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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과학영재가 돼지 농장에 간 까닭>>>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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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7. 4. 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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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과학영재가 돼지 농장에 간 까닭

평점 9 / 누적 82   |   조회수 489  |   작성일 2017-04-28





과학영재, 축산물 산업에 뛰어들다


뛰어난 성적으로 중학교 조기졸업, 한국과학영재 고등학교와 KAIST 입학, 미국 국무부 장학생 선발까지.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의 김재연 대표의 이력이다. 과학 영재와 축산물, 어울리지 않는 두 조합이 만들어낸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2016년 2월 설립된 정육각은 '초신선'(도축 후 1~4일 이내의 돼지고기만 판매)을 컨셉으로 내세워 온라인으로 돼지고기를 파는 스타트업으로,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4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여러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온라인몰에 정육각을 입점시키기 위해 경쟁 중이다. 27살 과학영재는 왜 공부가 아닌 축산물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

 


일상 속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데는 공부하면서 키워 온 호기심이 큰 몫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정도로 돼지고기를 좋아했던 그는 성인이 된 후 친구 집에 삼겹살을 사들고 놀러갔다가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친구 집 강아지가 집에 있던 삼겹살은 쳐다보지도 않고 김 대표가 사들고 온 삼겹살에만 달려들었던 것이다.


호기심을 느낀 김 대표는 즉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기 유통일자를 알아봤다. 역시나 친구 집에 있던 고기는 도축된 지 100일이 넘은 고기였고 김 대표가 사 온 고기는 20일 된 고기였다. 김 대표는 이때 '강아지가 알아차릴 정도면 사람도 충분히 고기 상태를 체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돼지 도축장을 검색해 찾아갔고, 이곳에서 "초신선 고기를 팔아보자"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이렇게 유학을 가기 전 재미로 시작했던 정육각은 김 대표의 본업이 됐다.





철저한 과학 기반 유통 시스템, 고유한 경쟁력 되다


정육각의 마케팅 전략은 과학영재가 차린 회사답게 과학적이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배운 응용수학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고객 주문을 확인, 바로 공장 시스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휴대폰 앱 하나만 있으면 공장 전체 시스템을 좌우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대량주문이 들어와도 곧바로 공장 생산 라인이 대응하여 출고 순서를 바꾸는 등 유연한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다.


또 정육각은 특허출원까지 한 그들만의 특별한 결제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통 온라인 축산업체들은 주문과 동시에 결제가 완료되지만, 정육각은 소비자가 물건을 받을 시점을 기준으로 그램 수에 따라 가격을 확정한다.


 즉 단 10g의 오차범위도 허용하지 않고 무게에 따라 고객이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김 대표는 현재 실시간 작업 공유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는데, 개발이 완료되면 고객이 실시간으로 주문한 고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살과 비계의 비율 등을 그 자리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과학영재의 재능이 사업에 십분 발휘되는 셈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지속가능한 회사 만드는 제1 비결


아울러 창업 갓 1년이 된 정육각을 지탱하는 힘은 원칙에 충실하자는 신념이다. 김 대표가 처음 회사를 세울 때 세웠던 원칙은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여 고객들에게 최상의 돼지고기를 맛보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정육각은 통상 3~4명의 중도매상이 끼는 축산업계 관행을 깨고 농장과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유통한다. 또 보통 가격이 떨어질 때 구매해두었다가 고객에게 진열할 때 파는 일반 업자들과 달리 정육각은 고기 가격이 비싸든 싸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그날 매입해 판매한다. 비쌀 때 사서 이윤을 적게 남기더라도 정육각이 추구하는 '초신선'의 원칙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지금도 김 대표는 회사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마트에 납품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다. 도축 2~5일 내에 소비해야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타사납품으로 인해 품질관리를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에서다.


정육각 직원들은 번거롭고 피곤하지만 이 원칙을 지키는 경영이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정육각은 판매 한 달 만에 고기가 맛있다는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손익분기점을 가뿐하게 넘겼다. 김 대표는 "정도(正道)를 가면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지만 회사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철학을 유지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윤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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