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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딸꾹질..중국, 다시 치고 올라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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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9. 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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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딸꾹질..중국, 다시 치고 올라갈 것"

샹빙 중국 장강상학원 총장

한경비즈니스|입력2015.09.03. 09:01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중국은 8월 들어 기습적으로 위안화를 세 차례나 평가절하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안화 쇼크’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인민은행은 8월 27일 위안화 고시 환율을 달러당 6.4085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평가절하에 이어 기준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에도 나섰다. 인민은행은 8월 25일 기준 금리와 지준율을 각각 0.25% 포인트, 0.5% 포인트씩 내렸다.

 

중국 정부가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현재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8월 26일 2927.29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12일 5178.19를 찍으며 최고가를 기록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44% 가까이 빠졌다.

 

 

이처럼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24일 한국을 방문한 샹빙(53) 중국 장강상학원(CKGSB) 총장을 만나 중국의 앞날에 대해 물었다. 중국 베이징대 교수를 역임한 샹 총장은 ‘아시아 최고의 부호’로 불리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장강상학원을 설립해 13년째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장강상학원은 ‘리카싱재단’의 후원으로 2002년 문을 연 중국 최초의 실무 중심형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10년이 조금 넘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주요 동문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쟁쟁하다.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을 비롯해 텐센트의 핵심 설립자 천이단, 중국 내 매출 1위이자 세계 5위 기업인 시노펙의 푸청위 회장, TCL 리둥성 회장 등 중국 500대 기업 중 100여 곳의 창업자와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이곳을 거쳐 갔다.

 

해외에서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중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지난 15~20년 전부터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중국이 내일 당장 무너질 것이란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죠. 전 예나 지금이나 중국 경제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봅니다. 여러 데이터가 제 주장을 뒷받침해 주기 때문에 비관할 이유가 없죠.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18년까지 연평균 7.7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2030년이 되기 전에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2035년께 미국을 제칠 것으로 예측했죠. 중국 경제가 잠시 잠깐 딸꾹질을 할 수는 있어도 종국엔 다시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봅니다.

 

‘BAT’라고 불리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같은 글로벌 중국 기업들을 보면 중국 정부가 중국의 글로벌화 및 정보 민주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펀더멘털 변화에 맞춰 중국은 잘 준비돼 있고 인구의 분산이 그러한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깨워 나갈 것입니다.”

 

 

총장님은 중국 경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지만 중국 경제도 분명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 어려움은 없나요.

 

“물론 중국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죠. 무엇보다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이다 보니 정부의 입김이 센 편이죠. 기업을 운영할 때 경영자의 능력보다 정부와의 관계가 더 중요한 게 일정 부분 사실이고요. 경영에 전념하기보다 정부 고위 관료들과 파티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곤 합니다.

 

또한 수출로 부유한 상인 계층을 생산해 냈지만 글로벌 기업인 IBM·제너럴일렉트릭(GE)·지멘스와 같은 ‘위대한 기업’을 육성하는 데 제한된 모습을 보여 중국식 경제 발전 모델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부의 재분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갈수록 커져만 가는 양극화 현상도 우려스러운 현상 중 하나고요. ‘관둥성 둥관시(홍콩과 인접한 도시)에선 새조차 날아다니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도 결코 무시할 수 없죠.

 

중국 인구가 고령화 현상을 보이면서 노동인구가 갈수록 줄어들어감에 따라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변화에 주목할 만한 점은 공기업이 대부분인 중국 내 500대 기업에서 사기업 수가 지난해 200개로 늘어나며 전체 수익의 20%를 차지해 주력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 중 6개 기업은 올해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하기도 했고요.”

 

 

현재 총장으로 재직 중인 장강상학원은 철저하게 실무 중심의 교육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수많은 CEO들이 장강상학원을 거쳐 갔는데 이들에게 무엇을 강조하는지요.

 

“오늘날의 기업은 혁신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의 장’이 될 것입니다. 미국은 미국 스타일만의 기업이 지배적이고 영국은 영국만의 기업 모델이 있고 한국·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그 나라에 맞는 기업 모델이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은 마치 유엔과도 같은 곳입니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화됐습니다.

 

중국 정부가 나서 기업들에 혁신을 부르짖지 않아도 인재를 끌어모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기업이 알아서 혁신해 나가고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내에선 여러 국가의 기업들이 각자의 스타일을 펼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죠.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에 앞서 중국 시장에 먼저 들어와 중국에서 시험을 해보곤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동안 최대 시장이었던 미국을 중국이 대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중국이 단순하게 모방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폄훼하지만 혁신과 모방은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과거 일본과 한국 역시 모방에서 시작했듯 말입니다.”

 

 

장강상학원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12년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해에 장강상학원의 목표를 ‘글로벌 톱 10’에서 ‘아시아 넘버 원’으로 바꿨습니다. 아시아에서 1등을 하는 것이 곧 세계 1등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이 세계 1등을 차지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봅니다. 성공을 꿈꾸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에요.

 

역사적 데이터를 봐도 알 수 있죠. 중국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부터 괄목할 만한 경제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2009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는가 하면 2010년 당시 GDP 기준 세계 2위인 일본을 밀쳐내고 미국으로부터 ‘세계 최대 공장’이란 칭호를 넘겨받았습니다.

 

또한 그보다 먼 1500년에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던 인도를 뛰어넘었고 1820년에는 전 세계 GDP의 32.9%를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죠. 당시 자료를 보면 1.8%를 기록한 미국, 3%를 차지한 일본, 12개 주요 유럽 국가들의 12%를 합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였습니다.”

 

 

샹빙 총장 약력

1962년생. 1983년 중국 시안교통대 졸업. 1991년 캐나다 앨버타대 경영학 박사.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 홍콩과기대 교수. 2002년 중국 장강상학원(CKGSB) 초대 총장(현).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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