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中國] 시장 폭발기 들어선 중국 소프트산업..여행·오락·레저·문화로 만리장성 뚫어라

 

 

[생생中國] 시장 폭발기 들어선 중국 소프트산업..여행·오락·레저·문화로 만리장성 뚫어라

매경이코노미|입력2016.08.16. 09:26

 

 

 

1인당 소득 2000달러 시대에는 먹고사는 것도 힘든 빈곤의 덫에 허덕이지만 6000달러로 올라서면 소비가 시작된다. 그리고 1만달러대가 되면 럭셔리와 명품 그리고 레저·오락 시장이 대폭발한다.

 

중국은 이제 1인당 소득 8000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이미 1인당 소득이 1만달러가 넘는 성이 10개에 달하고 2만달러가 넘는 성이 3개인데, 그 인구만도 6000만명에 달한다. 4인 가족 소득이 차를 한 대 살 수준이 되면 자동차 소비가 대폭발을 하는 모터라이제이션, 자동차 대중화 시기가 도래한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국이 됐다. 2015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2460만대나 된다.

 

선진국의 과거 소비 패턴을 보면 차를 사고 나면 다음은 모피코트가 팔리고 모피코트가 팔리면 다음은 와인바가 된다. 차 다음은 패션이고 패션 다음은 먹거리의 업그레이드다. 그다음이 레저와 여행이고 쇼핑이다.

 

중국은 현재 세계 2위의 소비대국이다. 2015년 30조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30조원의 소비가 이뤄졌다. 세계적인 명품 프라다가 홍콩에 상장했고 코치, 여행 가방의 명품인 샘소나이트도 중국인 요커를 겨냥해 홍콩에 상장했다. 지난해 1억2000만명의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즐겼고 전 세계 명품의 46%를 사들였다.

 

2015년 중국 내 여행객 수가 41억명을 넘어섰다. 덕분에 SUV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상하이에 세계 최대 높이, 최대 규모의 환상적인 동화 속 궁전인 디즈니랜드가 6월 16일 개장을 앞두고 입장권을 팔기 시작했다. 370위안짜리 입장권이 바로 동이 났고 암표 값이 8배나 폭등했다.

 

문화·오락 시장의 급성장도 눈에 띈다. 한국의 송준기와 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중국 정부 당국이 홍보를 금지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 회당 25만달러에 판권을 판매했는데 방송 8회 만에 10억뷰를 돌파하는 대박을 쳤다. 중국의 문화 콘텐츠 소비도 장난 아니다. 이미 중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1474억달러 규모로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다.

 

2013년 4조9000억원이었던 중국 영화 시장이 2015년 8조2000억원으로 세계 2위로 부상했고 2017년이면 12조1000억원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의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4.2인 데 비해 중국은 겨우 0.9회다. 중국의 2015년 기준 극장 수는 7205개로 한국의 18배고 스크린 수는 3만2487개로 한국의 13배나 된다.

 

한국에서는 1000만 관객이 들면 대박이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5000만에서 1억명은 들어야 히트라고 한다.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했던 명량이 1761만명의 관객이 들었는데 중국의 코미디SF영화인 몬스터헌트는 6500만명이 관람했고, 올 2월에 개봉한 주성치 감독의 코미디SF영화인 미인어는 1억명으로 입장료 수입만 34억위안, 한화로 약 5706억원에 달했다. 중국 영화산업의 급성장은 상장사 시가총액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 CGV의 시가총액이 2조4000억원 수준인 데 반해, 중국 1위 업체 완다시네마의 시가총액은 그의 10배인 24조원이다.

 

중국의 여행, 오락, 레저, 문화산업의 폭발은 이미 시작됐다. 제조대국 중국에서 제조업으로 승부를 내는 것은 이젠 어리석은 일이다. 서비스 대국으로 변신 중인 중국의 서비스와 오락산업이 제조업에 이은 거대한 기회의 땅이 됐다. 말랑말랑하고 소프트한 산업을 앞세운 전략이 중국의 제조업으로 둘러싸인 만리장성을 뚫는 비책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70호 (2016.08.10~08.1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