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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 내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서강대 김영익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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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2. 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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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 내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서강대 김영익 교수 인터뷰

 

 

 

 

중국투자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서 <3년 후 미래>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중국 경제가 위기’라는 게 아니라 이때 금융자산 투자를 해 돈을 벌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한준호>
“2017년 전후에 중국에서 시작해 미국을 강타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올 것이라고 봅니다. 이 금융위기는 달러 중심의 글로벌 통화 체제를 바꿀 만큼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입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



올해 3월부터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의도를 주름잡는 애널리스트였다. 25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결과, 시장을 읽는 눈이 생겼다. 김 교수는 2007년 누구보다 먼저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그 여파가 우리 금융시장에 올 것’이라고 전망했던 인물이다.



치열하게 돌아가는 현장을 떠나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달라진 건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제가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나쁜 상황을 나쁘다고 솔직히 말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떨어진다고 하면 투자자도 싫어하고, 영업 지점장도 싫어했죠. 제가 2007년에 미국에서 금융위기 발생하고 주가가 떨어질 거라고 하니까 저희 회사 지점장들도 ‘너 때문에 영업이 안 된다’ 했고 어떤 투자자는 제게 ‘밤길 조심하라’고 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제는 교수가 돼서 구애받지 않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죠.”



김 교수가 내놓은 ‘3년 후 중국발 금융위기설’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차츰 완만해져가는 중국 경제 성장세만 봐도 위기가 다가오는 조짐이 느껴진다.



“2008년 금융위기에는 중국이 내수를 부양해 세계 경제가 공황에 빠지는 것을 막아줬지만, 지나치게 투자를 늘려 경기를 부양한 탓에 중국은 지금 과잉 투자 문제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업과 은행이 부실해지고 그림자 금융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죠. 중국이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투자한 자금 일부를 환수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달러 가치 하락을 불러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입니다.”



김 교수는 중국 경제는 이제 투자를 기반으로 이어가던 고성장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의 고정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5%에서 2005년 42%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투자를 더욱 늘렸고, 2011년에는 이 비중이 48%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각 산업에선 과잉 투자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2년 철강 산업의 가동률은 70%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다른 산업 대부분도 공급 과잉 문제를 겪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축은 투자와 수출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소비 증가가 투자 증가처럼 이뤄지진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국영 기업에 투자하라고 지시를 하면 기업은 곧바로 투자 지출을 늘렸지만, 이런 식으로 가계 소비 지출을 강제할 순 없으니까요.”



급속도로 확대된 그림자 금융의 규모도 위기 요소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의 여신(대출) 계정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신용중개 기능이 가능한 방식의 대출을 통칭한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의 ‘중국 그림자 금융’ 보고서를 보면,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30조5000억위안(GDP의 5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그림자 금융이 연평균 35%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로 간다면 그림자 금융의 비중이 2020년 GDP의 210%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은행의 자산관리상품과 신탁사의 신탁상품이 30조1000억위안으로 그림자 금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신탁투자상품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어 리스크가 증가하는 상태”라고 했다.



중국 정부의 인위적인 자금통제도 부실화의 원인 중 하나다.



“중국은 그동안 인위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자금통제를 해왔습니다. 정부가 돈을 기업에 할당하다 보니 생산성 없는 기업들도 계속 투자를 받아 부실화된 것이죠. 금리를 자유화하면 돈은 생산성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구조조정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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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교수는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서거나 시장 변동으로 달러 가치가 폭락하면 달러 약세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이고 이와 반대로 금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한준호>
미국 국채 비중 줄이고 있는 중국 주목
김 교수는 이러한 중국의 현 상황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0%에서 7% 안팎으로 한 단계 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과잉 투자 문제와 그림자 금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기업과 은행도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부실을 처리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또 중국은 금융 대국과 위안화 국제화를 목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금리를 자유화할 것입니다. 금리 자유화로 중국 금리가 상승하면 중국 국채 수익률이 미국보다 훨씬 높아지겠죠. 중국이 미국 국채에 투자할 요인이 사라지는 겁니다.”



2013년 말 기준 중국은 미국 국채를 1조2689억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5조7949억달러 규모)의 22%에 해당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이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발행한 국채를 중국 정부가 상당 부분 구매한 것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중국은 미국 국채를 사실상 거의 사고 있지 않다. 올해 7월 말 기준 중국이 갖고 있는 미국 국채는 1조2400억달러로 오히려 조금씩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중국이 현재 미국채를 서서히 줄이고 있지만 이 속도를 높인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발 금융위기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우리 경제에 갖는 의미는 크다.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32%에서 2002년 57%로 증가했다. 2012년에는 54%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3년부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의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1%에서 2009년 24%로 증가했어요.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22%에서 15%로 떨어졌죠.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한국 경제 역시 수혜를 입었지만 이젠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대중 수출이 작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어요.”



