찾아내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뀌자 갑자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있음에 정부도 다양한 규제책을 내세우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그 규제의 대부분이 양도세에 대한 과세로 제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돈이 많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돈이 몰리는 이유는 첫째 돈의 양(통화량)이 많아서이고, 두번째는 돈이 달려가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부동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돈의 양을 줄이거나 아니면 줄일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하고, 한편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분야를 만들어 내야 그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 별로 실효성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도 정확한 원인균을 치료할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돈의 양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성장률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는 돈의 흐름을 유인할 수 있는, 수익성을 보이는 다른 섹터가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돈 벌이가 된다는 반도체의 경우에도 새로운 비지니스라기 보다는 이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의 기득권 사업일 뿐입니다. 새로운 분야가 나타나 새로운 세력이 돈을 벌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지난 10년 이명박 박근혜가 벤처나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보다 기존 기득권 세력들-건설 및 한계기업-에게 돈을 몰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과거로 돌아가는데 미친 척하고 새로운 분야에 돈을 투입하는 바보는 없습니다. 어디에서 벌든 자본은 수익만 내면 그만일 뿐입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 한가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떠들듯이 정부에서 걱정하듯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 분명 통화량에서 먼저 그 증거를 보여야 합니다. 정말 그런 증거가 있는 지부터 한 번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른 자료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인용하는 모든 자료는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자료에서 퍼왔습니다. 일단 통화증가율은 2015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통화 증가율과 실제 시장의 반응의 시차가 약 12개월 정도 나타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그래프만 보면 요즘 부동산 가격에 대한 논쟁이 약간 거시기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가계대출이나 주택 거래량을 살펴 봐야겠습니다. 두번째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을 보겠습니다. 대출을 많이 받으면 그 대부분의 돈은 부동산으로 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대출이 늘고, 대출이 늘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어마 어마합니다. 박근혜와 최경환이 지랄 발광을 한 것이 그 원인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보입니다. 2017년에는 그 증가폭이 상당한 수준으로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정부 대책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정책이 있으니 이점을 감안하면 대출 증가는 더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가격은 속일 수 있어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죠. 가격이 올라가면 원래 거래량이 증가합니다. 지금 사지 않으면 못살 것 같아 그렇습니다. 거래량도 가계대출 증가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5년, 2016년에 피크를 쳤고 2017년에는 많이 줄었습니다. 물론 2017년 들어 연초보다 뒤로 갈 수록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2016년에 비해서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계대출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거래량이 전년보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어딘가에서 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인데 그 출처를 찾아 봤습니다. 당연히 외국인 주식 및 채권투자금액과 경상수지 흑자 금액 3가지만 보면 될 것입니다. 먼저 외국인 주식투자 유입액입니다. 2016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17조원 늘었습니다. 두번째 외국인 채권투자 유입액입니다. 채권 투자금액은 2016년에는 줄다가 탄핵 이후 2017년 부터 단기간에 약 14조원이 늘어났습니다. 두 달만에 14조원이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상수지 흑자 금액입니다. 흑자금액이 지속적으로 늘기는 했지만 2015년부터 조금씩 줄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은 작년보다 많이 줄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비스 수지가 크게 적자를 보는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수출일테니 그것도 살펴봅니다. 한국의 3대 수출 품목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것이 반도체입니다. 선박이나 자동차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입니다. 저 추세가 쉽게 반등되지 않는 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미 반도체 가격은 작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약 4.5배 정도 올랐습니다. 더 오를 확률보다 내리거나 조정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점 고려해 주세요. 이상에서 살펴 본 것을 가지고 결론을 내보겠습니다. 첫째,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은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그리 심하지 않을 수 있다. 가계대출이나 거래량을 감안할 때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가계대출 금액이 향후 증가율 자체가 줄어들 것임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세째, 머니 게임에서는 무조건 큰 돈이 작은 돈을 이긴다. 이렇게 언론에서 호들갑 떠는 것은 정권을 흔들고 싶어하는 심정과 큰 돈들이 빠져나가기 위한 분위기 잡기 일 수도 있다. 네째, 거래량만을 놓고 보면 지방아파트 가격 하락은 이미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통화량 증가율을 보면 하락세는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이정도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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