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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측 개혁'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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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3. 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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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측 개혁' 주목하라

매경이코노미|홍기영|입력2016.03.21. 16:52

 

 

 

 

한국과 중국 간 경계가 사라진다. 대중가요, 드라마, 예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다. 과거 히트작 ‘별에서 온 그대’를 능가한다. 국내에선 28.5%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각본, 주연, 스토리, 제작 방식 등 4대 흥행 요소가 대박을 뒷받침한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방영된다. 하루 동영상 조회 건수가 4억건을 넘는다. 중국 여성에게 ‘송중기 상사병’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다.

 

 

한류가 중국에서 위세를 떨친다. 무한도전, 런닝맨, 아빠 어디가, 나는 가수다 등 수많은 한류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 안방을 점령했다. 중국 예능 방송에서 한류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한류 가수와 예능 스타 인기도 상한가를 친다. 특히 가수 황치열은 국내보다 중국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탄탄한 가창력과 여심을 사로잡는 강한 포스로 그는 중국판 ‘나는 가수다’에서 2차례 1위에 올랐다.

 

한국 경제도 한류처럼 창조적이고 경쟁력을 갖추면 얼마나 좋으랴. 경제 정책에선 도리어 중국이 여러 수 앞서간다. 시진핑 정부는 올해부터 ‘공급 측 구조 개혁’에 착수했다. 부패 척결에 이은 일사불란한 정책 실천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를 좀먹어온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파산, 청산을 통해 ‘좀비기업’ 정리에 나선다. 공기업, 지방정부의 악성 부채도 해소가 시급하다. 저품질·비효율을 개선하고 첨단산업 육성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 합병(M&A)과 사업 재편을 촉진하고 설비 개선을 지원한다.

 

중국의 ‘공급 측 구조 개혁’은 1980년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공급 중시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과 닮았다. 이는 케인스식 수요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세율 인하·규제 완화로 물가와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 패러다임이다. 즉 세율 인하를 통해 노동 공급을 늘리고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해 총공급을 늘리는 정책이다.

 

최대 국가행사인 양회(3월 3~16일)에서 중국 정부는 감세와 기업 비용 절감으로 경착륙을 막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월 1일부터 세제 개편을 단행한다. 영업세를 증치세(부가가치세)로 전환하면서 건축업, 부동산업, 금융업, 생활서비스업 등을 새로 포함하는 것. 세수 감소로 2016년 재정적자는 전년 대비 5600억위안 증가한 2조1800억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재정적자율은 GDP(국내총생산)의 3%로 높아진다.

 

시진핑 경제 정책은 공급 측 구조 개혁을 비롯해 다양한 화두를 담고 있다.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는 중국이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 중 경제성장을 고속에서 중속으로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2016년 성장 목표를 6.5~7%로 잡았다. 또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인터넷 플러스,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펼친다. 지역 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아울러 혁신, 조화, 녹색성장, 개방, 공유의 ‘신발전이념’을 견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어떤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데 깃발이 안 보인다.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뒷북 행정에만 급급하다. 수출·내수 부진에 민생은 어려워진다. 기업 구조조정은 답보 상태다. 애꿎게 기업 활동만 옥죈다. 세무조사 강화에 규제 또한 여전하다. 장기 비전은커녕 정책 대안을 제시 못해 답답할 지경이다. 중국의 공급 측 구조 개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경제 체질 개선, 신산업 육성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미래가 없다.

 

 

[주간국장·경제학 박사 kyh@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0호 (2016.03.23~03.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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