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 입력 2016.10.17. 09:32
중국 최고 부자는 누구일까. 중국 부자 순위는 2년 연속 1위가 드물다. 그만큼 부의 변화가 심하다. 2013년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이 1위였지만 2014년에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왕젠린 회장은 2015년 다시 2200억위안으로 2위인 1450억위안의 마윈 회장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62세인 왕 회장은 군인 출신으로 1993년 다롄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면서 돈을 벌었다. 2000년부터 왕 회장은 보통의 부동산 업자와는 달리 주택이 아니라 임대료 수입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호텔, 상가, 테마파크 등의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했다. 2006년에는 색다른 변신을 했다. 부동산에서 문화·오락,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했다. 2014년부터는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해외 M&A를 통해 다국적 엔터 기업으로 변신했다.
완다그룹은 미국 극장 체인인 AMC를 26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 유럽의 극장체인회사 4개를 인수하는 데 69억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을 거느린 회사가 됐다. 완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쥬라기공원을 제작한 미국 영화사 레전더리를 3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해외 엔터회사 M&A에 100억달러 이상을 썼다. 완다는 일본의 소니픽처스와 중국 내 영화 배급을 독점하는 계약을 맺었고 골든글로브상, 아메리칸뮤직어워드를 주관하는 딕클라크프로덕션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중국 내에서도 완다그룹은 산둥성에 세계 최대 규모 영화 촬영소인 찰리우드를 건설하고 상하이디즈니랜드에 맞짱 뜰 규모의 복합테마파크를 안후이성 허페이에 건설했다.
당대 중국 1위 부자가 꿈꾸는 세상은 중국 사회가 원하고 중국이 변화하는 방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완다그룹의 변신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한계로 사업 다각화를 하는 정도로 인식하는 시각이 있지만 완다는 G2인 중국의 제1의 부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간단치 않다.
▶종합엔터회사 완다그룹 중국 부호 1위
中 문화콘텐츠 시장, 미국·일본 이어 3위
완다그룹은 왜 엔터테인먼트에 목을 맬까. 중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1474억달러 규모로 이미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다. 2013년에 4조9000억원이었던 중국 영화 시장은 2015년 8조2000억원으로 세계 2위로 부상했고 2017년이면 12조1000억원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영화관 체인인 CGV의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 수준인 데 반해, 중국의 1위 업체인 완다시네마의 시총은 10배인 24조원이다. 그런데 한국의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4.2명인 데 비해 중국은 겨우 0.9회다. 인구수와 관람 횟수로 보면 중국은 한국의 129배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 잠재력이 있다는 말이고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3091조원에 달한다.
대국의 발전 단계를 보면 제조대국으로 일어서고 무역대국으로 융성하고 금융대국으로 패권을 잡고 문화대국으로 대국의 완성을 이룬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제조, 무역, 금융, 문화대국으로 대국의 격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전 세계 최대 기업이 탄생했다.
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의 제조대국, 무역대국을 지나 세계 2번째 금융대국이다. 이제 남은 게 문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다.
투자는 2등이 1등 될 때가 가장 매력적이다. 중국의 2위 부자인 알리바바의 마윈, 4위 부자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 같은 온라인 최강자들은 인터넷은행으로 쫓아갔고 1위 부자인 완다그룹의 왕젠린은 문화 시장으로 진격했다.
이제 중국에서 부의 금메달 쟁탈전은 금융과 엔터에서 결판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78호 (2016.10.12~10.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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