김 교수는 대중 수출이 10% 감소하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1.4% 줄어든다고 말했다.



“실질 GDP 기준으로 한국 경제가 3% 성장하면 ‘잘한 성장’이라고 평가합니다. 얼마 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장기 전망을 보면,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5년 후면 2%대로, 10년 후엔 1.8%대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중국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인데, 대중 수출 감소를 고려하면 성장률은 이것보다 훨씬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중국 주가 떨어지는 시점이 기회”
대중 수출 감소로 우리 경제가 입을 타격은 크겠지만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구조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1997년 한국이 경제위기를 겪는 동안 외국인들은 한국 자산을 헐값에 사들여 엄청난 돈을 벌어갔습니다. 중국은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은행을 민영화하고, 회사채 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을 육성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몇몇 회사들이 지금 중국 주식을 사라고 권하고 있는데, 지금은 살 시기가 아닙니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중국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시점에 주식 가격이 굉장히 떨어질 거라고 보거든요. 이때 중국의 금융자산에 투자해 국부를 늘려야 합니다. 작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894억달러였고, 올해는 1100억달러로 예상됩니다. 경상수지가 흑자가 난 만큼 중국의 금융자산에 잘 투자해야 합니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자본시장도 개방할 거라고 봅니다. 한국의 위기 때 외국인이 한국에서 큰돈을 벌어간 것처럼, 한국도 중국에서 돈 벌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김 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위기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의 위기도 언급했다.



“특히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그렇습니다. 인도 경제는 5% 안팎의 성장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지만,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2012년 이후 1~3%로 급락했어요. 이들 국가 역시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누적됐기 때문에 한국이 1997년에 그랬던 것처럼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전 세계적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질 GDP가 잠재 수준 아래서 성장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3.5%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5% 이상 성장하지 않는 한, 실질 GDP가 잠재 GDP 아래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확장적 통화 정책으로 원화 가치마저 상승하면 한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이 1990년대 이후 일본이 겪은 디플레이션을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한국은행은 통화 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기준 금리를 인하하든지 본원통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 교수는 기업들의 변화도 촉구했다. 김 교수는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모든 회사가 다 같이 잘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적자생존을 거치면서 살아남는 회사만 더 이익을 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역시 ‘고연비 자동차’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봅니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가지려면 정말 뛰어나거나, 특별한 기술을 지녀야 한다는 거죠.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보면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지역별·고객별 차별화를 추구한 회사가 살아남아 성장했습니다. 기업들은 좀더 치열하게 자사의 핵심 분야에 투자하고 이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김영익 교수가 말하는 한국 경제 대응 방안


1.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투자 수익률 목표를 낮춰라. 안정적으로 자산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앞으로 10년은 인플레이션보다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경우) 혹은 디플레이션(물가 수준 자체가 하락하는 상황) 시대다. 가능한 한 부채를 줄여라.


3. 부동산은 갈수록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이 될 것이다. 현재 가계의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인데, 부동산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 고정 소득이 나오는 임대 부동산에는 자산의 일부를 투자해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다.


4. 집은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다. 해가 바뀔 때마다 집도 감가상각 해야 한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지 마라. 전세 제도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5.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2%, 1%대로 떨어질 것이다. 금융자산의 30% 이상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해질 2016~17년에 장기 국채를 사라. 2017년 이후에는 우량 회사채를 사는 것이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6. 2017년까지 주식 비중은 많이 늘릴 필요가 없다. 주식을 사려면 변동성이 작고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는 기업을 사라. 위험을 부담하고 주식을 사고 싶다면 생명공학, 웨어러블 컴퓨터, 3D 프린터, 전기 자동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라.


7. 해외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담아라. 2015년까지는 미국 비중을 늘리고 그 이후에는 과감하게 줄여라. 2017년 이후에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라. 중국 돈으로 중국에서 돈을 벌 기회를 찾아라.


8. 자산 가격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헤지펀드의 투자 비중을 늘려라. 2016~17년 글로벌 통화 체제가 바뀌는 과정에서 금 가격이 폭등할 것이다. 2015년 후반부터 금 투자를 늘려라.


9. 금융회사와 보험회사가 많이 사라질 것이다. 거래 회사를 잘 선택해야 한다. 자산 배분을 잘하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김영익 교수는…


1959년 생. 1982년 전남대 졸(경제학), 1984년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8년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2000년 영국 옥스퍼드대 템플턴 컬리지(Templeton College) 최고경영자과정(AMP), 2010년 하나금융연구소장, 2013년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현재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글: 백예리 기자 (by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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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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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godori13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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