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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10. 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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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지갑에서 읽는 투자 기회..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 화장품 → 콘텐츠株(엔터·인터넷·게임) 이동

매경이코노미|배준희|입력2015.10.05. 14:30

 

 

 

지난 9월 7일 미국에 본사를 둔 한상기업 뉴프라이드가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이 회사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의류업체 쌍방울도 중국 기업과 손잡고 제주 리조트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주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과거 중국은 생산자 중심 시장으로 각광받았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은 공급과잉 우려를 보이며, 세계의 공장에서 이제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의 변화가 본격화됐다. 중국인 지갑이 어디로 향하는가를 주의 깊게 살피면 얼마든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과거 중국의 고성장기 수혜 산업은 소위 ‘차, 화, 정(자동차·화학·정유)’이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중국 성장의 최대 수혜 한국 기업은 현대자동차였다. 2002년 9월 현대자동차는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인 베이징자동차와 50 : 50 합작으로 북경현대자동차를 설립했다. 이후 북경현대는 고성장을 거듭했다. 출범 초기 2002년 순자산은 1290억원이었지만 2014년 말에는 30배가 훨씬 넘는 4조41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14년 동안 무려 연평균 37.2%의 어마어마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2004년 2570억원에서 2014년 약 2조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특히 일반 승용차보다 SUV 등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북경현대는 판매량이 월별로 30%가 넘는 감소세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일시적인 자동차 시장 위축의 영향이나 차급(segment) 변화를 읽지 못한 전략적인 착오도 분명히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미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소비 분야의 중심축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인의 소비는 이제 어떤 모양새로 바뀌는 것일까.

 

먼저 중국의 산업 변화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이제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접어들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제조업의 순환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산업구조가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재편되는 과도기에 돌입했다. 이미 2013년부터 3차 산업의 GDP 비중이 2차 산업의 비중을 추월했다.

 

이 비중은 최근 들어 더욱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015년 3차 산업은 GDP에서 52%를 차지하고 2차 산업은 43%로 낮아질 전망이다. 3차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매 판매에서의 변화도 뚜렷하다. 온라인 쇼핑 비중은 2015년 기준 이미 30%에 육박한다.

 

뉴노멀 시대 중국 소비 성장의 수혜 산업은 무엇일까.

 

 

▶화장품 수입액 가파른 증가

한류 열풍 속 韓 제품 수요↑

예능·드라마 등 콘텐츠 주목

 

최근 주식 시장에서 주도주는 단연 중국 소비의 수혜를 받고 있는 화장품 산업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를 넘어선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 소비자들 눈높이는 이미 글로벌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현지에서 공급 가능한 제품의 질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같은 배경을 업고 중국의 화장품 시장 자체도 고성장 중이지만, 수입액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2014년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8%에 그쳤지만, 수입액은 62%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2014년 기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품 비중이 아직 8%에 불과하다.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한국 업체들에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중국인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5년 들어 중국 화장품 수입에서 한국 화장품 비중은 20% 이상이다. 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일본을 제치고 1위 프랑스를 바짝 추격 중이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14년에 2.4%로 9위로 치고 올랐다. 2015년에는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점유율은 6위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내 면세점의 중국인 판매 금액을 합하면 실질적으로는 5위 이내 시장점유율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내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은 27%로 한국의 56%에 비하면 그리 높지 않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성장과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 확대를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화장품회사들의 고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화장품 ODM업체들 역시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국 ODM업체들은 중국 화장품 수요 확대 속에 급부상 중인 대형 로컬 브랜드 업체의 성장에서 금맥을 캐는 중이다.

 

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은 로컬 업체와 글로벌 브랜드가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로컬 업체들은 제품력이 열위에 있는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위생 허가 등 다양한 정부 규제로 신제품 유입이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수준 경쟁력을 갖춘 중국 현지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 ODM업체들이 큰 기회를 맞은 배경이다. 로컬 업체들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당분간 한국 ODM업체들에 생산 주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업체들 역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이 점 또한 한국 ODM업체들에는 기회다.

 

‘차화정’에서 화장품에 이어 앞으로 중국 수혜주의 바통을 넘겨받을 종목군은 콘텐츠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는 O2O(Online to Offline, 잠깐용어 참조)다. 텐센트나 알리바바 같은 초대형 온라인업체들이 오프라인업체를 오히려 인수합병하면서 새로운 소비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요즘 중국 업체들은 한국 콘텐츠업체에 본격적으로 지분 투자를 하거나 아예 인수에 나서고 있다. 콘텐츠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드라마, 영화 같은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등 소프트웨어다.

 

대표적으로 중국 소후닷컴이 한국의 키이스트를, 쑤닝이 레드로버를, 또 화책미디어가 영화제작사인 NEW에 대해 투자했다. 또 ‘대장금’과 ‘별에서 온 그대’로 대표되는 한류 드라마와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 예능 콘텐츠들이 꾸준히 흥행에 성공하면서 중국 내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방송과 영화 시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매년 9.7%와 13%로 각각 고성장이 예상된다.

 

앞으로는 한중 합작 콘텐츠업체들의 고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중국 정책당국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매년 한류 등 외국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심의 제도를 피하기 위해서 중국 자본이 투입된 한중 합작 콘텐츠를 만들어 중국 콘텐츠로 인정받게 되면, 심의 기간 단축뿐 아니라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접근성도 용이해진다. 결론적으로 한중 합작 콘텐츠업체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해볼 만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잠깐용어*O2O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서비스 방식.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되고 모바일결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O2O 기반 서비스·제품 등이 실생활 속에 가파르게 확산 중이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배달 앱이나 카카오택시, 우버 등이 O2O 비즈니스의 일종이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27호 (2015.10.07~10.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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