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취업기회 많다 전해라
매경이코노미박수호입력2016.01.18. 14:08
지난해 말 베트남 취재 차 알루미늄 전문 업체 알루코 박닌 공장에 다녀왔다. 삼성전자 발주 물량을 맞추느라 회사는 눈코뜰 새 없이 바빴다. 그 와중에 현지인 틈에서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제 시간에 물류를 보내야 하는 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여직원이 있었다. 박진희 씨(27)였다.
아주대 출신인 그는 4년 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끄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사업(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GYBM) 연수생 신분으로 베트남에 처음 왔다. 경영학 수업 외에도 10개월 여간의 혹독한 베트남어 교육을 받은 후 그는 베트남 경제의 가능성을 봤단다. 그길로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가 알루코 입사였다.
박 씨는 "처음엔 베트남어 한마디도 못했다. 정말 10개월 간 언어 습득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이후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한국에서였다면 치열한 취업 전쟁을 치러야 했겠지만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국내 기업과 비슷한 조건으로 현지 채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회사 배려로 현지 대학원을 다니면서 베트남 전문가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베트남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68%, 올해는 중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덩달아 한국의 대 베트남 투자 역시 일본을 밀어내고 전 세계 1위다. 현지 진출 기업인들이 만나보면 아쉽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건 바로 사람 구하기였다.
한 현지 기업인은 "청년 실업이 그렇게 심각하다지만 여기엔 오히려 청년들이 귀하다. 약 4500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베트남어 구사할 줄 아는 청년이면 서로 오라는 분위기다. 이만큼의 일자리가 있다는 말인데 대기업, 공무원만 바라보는 세태가 아쉽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 9.2%, 1999년 통계 이래로 최고치란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후 중동에 기회가 많다며 "한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다 중동으로 보내야"라는 발언을 했다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베트남어가 배우기 어렵고 기후며 환경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기자는 욕 먹을 각오 하고 베트남 한번 들여다 보라 권하고 싶다. '사업 성공의 8할은 시작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취업 도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2호 (2016.01.20~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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