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베이지북(CBB)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지역 선임연구원 데릭 시저스(Derek Scissors·사진)는 중국에 대한 도발적인 주장을 폈다. 4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다.
시저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터지면 양국 모두 손해를 볼테지만 중국이 이길 것이라는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며 “무역전쟁의 승리자는 미국일 것이며, 이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념과 다른 중국경제에 대한 그의 색다른 시각을 정리했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2000년 말 중국의 개인 순자산 총액은 4조6000억 달러로 전세계 소비시장의 4%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중국의 순자산은 2조3400억 달러(전세계 1%)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 순자산은 42조3000억 달러에서 84조8000억 달러로 꾸준히 성장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2016년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은 406건, 2335억3000만 달러(275조 원)로 2015년 의 네 배에 달한다. 시저스는 “로봇·호텔·축구 등의 M&A는 차이나머니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오히려 차이나머니가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는 곳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이 위치한 동남아시아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동남아에 유입되는 중국 자금 대부분은 중국 회사들의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양허 조건이 붙어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맞닿아 있다. 2005년 이후 중국의 건설과 투자는 라오스 GDP의 15%에 달한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투자국으로 중국개발은행(CDB)이 캄보디아 정부에 대출해준 금액은 캄보디아 정부 부채 총액의 43%에 달한다.
정부가 발표하는 중국 통계, 옥석을 가려봐야 한다. 부채 관련 통계는 꽤 정확하다. 수치가 정확하다기보다는 부채 관련 통계를 내며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고음을 내는 정부의 입장을 잘 대변한다.
공식적으로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부채 비율은 2008년 GDP 대비 141%에서 2016년 말 255%로 늘었다.
중국의 GDP가 공식적인 수치보다 10%가량 낮다고 가정하면, 중국의 부채 비율은 GDP 대비 283%까지 치솟는다. 중국 경제의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은 특정 국가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국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본다.
조나단 앤더슨 전 IMF 중국 대표는 “중국 지도부가 장기 성장률 목표치로 6.5%가 아닌 6.2%, 6.1%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성장률은 3%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중국의 부채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나면 중국은 끝내 금융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