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사후대처..이해하나 공감은 없다
출처 스포츠투데이김근한입력 2015.07.14 12:42수정 2015.07.14 12:44
[스포츠투데이 김근한 기자]이해하나 공감은 없다. 심지어 현재 그의 이름을 치면 '사기꾼'이라는 단어가 연관 검색어로 나온다. SK 와이번스의 '에이스'였던 김광현(26)의 사후대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간을 9일 대구구장으로 돌려보자. 당시 선발투수였던 김광현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회 2사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을 맞이했다. 박석민이 날린 타구는 내야 안으로 높게 떴으나 1루수와 3루수, 투수 모두 낙구 지점 포착에 실패했다.
결국 원바운드로 공이 튕겨져 나왔고, 그 사이 2루 주자였던 최형우가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공을 잡은 것 같이 보였던 김광현이 최형우를 태그 아웃시키면서 이닝을 종료됐다. 그러나 리플레이 화면으로 본 결과 공은 1루수 앤드류 브라운이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광현이 빈 글러브로 태그를 한 셈.
이 사실이 드러나자 김광현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해는 할 수 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 본능적으로 나올 수 있는 동작이었다. 무엇보다 심판이 아웃 선언을 했다. 상대 벤치에서도 이의 제기는 없었다.
보통 주자가 도루 시 세이프 판정이 내려졌는데 자신이 아웃이라고 느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 타석 때 방망이에 맞지 않았는데 파울 선언을 했다고 해서 양심선언을 곧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김광현의 행동 자체 역시 충분히 프로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사후대처였다. 당시 공을 잡은 브라운과 더그아웃을 향하면서 공을 받으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불난 집에 더 부채질을 한 셈이었다.
또 경기 후 이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기름을 부었다.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태그를 위한 연속 동작이었다. 속이려고 했던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 다음날 김용희 감독 역시도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빨리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결국 '빈 글러브 태그'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한 마디는 없었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의도하거나 혹은 의도치 않게 상대와 심판을 속이려는 상황을 많이 볼 수 있다. 속이는데 성공하기도 하고, 안 들키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이를 정당화와 회피의 이유로 삼으면 안 된다. 팬들이 스포츠에서 과정이 정당하지 않아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것을 인정하며 보고 싶을까.
이후 김광현은 12일 왼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실제 부상과 이 사건을 두고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친 음모론적 시각이다. 중요한 점은 실제 부상을 이 사건에 대한 피하기 구실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판정 당시 양심선언, 징계, 공식 사과 기자회견과 같은 것은 오버다. 사실 경기 후 사과와 반성의 짧은 한 마디면 충분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김광현·감독·구단 모두 침묵하거나 회피하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김광현에 따라붙을 꼬리표는 더욱 더 길어진다. 만약 이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었다면 어땠을까. 사정은 이해하지만 공감은 없다.
김근한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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